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선급여-후평가' 제안, 복지부 "환자안전장치 등 우려"

사후 재평가 후 의약품 지속 사용 여부 · 퇴출 어려움 · 계약 실효성 등

기사입력 2020-09-24 06:00     최종수정 2020-09-24 06:48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환자 신약 접근성을 위한 '선 급여 적용, 후 평가'가 제안됐으나, 복지부를 통해 여러 불안요소들이 재확인됐다.

접근성 향상에는 긍정적이지만, 환자 안전장치, 퇴출 등 제도적 설계가 아직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이형기 교수(왼쪽)와 최경호 복지부 사무관▲ 이형기 교수(왼쪽)와 최경호 복지부 사무관

지난 23일 이용호 의원(보건복지위원회)이 주최하고 미래건강네트워크가 주관해 진행된 '코로나19 시대, 신약의 환자 접근성 강화를 위한 비대면 토론회'에서는 이 같은 문제가 화두가 됐다.

발제를 맡은 이형기 교수(서울대병원 임상약리학과)는 "한국은 2006년부터 선별등재 제도(Positice list)를 시행해오고 있는데 등재 기간이 원칙적으로 240~270일 소요되나, 제약사 자료제출 기간을 산입하지 않는 등 실제로는 3~4년 정도로 긴 등재기간을 갖고 있고, 그 중에서도 절반 정도는 급여화 시점을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정부도 등재기간을 줄이기 위해 '위험분담제' 등 노력을 하고 있지만 이외의 대안이 부재하고, 경제성평가의 기준이 되는 ICER값 역시 한계가 있다"면서 "이는 국내 약가 정책이 통제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환자의 신약 접근성 강화를 위한 여러 정책을 제안했는데, 그 중에서도 ICER값을 여러 특성을 고려해 'ICER 범위(band)' 형태로 고려하는 방안과 '선급여-후기준(평가) 결정 도입'이 눈에 띄었다.

특히 선급여-후평가와 관련 이형기 교수는 "희귀질환·암·중증질환 신약은 법정 협상 기간(180일) 초과 시 먼저 등재하고, 이후 평가해 필요 시 상환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며 "빅데이터, AI 등을 통해 사후 재평가를 하는 방법을 제안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부는 이에 대해 현 단계에서 현실적인 적용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보건복지부 보험약제과 최경호 사무관은 "선등재-후기준 제안은 이론적으로 좋은 의견이고 신약 접근을 가능하게 할 수는 있겠지만, 제도가 따라가야하는 부분이 있는데 그렇지 못하다"면서 "선등재해서 의약품부터 쓸 때 염려되는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환자가 급여등재로 사용하고 있다가 사후평가 부적절로 계약해지가 되는 경우 환자 보호 방안에 대한 안전장치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안전 장치를 계약상으로 어떻게 넣어야 할지 방법적인 측면부터 실제로 작동할 수 있을지 실효성 측면까지 우려스러운 부분이 많다는 것.

최 사무관은 "나중에 재평가 후 퇴출과정에서도 사용중인 환자의 지속 사용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되고 있다"며 "선 등재 후 임시가격에 대해 실질적으로 작동할지에 대해서도 매우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최경호 사무관은 "환자 신약접근성 강화가 필요하다는 데에는 공감하고, 굉장히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면서도 "항상 정부가 비용문제로 귀결되는 것 같아 안타깝지만, 한정된 재원이라 더 꼼꼼히 볼 수 밖에 없는 점을 양해해 달라"고 덧붙였다.

ICER값 탄력 적용에 대해서는 "ICER 임계치 적용은 생각보다 쉽거나 단순하진 않다. 접근성 차원에서 여러 대안이 있는 것은 좋지만, 제도 시행시 실제 적용 가능성도 고려해야할 것"이라며 "이론과 현장 적용에 대해서는 고민이 따른다. 이해당사자 논의가 필요하고 의견을 따라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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