• 권순경 교수의 '야생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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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 꽃며느리밥풀(Melampyrum roseum)

덕성여자대학교 약학대학 명예교수/한국사진작가협회회원 권 순 경

기사입력 2018-07-11 09:38     최종수정 2018-07-11 10:05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덕성여자대학교 약학대학 명예교수/한국사진작가협회회원  권 순 경▲ 덕성여자대학교 약학대학 명예교수/한국사진작가협회회원 권 순 경
전국 산 어디서나 쉽게 만날 수 있는 대표적인 여름꽃 중에 꽃며느리밥풀이 있다. 현삼과에 속하는 한해살이식물로서 반기생식물이다. 영양분 공급을 완전히 숙주식물에 의존하는 기생식물과 다르게 반기생식물은 필요한 영양분 일부를 스스로 생산할 수 있다.

즉 기생식물은 엽록소가 없어서 광합성을 할 수 없으므로 필요한 영양분 모두를 전적으로 다른 나무나 식물에 기생해서 생존한다. 이에 반해서 반기생식물은 자체적으로 광합성을 할 수 있어서 필요한 영양분을 스스로 조달할 수 있으며 부족한 영양분만을 기생 숙주에 의존한다.

대부분 식물은 생육조건이 비슷한 다른 여러 종류의 식물들과 어울려서 자란다. 하지만 꽃며느리밥풀 주변에는 의외로 다른 식물이 보이지 않은 경우가 많다. 아마도 다른 식물에 대해 배타적이라기보다는 생육 환경 자체가 척박해서 다른 종류 식물들이 적응하지 못한 것이 아닐까 사료된다.

꽃며느리밥풀은 볕이 잘 드는 큰 나무 밑에 군락을 이루어 자라는데 일반적으로 환경 자체가 매우 척박한 마른 땅이다.

줄기는 네모지고 30~50센티미터 정도 높이로 자라고 가지를 치며 잎은 좁고 기다란 형태이며 끝이 뾰족하고 마주난다. 줄기와 잎에는 잔털이 많이 나 있다. 줄기 윗부분에는 포엽이 많이 있는데 삼각형이고 끝이 뾰족하고 둘레에 가시가 돋아 있다.

포엽은 잎이 고도로 변형되어 만들어지며 여러 가지 형태를 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잎보다 작아서 작은 잎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7~8월에 줄기 윗부분의 포엽(苞葉) 겨드랑이마다 꽃자루가 없는 홍자색 꽃이 이삭처럼 조롱조롱 매달린다.

꽃 모양은 기다란 통 모양이고 끝이 입술 모양을 하고 있다. 윗입술꽃잎은 투구모양이고 털이 있으며 아랫입술꽃잎은 3갈래로 얕게 갈라지고 그 중앙에 밥알처럼 생긴 흰색 무늬 2개가 있다. 수술은 4개이고 2개는 길고 2개는 짧으며(이강융예) 암술은 1개이다. 꽃받침은 종 모양으로 4갈래로 갈라지고 끝이 뾰족하다.


꽃며느리밥풀 이름은 어떻게 생겨난 것일까. 며느리밥풀 속(屬)에는 변종이 많아서 이를 구분하기 위해 접두어를 ‘며느리밥풀’ 앞에 부친다. ‘꽃’은 유사 변종을 구분하기 위한 접두어이다. 꽃 이외에도 털, 수염, 애기, 새, 알 등의 접두어를 사용해서 변종을 구분한다.

며느리밥풀은 며느리와 관련된 슬픈 전설이 전해오고 있다. 몹시 가난한 집에 시집온 어린 며느리가 밥을 짓는 과정에서 밥의 뜸이 잘 들었는지를 확인하려고 솥뚜껑을 열고 밥알 2개를 입에 넣고 씹으려는 순간 시어머니가 이를 목격했다. 어른보다 먼저 밥을 먹었다는 오해로 시어머니의 구박은 날로 심해져 견딜 수 없는 지경에 이르러 결국 죽고 말았다.

이듬해 며느리 무덤가에는 풀이 돋아나 예쁜 붉은 꽃이 피었는데 혓바닥처럼 생긴 꽃잎 위에 하얀 밥알을 닮은 2개의 무늬가 새겨져 있었다. 꽃 모양이 마치 밥알을 입에 물고 있는 듯이 보였다. 사람들은 옥황상제가 억울하게 죽은 며느리의 원혼을 달래기 위해 꽃으로 환생시킨 것이라 했다.

며느리밥풀 속 식물의 특징인 밥알 모양 꽃무늬에서 영감을 받아 식물 이름을 지은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며느리’가 들어간 식물명 중에 며느리밑씻개와 며느리배꼽이 있다. 며느리밑씻개라는 식물은 잎과 줄기에 온통 가시가 돋아있다.

일을 본 뒤 실제로 이 식물을 밑씻개로 사용한다면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지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시어머니의 며느리에 대한 질시와 증오가 배어 있는 고약한 식물명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자고로 고부갈등은 피할 수 없는 인간관계일까. 이러한 고부갈등의 인간사가 식물 이름에 까지 투영된 것이 어떻게 보면 해학적이어서 쓴웃음을 자아내기도 한다.

초식동물의 사료나 밀원식물로 가치가 있으며 한방에서는 식물 전체 말린 것을 산라화(山羅花), 또는 구수초(球琇草)라 하고 해독, 종기, 해열제로 사용한다. 성분으로 어쿠빈(aucubin), 카탈폴(catalpol)이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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