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순경 교수의 '야생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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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용머리(Dracocephalum argunense)

덕성여자대학교 약학대학 명예교수/한국사진작가협회회원 권 순 경

기사입력 2017-09-13 09:38     최종수정 2017-09-13 10:09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덕성여자대학교 약학대학 명예교수/한국사진작가협회회원  권 순 경▲ 덕성여자대학교 약학대학 명예교수/한국사진작가협회회원 권 순 경
용머리는 희귀식물은 아니지만 흔하게 볼 수 있는 식물도 아니다. 전국 각처 산기슭이나 풀밭의 양지바른 곳에서 간혹 만날 수 있으며 꿀풀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 식물이다. 뿌리에서 여러 개의 줄기가 모여서 돋아나는데 줄기는 네모지고 20~50센티미터 높이로 곧게 자라고 털이 밑을 향하고 있다.

잎자루가 없는 좁은 선형의 잎은 뒤로 말린 형태이다. 한 여름 6~8월 경 줄기 끝에 이삭 모양으로 여러 송이의 보라색 꽃을 피우는데 꽃자루가 없다. 꽃의 전체 모습은 배가 불룩한 둥근 통 모습이고 정면에서 보면 입을 벌리고 혓바닥을 내민 형태이다.

윗입술은 가운데가 오목하게 패여 있고 아래 입술은 3갈래로 갈라진다. 꽃받침은 불규칙하게 5개로 갈라지고 암술은 1개이며 수술은 4개로 수술대가 2개는 길고 2개는 짧다. 이런 형태의 수술을 전문용어로 이강웅예(二强雄蘂)라 한다. 흰 꽃을 피우는 용머리를 ‘흰용머리’라고 한다.

꿀풀과 식물은 다른 식물에 비해서 향기와 꿀이 많아서 중요한 밀원식물에 속하며 용머리도 예외가 아니다. 꽃 모양이 여의주를 물고 있는 용의 모습을 연상시킨다고 해서 용머리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다.

속명 드라코세팔룸(Dracocephalum)은 그리스어로 용의 뜻인 드라코(draco)와 머리를 의미하는 세팔라(cephala)의 합성어로 ‘용머리’라는 의미이다. 영어명인 드래곤헤드(dragonhead) 그리고 독어명인 드라켄코프(Drachenkopf)도 모두 용머리라는 뜻이다.

동서양에서 꽃의 생김새에서 받은 인상이 일치하고 이것이 식물명에 직접 반영된 드문 예라고 할 수 있다. 용머리속에는 전 세계적으로 60~70종이 있고 주로 아시아 지역에 분포하며 우리나라에는 벌깨풀과 더불어 2종이 분포한다.

식물은 스스로 움직일 수 없음으로 필요한 상대를 불러들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상대를 유인할 반대급부가 있어야 하는데 그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이 먹잇감이고 대표적인 것이 꿀이다. 먹잇감을 가져가려는 곤충은 당연히 그 대가를 치러야 하는데 그게 바로 꽃가루받이를 돕는 일이다.

하지만 곤충 중에는 반대급부를 전혀 제공하지 않으면서 이득만 취하는 얌체족들이 있다. 식물학자들은 이러한 얌체 샘물을 ‘아프로베차도(aprovechado)’라고 부른다. 스페인어로 ‘이용하는 자’라는 뜻이다.

꿀은 꽃부리 밑에 저장되어 있음으로 꿀을 얻기 위해서는 꽃잎사이로 깊숙이 기어들어가야 함으로 자연스럽게 꽃가루가 곤충의 몸에 부착하게 된다. 이렇게 꽃가루가 부착된 곤충이 다른 개체 꽃을 방문할 때 암술머리에 꽃가루가 전달되어 타가수분(他家受粉)이 성립된다.

어떤 곤충은 이런 과정을 거치지 않고 밖에서 꽃부리를 둘러싸고 있는 꽃받침과 꽃잎 사이에 구멍을 뚫고 꿀만을 훔친다. 이러한 절도 행위를 베이스 워킹(base working)이라는 은어로 표현한다. 이러한 강도 행각을 벌이는 얌체 곤충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연히 꽃의 입장에서는 꽃받침으로 꿀이 들어 있는 밑 부분을 침범할 수 없게 보호하게 된다. 다른 한편 꿀과 같은 먹이를 갖고 있지 않으면서 마치 있는 듯이 냄새를 풍겨서 곤충을 유인하는 꽃뱀 식물도 있다.

꿀을 찾아 꽃 속을 헤매는 과정에서 꽃가루받이에 기여하지만 먹이를 얻지 못하고 빈손으로 떠나게 된다. 식물의 세계를 관찰해 보면 인간세계 못지않은 흥미진진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어린 순을 나물로 먹을 수 있으며 꽃이 예쁘고 개화기간도 길어서 관상용으로도 가치가 있다. 또한 전초 말린 것을 광악청란(光萼靑蘭)이라 하며 폐결핵, 장결핵, 인후염, 몸살에 효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어떤 연유에서인지 우리나라에서는 별로 각광을 받지 못하고 있고 기록도 빈약하다.

근래 해외에서는 항암작용과 항산화작용이 알려지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알려진 성분으로 루테올린(luteolin)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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