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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9> ‘해방’이 아니라 ‘광복’

심창구 서울대 명예교수

기사입력 2018-10-24 09:38     최종수정 2018-10-24 11:14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심창구 서울대 명예교수▲ 심창구 서울대 명예교수
오늘은 경향신문의 엄민용 기자가 2015년 광복절에 쓴 “[광복 70주년 기획] 절대 써서는 안 될 일본말 찌꺼기-①역사왜곡”이란 글을 다소 수정 압축하여 소개한다.

1) ‘민비 시해(閔妃 弑害)’가 아니라 ‘명성황후 살해 (明成皇后 殺害)’

대한제국의 황제인 고종의 부인은 ‘명성황후’이다. 그런데 일본은 그를 ‘민비’라고 깎아 내렸다. 비(妃)는 원래 “임금이나 황태자의 아내”를 가리키는 말로, “황제의 정실부인”을 가리키는 후(后)보다는 품계가 낮은 호칭이다.

이도 모자라 일본은 고종 32년(1895)에 자객들을 시켜 경복궁을 습격해 명성황후를 살해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이른바 을미사변인데, 일본은 이 사건을 ‘민비 시해’라고 부른다. ‘시해’란 “자식이 부모를 죽이고, 신하가 왕을 죽이는 것”을 뜻하는 말이다. 결국 ‘민비 시해’란 조선인이 “고종왕의 부인인 민 씨를 죽였다”는 역사왜곡을 담고 있는 말이다. ‘명성황후 살해’라고 해야 맞다.

2) ‘해방(解放)’이 아니라 ‘광복(光復)’

‘해방’은 일본이 만든 한자말은 아니다. 그러나 ‘8•15 해방’이라고 하면 역시 역사를 왜곡하게 된다. 해방은 “구속이나 억압, 부담 따위에서 벗어나게 함”을 뜻하는 말로, 자유를 찾거나 찾게 한 주체가 ‘내’가 아니라 ‘남’이라는 의미의 말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해방’이라고 하면, 우리가 우리 힘으로 주권을 찾은 것이 아니라 일본이 우리를 불쌍히 여겨 주권을 돌려줬다는 얘기가 되고 만다. “빼앗긴 주권을 도로 찾음”을 뜻하는 말은 광복이다. 더 이상 ‘해방’ 이란 말을 써서는 안되겠다. 

3)  ‘이조(李朝)’가 아니라 조선(朝鮮)

‘이조’란 “이씨 조선”을 줄인 말인데, ‘이씨 조선’은 일제가 조선의 격을 떨어뜨리기 위해 만들어 낸 말이다. “이씨들의 나라”라는 뜻이다. 이는 옛날에 중국이 우리나라를 포함한 주변국들을 오랑캐로 격하해 불렀던 일과 똑같은 것이다. 이조가 아니라 조선이다.

4)  ‘정신대(挺身隊)’나 ‘종군위안부(從軍慰安婦)’가 아니라 ‘일본군 위안부’ 또는 ‘일본에 의한 성노예’라고 해야

‘정신대’’란 “나라를 위해 몸을 바친 부대”라는 뜻이다. 한국 여성들이 일본을 위해 스스로 부대를 만들어 전선으로 갔다는, 정말 어처구니없는 주장을 담고 있는 표현이다. ‘종군기자’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종군위안부’ 역시 “자발적으로 군을 따라 다님”을 의미한다.

자신들이 한 짓이 아니라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여성들이 일본군을 따라다니며 몸을 팔았다고 주장하는, 뻔뻔하고도 악랄한 낱말이다. 현재 한국과 중국 등 한자문화권에서는 ‘일본군 위안부’라는 표현을, 유엔 등 국제기구를 비롯한 영어권에서는 ‘일본에 의한 성노예’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5) ‘을사보호조약(乙巳保護條約)’이 아니라 ‘을사조약(乙巳條約)’ 또는 ‘을사늑약(乙巳勒約)’

흔히 ‘을사보호조약’이라고 부르는 것도 “일본이 우리나라를 다른 나라의 위협으로부터 보호하고 지켜 주기 위해 체결한 조약”이라는 뜻을 지닌 말로, 일본이 마음대로 만든 용어이다. 우리는 그냥 ‘을사조약’ 또는 ‘을사늑약’이라고 써야 한다. 늑약이란 “억지로 맺은 조약”이란 의미이다.

6) ‘한일합방(韓日合邦)’이나 ‘한일병합(韓日倂合)’이 아니라 ‘일본에 의한 병탄(倂呑)’ 또는 ‘강제 한일합병(韓日合倂)’

‘합방’이나 ‘병합’은 두 나라가 평화적으로 합의해 한 나라가 다른 나라를 흡수 통합한다는 의미이다. 이 용어를 일본의 군인과 경찰이 서울을 장악하고 창덕궁을 포위한 뒤 날조된 문건으로 국권을 강탈한 사건에 쓰는 것은 매국노나 할 짓이다.

실제로 ‘한일합방’이라는 말을 처음 쓴 사람들은 을사오적(乙巳五賊, 외부대신 박제순, 내부대신 이지용, 군부대신 이근택, 학부대신 이완용, 농상공부대신 권중현)이다. 우리는 “무력에 의한 침탈”을 의미하는 ‘병탄’이란 말을 써야 한다. 굳이 ‘합병’이나 ‘병합’이란 단어를 사용하려면 그 앞에 ‘강제’란 말을 붙여야 한다.

앞으로는 관련 용어의 의미를 잘 알고 써야겠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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