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순경 교수의 '야생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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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 약모밀(어성초,Houttuynia cordata)

덕성여자대학교 약학대학 명예교수/한국사진가협회회원 권 순 경

기사입력 2017-08-30 09:38     최종수정 2017-08-30 09:42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덕성여자대학교 약학대학 명예교수/한국사진가협회회원  권 순 경▲ 덕성여자대학교 약학대학 명예교수/한국사진가협회회원 권 순 경
약모밀은 꽃모양과 식물에서 풍기는 독특한 냄새로 인해서 이 식물을 한 번 경험한 사람은 강한 인상을 받아 쉽게 잊지 못한다. 약모밀은 울릉도와 제주도 그리고 중부이남 지역의 비교적 습기가 많은 곳에 잘 자라는 삼백초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식물이다.

뿌리는 옆으로 뻗으며 줄기는 30~50센티미터 정도 곧게 자라고 잎줄기가 길고 잎은 심장형이다. 5~6월 초여름에 몇 개로 갈라진 줄기 끝에 한 송이씩 꽃이 피는데 꽃송이 중심에 2~3센티미터 정도 크기의 이삭모양은 노란색을 띄고 있고 이삭 밑에 십자형으로 배열되어 있는 4개의 이파리는 흰색이다.

이삭모양 꽃은 꽃대에 수많은 자잘한 작은 꽃들이 다닥다닥 붙어서 형성되는데 작은 꽃들은 꽃잎과 꽃받침이 없고 3개의 수술과 1개의 암술만으로 구성되며 암술머리는 셋으로 갈라진다. 이러한 꽃차례를 수상화서(穗狀花序)라 부른다.

이삭모양 밑에 배열되어 있는 4개의 흰색 이파리를 꽃잎으로 착각하기 쉬우나 포(苞) 또는 포엽(苞葉)이다. 포엽은 잎이 고도로 변형되어 만들어지며 대개 꽃 밑에 위치한다. 곤충의 눈에 잘 띄도록 꽃잎 모양으로 진화해서 이삭 모양의 꽃대와 어울려 하나의 완벽한 꽃모양을 구성한다.

종족보존을 위한 하나의 생존전략이다. 곤충 유인을 위한 또 하나의 전략은 강력한 냄새를 풍기는 것이다. 식물에 가까이 다가가거나 잎을 뜯어 비비면 강력한 생선비린내 같은 역겨운 냄새를 풍긴다. 우리에겐 역겹지만 이러한 냄새를 좋아하는 곤충을 불러오기 위한 것이다.


식물은 각양각색의 향기와 냄새를 풍기지만 생선 비린내를 풍기는 식물은 약모밀 이외에 별로 알려진 것이 없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수술에는 꽃가루가 많지 않아 꽃가루받이에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약모밀과 삼백초를 혼돈 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지만 이 두 식물은 꽃 모양이 전혀 다르다. 삼백초의 꽃은 꽃 이삭이 가늘고 길며 끝부분이 구부러져 있고 꽃 이삭 밑의 잎이 백색이어서 구별이 용이하다.

약모밀은 식물학적으로 메밀과 관련이 없지만 잎 모양이 메밀과 비슷하고 약으로 많이 쓰이므로 약모밀이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전한다. 어성초(魚腥草)로 많이 알려져 있는 것은 식물에서 풍기는 생선비린내 때문이며 또한 십약(十藥)이라고도 하며 열 가지 병에 약으로 쓰인다고 해서 부쳐진 이름이다.

약모밀 자생지에 대한 논란이 있다. 우리나라 토종식물이라는 주장이 있는 반면 일본귀화종이라는 주장도 있다. 우리나라에서 일본인들이 약모밀을 많이 재배했는데 재배지역 주변에 약모밀이 많이 퍼져있는 있다는 주장 때문이다. 하지만 1596년 간행된 본초강목에 수록되어 있는 것을 보면 일본 귀화종이라는 주장에는 무리가 있는 것 같다.

약모밀은 특히 일본에서 많은 관심을 끌고 있고 또한 많은 연구가 수행되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탄이 떨어져 모든 것이 초토화 되었다. 많은 학자들은 방사능 피해로 20~30년 내에는 어떤 식물도 돋아나지 못할 것이라고 예언했다.

하지만 놀랍게도 바로 이듬 해 풀이 돋아났는데 바로 약모밀 이었다. 방사능의 피해를 입지 않았거나 방사능으로 변형된 유전인자 DNA가 복구되었거나 둘 중 하나일 것이다. 약모밀의 강인성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방사선 피해를 이겨낸 식물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약모밀은 약초로서 많은 주목을 받게 되었다.

태평양 전쟁당시 일본군 주둔지 주변에는 약모밀을 재배하여 항생제 대용으로 사용했다고 전한다. 항균작용, 항진균작용, 항바이러스 작용이 입증되었고 항암작용도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악취성분은 데카노일아세트알데하이드(decanoylacetaldehyde)를 비롯한 지방족 알데하이드이며 동물시험에서 설파민보다 4만 배의 항균력을 나타냈다.

약모밀은 나물로 먹을 수도 있고 말린 잎을 차로도 이용되는데 구수한 보리차 맛이다. 약모밀은 더운 물에 데치거나 끊이면 냄새가 없어진다. 한방에서는 식물과 뿌리를 건조하여 약재로 사용하며 폐렴, 기관지염, 해열, 소염, 피부병 등에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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