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순경 교수의 '야생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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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 벌노랑이(Lotus corniculatus)

덕성여자대학교 약학대학 명예교수/한국사진작가협회회원 권 순 경

기사입력 2017-11-29 09:38     최종수정 2017-11-29 09:46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덕성여자대학교 약학대학 명예교수/한국사진작가협회회원  권  순  경▲ 덕성여자대학교 약학대학 명예교수/한국사진작가협회회원 권 순 경
낮은 산이나 들판의 양지바른 풀밭 또는 밭 가장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여름 꽃 중에 벌노랑이가 있다. 벌노랑이는 6~8월에 노랑 또는 주황색 꽃을 피우는데 꽃 모양이 보통 꽃과는 다른 특이한 모습을 하고 있다.

꽃을 처음 만났을 때 받는 첫 인상은 금방 알을 깨고 나온 귀여운 노란 병아리 같다는 느낌이다. 여러 송이가 모여서 피어있는 모습은 마치 옹기종기 모여 있는 병아리를 연상케 한다.

벌노랑이는 콩과식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식물로서 뿌리에서 여러 개의 줄기가 돋아나서 25~30 센티미터 정도로 옆으로 눕거나 비스듬히 기울면서 자란다. 잎은 어긋나고 5개의 작은 잎이 모여서 하나의 커다란 잎을 만든다.

작은 잎 5개 중 2개는 줄기 가까이 붙어서 턱잎처럼 보이고 나머지 3개는 잎줄기 끝 쪽에 모여 있는 것이 특이하다. 잎겨드랑이에서 돋아나온 기다란 꽃줄기 끝에 1~4개의 노란 또는 주황색 꽃송이가 모여서 핀다. 향기가 좋아서 곤충들이 좋아하고 밀원식물로서도 가치가 있다.

꽃 모양을 자세히 분석해 보면 꽃잎의 수는 5개 이지만 형태상 크게 세 종류로 나뉜다. 이 세 종류의 꽃잎은 저마다 역할이 다르다. 정면에서 꽃을 바라보았을 때 꽃송이의 위쪽을 향해 곧게 배열되어 있는 꽃잎을 기꽃잎(기판,旗瓣)이라 하는데 꽃부리를 구성하는 꽃잎 중에 가장 크다. 또한 꽃잎에는 여러 개의 옅은 자색 줄 문의가 세로로 그려져 있다.

눈에 가장 잘 띄도록 배치되어 있음으로 곤충에게 여기 꽃이 있음을 알리는 깃대 역할을 하기 때문에 기꽃잎이라고 부른다. 가운데 꽃잎은 좌우 양측으로 각각 1개인 2개 꽃잎이 날개처럼 좌우로 뻗어 있어서 날개꽃잎(익판, 翼瓣)이라 한다. 곤충의 착륙장 역할을 한다.

그리고 꽃부리의 하부에 위치해 있는 2개의 꽃잎은 그 모양이 뱃머리 같다하여 용골꽃잎(용골판, 龍骨瓣)이라 부르는데 소중한 수술과 암술을 싸서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꽃송이를 바라보았을 때 수술과 암술이 전혀 보이지 않는 것은 용골꽃잎으로 감싸있기 때문이다.

벌은 이 용골꽃잎을 발로 밀어서 벌리고 꿀이 있는 장소로 접근한다. 그 과정에서 꽃가루가 벌의 몸에 부착하게 된다. 꽃받침은 5개이고 수술이 10개, 암술 1개이다. 이러한 모습의 꽃모양은 콩과식물 계통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대표적인 모습이다.


꽃은 생김새가 다양해서 식물 종에 따라서 각각 다르고 또한 꽃가루받이 하는 방법도 다르다. 각각의 꽃 모양은 진화과정에서 꽃가루받이에 가장 적절하도록 변형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자연의 다양성에 감탄할 뿐이다.

벌노랑이의 꽃 명은 어떻게 생겨난 것일까? 우선 ‘노랑이’이라는 이름에서 꽃이 노랗기 때문일 거라고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앞에 붙어 있는 ‘벌’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가 문제이다. 보통은 꽃 모양이 나비처럼 생긴 노랑꽃이기 때문에 벌노랑이라고 부른다고 말한다.

그러면 ‘벌노랑이’ 대신에 ‘나비노랑이’이라고 해야 이치에 맞는다. 혹자는 생김새는 나비 같지만 벌들이 더 좋아함으로 ‘벌’이 붙었다고 한다. 하지만 너무 인위적인 것 같다. 보다 합리적인 다른 해석이 있다. ‘벌’은 곤충 ‘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들판’을 의미하는 ‘벌’의 뜻이라는 것이다.

즉 ‘벌(들판)에 피는 노랑꽃’이라는 뜻이라는 것이다. 학명의 속명 로투스(Lotus)는 라틴어로 ‘연꽃’이라는 뜻이고 종명 코르니큘라투스(corniculatus)는 ‘작은 뿔’을 의미한다. 학명을 풀이하면 ‘작은 뿔이 달린 연꽃’이라는 뜻이다. 학명을 지은 사람은 벌노랑이 꽃의 위로 돌출한 기꽃잎에서 뿔의 인상을 받은 모양이다. 열매가 콩꼬투리 같음으로 ‘노란들콩’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벌노랑이는 콩과식물임으로 가축이 좋아해서 가축사료용으로 많이 사용된다. 어린잎을 나물로 먹을 수도 있다. 한방에서는 꽃을 포함한 모든 부분이 약재로 이용되는데 뿌리를 백맥근(百脈根)이라 하고 해열 및 지혈작용이 있어서 감기, 인후염, 대장염, 혈변 등 치료에 사용된다. 성분은 알려진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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