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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7> 종교약학

심창구 서울대 명예교수

기사입력 2017-12-06 09:38     최종수정 2017-12-06 10:07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심창구 서울대 명예교수▲ 심창구 서울대 명예교수
일본약사학회(日本藥史學會)가 발행하는 ‘약사학잡지(藥史學雜誌)”의 최근호(Vol. 52, No.1, 2017, 71~73쪽)를 보니, 오쿠다 준(奧田 潤) 교수가 쓴 “인문사회약학 1. 종교약학”이란 제목의 논문이 눈을 끈다.

‘종교약학’은 다양한 인문약학 과목이 개설되어 있는 일본의 약대에서도 생소한 과목이다.

오쿠다 교수는 오래 전 메이조(名城)대학 약학부를 퇴임한 명예교수로 퇴임 전에 제자 한 명에게 윤리학 전공으로 약학박사 학위를 줄 정도로 인문약학(人文藥學)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분이다. 이하에 그의 논문 내용 일부를 소개한다.

1. 종교약학이란?

원래 일본에서는 약을 물질(物質)로 보고, 약학을 물질인 약의 성질, 제조, 분석, 조제, 위생, 약리 및 응용에 대하여 연구하는 자연과학계 학문으로 여겨 왔다. 그래서 약학을 ‘기초약학(基礎藥學)’이라고도 불렀다.

그러다가 2006년부터 약학교육이 4년제에서 6년제로 바뀌면서 약제사가 의료 팀의 일원으로 환자와 빈번하게 접촉하게 되는 것을 고려하여, 상기한 ‘기초약학’ 외에 인문사회과학 계열의 윤리, 약사학(藥史學), 심리학, 사회약학, 약사법규, 커뮤니케이션 등의 과목도 개설하였다.

저자는 인간성이 더욱 풍부한 약제사를 길러내기 위해서 무슨 과목을 더 추가하면 좋을까 생각하다가, 2012년부터 인문과학(human science)과 사회과학(social science) 중에서 약학과 관련 있는 항목을 뽑아 이에 ‘인문사회약학(人文社會藥學)’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는 앞으로의 약학교육은 ‘기초약학’과 ‘인문사회약학’이라는 두 기둥을 중심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2. 종교약학 각론

여러 종교에서는 신(神), 부처, 인물, 약물 및 관련 사상(事象)을 통해 사람에 대한 사랑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지면 관계상 불교와 기독교에 대한 내용의 키워드 또는 골자(骨子)만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1) 불교: (1) 약사여래상(藥師如來像)과 약사여래 본원경(本願經), (2) 사천왕사(四天王寺)와 시약원(施藥院), (3) 법륭사의 약사여래상과 약물관계 기록, (4) 고승 감진(鑑眞)과 동대사 정창원(正倉院)의 약 장부(藥帳), (5) 고승 영서(榮西)와 차(茶), (6) 서대사(西大寺)의 풍심단(豊心丹), (7) 주방국분사(周防國分寺)의 약사여래상과 약병(藥壺)

2) 기독교: (1) 다미안(약사)과 코스마스(의사) – AD  300년경 아랍 (현 터키)의 쌍둥이 형제로 태어난 두 사람은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유럽에서 예루살렘으로 가는 순례자가 병에 걸리면 치료해 주고 있었다.

그들은 303년, 기독교를 탄압하던 로마 황제 디오클레아디누스에 의해 체포되어 익사형, 화형, 화살형 등을 차례로 받았으나 매번 기적적으로 살아 났다.

끝내 단두형으로 죽었을 때에는 그들의 영혼이 천국으로 올라 가는 것이 보였다고 한다. 사후에 이스탄불이나 로마 등지에 성자로 추대된 이 두 사람을 추모하는 웅장한 교회가 건립되었다. 이 두 사람을 의약분업의 마중 물로 보는 견해도 있다.

(2) 중세유럽의 수도원 약국과 약사.

(3) 영국에서 평화와 자유로운 신앙을 찾아 아메리카로 온 셰이커 교도들은 뉴욕의 뉴레바논에서 약초를 재배하였다.

(4) 약사가 된 예수 그림이 유럽에 98점 있다고 한다. 독일 하이델베르그 성에 있는 약학박물관에 가면 볼 수 있다.

(5) 동경대 약대 교수와 일본약제사회 회장을 역임한 이시다떼(石館守三) 박사는 기독교 교인으로서 의약분업을 촉구하는 포스터에 “사랑은 모든 것을 완성한다”는 문구를 넣었다.

종교는 보상(補償), 통합, 창조와 같은 일반적인 기능 외에 사랑을 실천하는 마음을 부여함으로써 사람을 사람답게 만든다. 일반적으로 새로운 학문의 탄생은 바뀐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일종의 자구책일지도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약사에게 ‘종교약학’을 교육하는 것은, 환자를 더욱 사랑해야 하는 변화된 환경에 약사를 적응시키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일 것이다.

일본의 종교약학 교육! 우리에겐 무엇을 시사하는지 잠시 생각해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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