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편의점 상비약 대안 ‘공공심야약국’ 왜 뜬구름처럼 들리나

기사입력 2018-01-18 06:04     최종수정 2018-01-18 11:25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공공심야약국’ 운영이 과연 실효성이 있을까?

편의점 상비약 확대를 저지를 위해 전국 약사들이 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물음은 이른바 ‘찬물’이라는 비난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약사들이 말하는 공공심야약국의 운영이 정부와 국민을 설득하기 전에 약사 자신들부터 설득이 필요한 문제임은 분명하다.

정부의 편의점 상비약의 확대 움직임을 반대하는 약사회는 국민의 안전을 위해 부작용이 우려되는 의약품의 부분별한 편의점 판매가 아닌 ‘공공심야약국’제도를 도입해 정부의 지원과 관리 하에 운영돼야 한다는 주장으로 이에 맞서고 있다. 

‘공공심야약국’은 약사회의 주장대로 심야시간대 의약품 구매의 불편을 최소화 하고, 약사의 복약지도 없이 자가진단에 따른 약물 오남용 사고 발생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심야 및 휴일시간 응급의료기관 이용으로 국민의 과도한 의료비 지출 등의 문제를 해소하는데 어느 정도 기여 할 것이다.

문제는 공공심야약국이 지금의 시스템 상에서는 ‘약사의 희생’을 전제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이다. 경기도, 대구, 제주, 부천 등에서 지자체의 지원으로 공공심야약국이 운영되고 있지만, 많지 않은 지원금은 근무하는 약사 임금만으로도 빠듯한 상황이고, 그마저도 축소되고 있다. 

반대로 이를 제도화 하려는 움직임에 동참하는 약사들도 있다. 약사의미래를준비하는모임(이하 약준모)에서 공공심야약국의 확대를 위해 지원금 모금을 실시, 앞으로 240곳의 공공심야약국 확대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주도하는 ‘공공심야약국’의 마중물 역할을 하고자 시작된 자발적 모금운동을 시작해 모금액으로 공공심야약국을 지원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고무적이다. 제도화 하는데 동력이 될 수 있고 약사들이 스스로 하고자 하는 의지를 표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대한약사회 스스로가 인정한 것처럼 ‘한계점’이 있다. 약사의 희생을 강요할 수 없고, 희생하는 만큼의 보상도 충분치 않기 때문이다. 

최근 열린 신년기자간담회에서 대한약사회는 공공심야약국의 궁극적인 운영 방식은 공중보건약사제도와 더불어 공공의료시설인 보건소를 이용한 약국운영이라고 밝혔다.

지금의 운영 형태는 공공심야약국의 중간 단계로 분명한 한계점이 있다는 것이다.
약사회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 약사회가 추구하는 궁극의 공공심야약국이 운영되기 위해서는 약사의 희생을 강요하는 공공심야약국 운영이 수 년간 혹은 그 이상의 시간동안 상당수 약국 참여가 필요하다.

그러나 약국의 참여율은 낮기만 하고 지자체의 지원은 턱없이 모자라다. 약국과 약사의 참여를 높여야 하지만 약사회는 강요할 수도 없고, 금전적 지원을 하기도 애매한 입장이다. 

대한약사회 차원도 고려해 볼만 하지만, 대한약사회에서 금전적 지원 하는 것은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바 있다. 약사회에서 해야 하는 일이 있고 재야단체에서 해야할 일이 있다는 것.

국민 건강과 안전을 위해 편의점 상비약 확대가 아니라 공공심야약국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타당성은 있지만, 뜬구름으로 들리는 것은 결국 약사들조차도 설득하지 못하는 현실 때문이다.

한편, 정부는 2012년부터 야간이나 공휴일 등 의약품 접근이 어려운 시간에 상비약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정부는 24시간 편의점에서 일부 해열제와 소화제 등 상비약을 판매하고 있다. 약사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당시 이명박 정부는 ‘국민 편의성’을 이유로 13개 품목의 일반의약품을 편의점에서 판매토록 허용했다.

이에 약사회는 편의성을 위해 의약품 안전성을 무시한 처사라는 비판을 해왔고, 지난 5년 동안 편의점 상비약의 판매는 점점 증가해 왔다. 

지난해 편의점 상비약의 품목 조정 논의가 진행되면서 조정은 축소보다는 추가로 가닥이 잡혔다. 제산제 ‘겔포스’와 지사제 ‘스멕타’가 구체적인 추가 의약품으로 논의, 약사회의 반대로 표결심의가 무산되면서 정부와 약계의 갈등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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