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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1> 홍문화 교수님의 미국 유학일기-3

심창구 서울대 명예교수

기사입력 2020-06-17 17:54     최종수정 2020-06-25 16:25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1955년 9월 20일(화)
맑음. 잠을 이루지 못하고 전전반측(轉傳反側)하다가 새벽에 일어나 비행장으로 나오다. 간단히 요기를 하고 Box Lunch를 사 들고 TWA 를 타고 8시 30분 Chicago로 향발(向發). 도중에 Kansas에 착륙, 잠시 쉬고 다시 Chicago로 향발. 도중에 Swiss 출신이라는 아름다운 여자와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무료(無聊)함을 풀다. Chicago에서 저녁을 먹고 드디어 최종 목적지인 Lafayette로 향발. Chicago의 야경 조감(鳥瞰)은 이재장재(異哉壯哉, 이색적이고 웅장함, 필자 주)! Lafayette에 착륙하니 그야말로 한적한 가운데 Prof. Christian이라는 분이 출영 나와 주어서 고마웠다. Purdue Memorial Union Club에서 1박. 불면증이 심해서 고민스럽다.

9월 21일(수) 흐림. 저녁에 비 조금 옴. 약대에 나가 학장 Jankins에게 인사를 하고 몇 사람 교수들을 만나다. 등록 완료. 화학과의 최상섭, 최규원, 김명수 씨 등을 만나다. (후략)

9월 22일(목) 비. 아침 9시에 Prof. Christian의 Radioisotope Technique 강의를 듣다. Dr. Lee와 회담. Karson Master군의 안내로 Prof. Lasco를 만나 방 문제를 의논함. (후략)

9월 23일(금) 흐림. 최상섭 씨 차로 짐을 YMCA로 옮기다. 오늘 Hospital Pharmacy 실습을 하였는데 젊은 이국 남녀 학생과 어울리니 재미있다. 수강 신청 변경을 하다.

9월 24일(토) 맑음. 오전 중에 강의를 듣고 오후부터는 Stadium에서 Pacific College 와의 축구시합을 구경하다. 이와 동시에 약 770명의 Indiana 고교 브라스 밴드(brass band)의 취주(吹奏)를 보다. 일언이폐지(一言以蔽之)하면 다채롭다는 문자 그대로다. 이렇게도 생을 즐기는 민족이 지구상에 있었던가.

9월 25일(일) 생략

9월 26일(월) 맑음. 참 여기 가을도 하늘 높고 공기 맑고 추석 생각이 저절로 나는 가을이로구나. 애 우는 소리를 길 위에서 들으니 영어만 듣던 판에 신기하다. 종일 학교에서 지내다. Particle Size 측정에 관해 문헌 조사를 하다.

9월 27일(화) 비 온 뒤 흐림. 여기 일기는 말짱하다가도 급변해서 비가 온다. (중략) 오후 4시부터는 대학원생 일동이 모여 학장 지도하에 Seminar를 하는데 오늘은 첫날이라 학장이 학생 및 교직원 일동에 대한 소개가 있었다. 화학과 도서실에서 한나절을 지냈는데 일본 저널이 수 종 있는 데 놀랐다. 아이젠하와 대통령이 심장병으로 와병하였다고 한다.

9월 28일(수) 맑음. 말은 빨리 되지 않고 당연히 초조하다. 이것이 소위 Home Sick 의 전조인지도 모르겠다. 오늘은 점심을 빼고 도서실에 틀어박혀 Particle Size에 관한 조사를 하노라니 맥이 난다. Prof. Belcastro와 Special Problem 문제를 상의하다. 차차 사람들의 얼굴이 낯익어 간다. 제발 말도 그렇게 되기를. 저녁 오는 길에 식료품점에 들러 포도를 25전어치 사 가지고 와서 맛을 보니 한국 것과는 전연 딴판의 맛을 가지고 있다. (후략)

9월 29일 흐림, 비 조금. 조반도 못 먹고 첫 시간에 나갔다가 10시 반에야 먹었다. 오늘 Instrumentation 실험은 Viscosity 측정인데 Calibration Standard인 Glycerol을 혼합하지 않은 채로 주어서 후에 알고 보니 헛일을 한 것이 되어 기분이 나쁘다. (후략)

9월 30일 맑음. AKF에서 송금이 오지 않아 답답하기에 Prof. Tichenor를 찾아 상의했더니 아직 안 왔다고 하며 35불을 Emergency Loan으로 얻어 주다. 오후 실습에는 세균실험도 못해 본 것 같은 애들과 같이 하려니 답답하였다. (후략)

10월 15일. (전략) 저녁 때 임영신 총장(중앙대)에게 학비 부족 호소 편지를 쓰다.

이싱으로 홍교수님의 65년 전 유학일기 소개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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