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물리상 수상자가 말한다, ‘기초 연구’의 중요성

근본적 이해 통한 신약 개발 가능 및 더 나은 세상에 기여

기사입력 2020-01-16 06:00     최종수정 2020-01-16 08:14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2020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 연계 행사로 열린 아톰와이즈(Atomwise) 주최 패널 토의에서 스티븐 추(Steven Chu) 스탠포드대 교수가 발언하고 있다.▲ 2020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 연계 행사로 열린 아톰와이즈(Atomwise) 주최 패널 토의에서 스티븐 추(Steven Chu) 스탠포드대 교수가 발언하고 있다.

“개발하기 어려운 신약 물질의 기전, 물질의 표적을 밝혀내기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기초 연구(basic research)로 돌아가야 합니다.”

지난 12일(현지 시간) 2020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 연계 행사로 열린 아톰와이즈(Atomwise) 주최 패널 토의에서 스티븐 추(Steven Chu) 스탠포드대 교수(전 미국 에너지부 장관/노벨물리상 수상자)는 이같이 말했다.

스티븐 교수는 ‘Drugging the Undruggable :  What Does Biopharma Need?(개발이 어려운 신약 물질: 바이오제약에는 무엇이 필요한가)’를 주제로 바이오업계에 두 가지 질문을 던지며 기초 연구의 중요성을 강조해 나갔다.

먼저 던진 질문은 ‘개발하기 어려운 신약 물질(undruggable)’의 기전을 어떤 방식으로 밝혀낼 수 있을지에 대한 것이었다. 이것은 이 분야의 연구를 시도하고, 실패한 경험을 가진 사람들에 의해 정의내려질 수 있지만, 현재로선 그것에 대한 명확한 정의는 없다.

또 다른 질문은 ‘신약 물질 표적’을 어떻게 밝혀낼 수 있는지에 관한 것이었다. 이 역시 체내 시스템 작동 방식에 대한 새로운 이해가 필요하다.

스티븐 교수는 “이 질문들에 대한 해답은 궁극적으로는 ‘기초 연구’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KRAS가 모든 유형의 암과 50% 이상 관련돼 있다는 사실 외에 중요한 이유는, 전에는 이 분자에 약물을 어떻게 투여해야 하는지 몰랐지만 대신 후속 분자인 KRAF에는 어떻게 약물을 투여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알고 있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 예로, RAS에 대한 신약 아이디어는 더 상위의 개념(upstream)이어서 이상 반응이 적을 수 있지만 이에 대한 연구는 많이 이뤄지지 않은 편이다. 하위 단계(downstream)에서도 개발이 가능하지만, 이는 더 많은 이상 반응을 얻게 될 수도 있다. 결국 상위 개념을 관통하는 기초 연구가 더 많이 진행돼야 함을 뜻한다.

문제는 대외적으로 기초 연구의 중요성이 잘 인지되지 못한다는 점이다. 스티븐 교수는 “2009년과 2010년에 NCI(National Cancer Institute)는 RAS 기반 신약 개발을 목표로 삼고 많은 비용을 투자했고, 당시 나는 다른 많은 동료들과 함께 RAS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당시 나의 견해는 제약사의 견해와 매우 달랐다”고 말했다.

스티븐 교수에 의하면, 그는 기초 연구를 통해 RAS의 분자 메커니즘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우면서 많은 비용을 투자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제약사는 기초 연구에 많은 비용을 투자하려 하지 않았다. 따라서 제약사 대신 공공 부문으로부터 자금을 지원받기 위해 애썼다.

스티븐 교수는 “이에 우리는 그들에게 연구자들이 분자 이해에 근거해 이 표적을 연구해야 한다는 점에 대해 강조했다. 이렇게 진행된 기초 연구는 제약사가 이 분야에 투자를 시작하게 했다. 즉, 과학에 공개적으로 투자를 할 용기를 준 것은 기초 연구였다”고 강조했다.

스크리닝 기전(screening mechanism) 역시 기초 연구의 성과 중 하나로 나타날 수 있다. 이를 잘 활용한 질병군이 바로 ‘C형 간염’이다. C형 간염 치료제는 물질들에 대한 대규모 스크리닝 검사를 통해 특정 후보 물질이 발견된 후 본격 개발되기 시작했다.

물론 스크리닝 검사 외에도 다르게 접근할 수 있다. 실제 나타난 근본적인 ‘발병 기전을 이해’하면 된다. 그러나 이 점에서도 여전히 성공하지 못한 대표적인 사례로 알츠하이머 병(alzheimer's disease) 신약 개발을 들 수 있다.

현재까지 밝혀진 바에 따르면, 알츠하이머의 구조적 발생 원인은 뇌 안의 거대한 아밀로이드 플라크(amyloidal plaques)와 뉴런(neuron) 내 타우(Tau)들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제약사들은 이들을 표적하는 신약 개발에 돌입했지만, 결국 임상시험은 실패한 채 이 둘은 질병의 근본 원인이 아니라는 사실만 남았다는 것이다.

스티븐 교수는 “이것은 연구자들을 다시 생물학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로 돌아가게 했다. 표적 물질을 억제할 수 있는 모든 약물들을 스크리닝하고자 한 것이다. 그러나 이 접근 방식은 효과가 없다는 것을 알았다. 스크리닝이 가능하지 않을 수도 있고, 실제 상황을 이해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는 기본 메커니즘인 G-단백질 결합수용체(GPCR)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스크리닝 검사로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는 것이 나쁜 일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요점은 기초 학문으로 되돌아가서 기본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필요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제약사들은 이 점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기본적인 이해에 투자한다면 훨씬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물론 돈은 세상을 움직인다. 나는 과거 워싱턴 D.C에서 돈이 그들이 말하는 유일한 언어라는 것을 배우기도 했다. 그러나 기초 연구는 돈을 위해서가 아니라 과학을 위해, 더 나은 인류,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중요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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