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 '변화 원년' 희귀필수의약품센터, 다음 과제는

시설·인력·안전관리체계 개선…'예산·택배배송·공급중단' 남은 숙제

기사입력 2020-05-06 06:00     최종수정 2020-05-06 07:07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희귀필수의약품센터는 '최근 2년이 원년'이라는 평가를 들을 정도로 많은 변화가 있었다. 

2018년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이례적으로 희귀의약품 배송 실태에 대해 조명됐으며, 이를 계기로 시설 이전·확대와 인력 확대 등 대대적인 변화가 있었던 것이다.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 윤영미 원장은 최근 약업닷컴과 만나 희귀필수의약품센터(이하 센터) 운영 소회와 향후 과제를 정리했다.

윤영미 원장은 2018년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장으로부터 임명받아 올해 4월 22일까지 희귀필수의약품센터를 이끌어 왔다. 

센터 운영에서 가장 대표적인 변화는 시설이다. 2019년 센터를 강남에서 중구(서울 시청)으로 이전하면서 220평 규모로 3.4배 확장했으며, 의약품 관리기준에 준하는 항원·항습 장치를 기본으로 하는 중견 도매 이상의 설비와 시설로 의약품 관리 안전성을 확보한 것이다.

이는 이전 센터가 7평 남짓한 작은 공간에서 의약품 상온보관 규정온도(15~25도)를 초과한 28.2도로 관리되는 등 의약품 변질위험이 큰 환경을 개선한 성과이다.

윤 원장은 센터 이를 "센터장 부임 후 약국(희귀의약품 관리공간)을 둘러봤는데 일반적인 부서 하나를 둘러보는 기분이 들 정도로 작은 크기였다"며 "약국이면서 창고이면서 동시에 조제실이었는데 그 안에 바닥에 깔아놓는 플레이트조차 없이 약 20억원 어치의 약이 방치돼 있었다. 머릿속이 하얘졌다"고 회고했다.

이어 "당시 '희귀의약품 안전관리를 어느 기준까지 가야 하나'라는 질문이 많이 나왔는데, 희귀약·국가필수약은 전문약 중 전문약으로, 관리할 수 있는 최고도 상태에서 관리해야 한다"며 "그런 예산까지는 배정되지 못했지만, 식약처·국회에서 실태를 확인하고 국회 동의를 통해 남은 수익금으로 중견도매업체 이상 설비를 갖췄다"고 덧붙였다.

규모 확장에 맞는 인력 확대도 이뤄졌다. 마약 및 의료용 대마가 우리나라에 처음 도입·유통되면서 안전관리가 필요해 약사, 의사, 보건정책 관련자가 포함된 15명을 충원했으며, 내부적으로는 조직진단으로 시스템과 업무매뉴얼을 재구축해 사람이 바뀌어도 업무를 바로 볼 수 '매뉴얼 중심' 업무체계로 개편했다는 것.

배송 문제의 경우, 관행화 돼 있던 택배 배송의 위법적 측면과 의약품 안전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주사제·생물학적 제재 등 의약품 부터 위탁 배송으로 시범 사업을 진행했고, 지역거점센터 및 거점약국을 대안으로 의약품 안전배송 공급에 대한 프로세스를 구축했다.

윤 원장은 "환자에게 안전한 의약품 공급을 위해 기존 직접·대리 수령 외에도 훈련받은 약사들이 거점약국을 통해 복약지도와 함께 공급하는 간접 방식, 지역거점센터를 통해 전문약사들이 직접 공급하는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공급 단계를 나눴다"면서 "모든 단계에서 전문가 관리가 미치도록 하는 것이 목표였다"고 설명했다.

다만 "유감스럽게 거점약국 사업이 종료되고 지역거점센터에 대한 예산도 확보가 되지 않아 향후 과제로 남았다"고 아쉬움을 표현했다.

의약품 공급중단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코로나19 이전부터 유통라인 다변화를 주문해 담당부서 역량을 강화했다.

전세계 보건의료시장 동태를 파악하고 그에 따라 희귀의약품이 어떻게 편성되고 있는지, 희귀필수의약품과 국가필수의약품이 어느 제약사에서 어떻게 생산·공급되는지 상시 모니터링하도록 해 좀더 협상력과 공급중단 대응 정보력을 키웠다는 설명이다.

그동안 물밑에 있던 센터의 역할을 대대적으로 알리는 작업도 꾸준히 진행해 왔다.

20년만에 처음으로 희귀의약품과 국가필수의약품 정보를 집대성한 백서를 발간했으며, 해마다 개정중보판을 내도록 해 의약품 종사자에게 배포되도록 했다. 또한 시민단체 간담회와 전문의료진 회합등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센터를 활용하도록 다각적 방안을 강구했다.

윤 원장은 "센터 관심도를 높인 이유는 센터를 많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으로, 환자 국민에게 돌아갈 혜택이 커지는 결과로 연결되도록 하겠다는 계획이었다"라며 "무엇보다 국가기관에서 소외환자를 배제하지 않기 위한 기관이 있고, 국가가 환자를 버리지 않고 케어를 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줄 수 있는 기관이 있다는 점에 홍보 초점을 맞췄다"고 회고했다.

윤영미 원장은 2년간 회무를 정리하면서 "지난 20년간 고착화됐던 수익금과 택배배송 등의 부적절한 관행들을 짧은 시간내에 정상화하고 내부시스템을 고도화하고자 했으나 이를 다 마무리하지 못하고 결국 예산문제로 귀결된 점은 매우 아쉬운 부분"밝혔다.

이 같은 배경에서 새로 센터를 이끌어갈 신임 원장이 해결해야할 과제로 △예산 △택배 배송 △공급중단에 관련한 사항을 뽑았다.

우선 예산과 관련, 세계적으로도 보건의료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치료기회 보장을 위해 나서는 공공조직이 드문만큼 센터가 독보성이 있는데, 위상에 걸맞는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알맞은 예산이 보장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희귀난치질환자들에 대한 고가 의약품 관리가 센터 운영에 중심에 있는 만큼 돌봐줘야할 예산도 커지는 상황임에도 적정한 예산이 편성되지 못하고 있어 후임 원장의 관심이 필요하다는 것.

센터는 2020년 운영 예산으로 약 140억원을 요청했으나, 반영되지 않고 29억8,900만원만 반영돼 운영에 빨간불이 들어왔으며, 이에 센터는 2021년 예산안으로 의약품 구입비 150억원을 반영한 285억원을 제출한 상황이다.

택배 배송과 관련된 문제는 현재 센터의 택배배송에 대해 보건복지부 유권해석이 법제처에 넘어간 상황으로, 이에 대한 결과가 조만간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윤 원장은 "드론택배를 비롯해 유통업계 다변화된 상태와 IT-의료기기 등 융복합적 산업구조가 보건의료에도 들어오는 추세를 생각할 때, 배송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보건의료트렌드에 배경을 깔고 환자 접근성을 강화하며 안전한 의약품 공급을 어떻게 이룰지, 어떻게 적절히 투약될지 프로세스가 화두가 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이어 "배송 문제는 갖고 있는 의미가 파장이 클 수 있기 때문에 집중이 필요하다"며 "배송에 대한 가능/불가능 여부에 따라 추후 프로세스를 정비해야할 것이다. 이는 다른 의약품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공급중단의 경우 코로나19의 세계적 유행(Pandemic)으로 인해 더욱 심각해져 더욱 신경써야 한다는 입장이다.

각국에서 의약품 수출제한 조치가 이뤄지는 가운데 특히 유럽에서의 수출제한조치, 의약품 이동제한 조치가 늘어 의약품 공급중단이 부각될 수 밖에 없다는 것.

윤 원장은 "공급중단 문제는 원료의약품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는 상태와 가격에 의한 공급중단이 빈번했는데, 코로나19 때문에 이유와 사안이 늘었다고 보면 된다"며 "감염병이 생겼을때 기존 문제들이 더 크게 부각될 수 있다. 고민해야할 문제가 추가됐다"고 언급했다.

다만, 이러한 해결과제에 대해서는 새로운 원장의 새로운 해법을 적용해야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윤영미 원장은 "내 해법을 제시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닌 것 같다. 새 원장님의 스타일로 해 나가시리라 믿는다"며 "센터가 가진 위상에 걸맞는 디테일은 후임 원장님에게 맡기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후임 원장에게 "희귀필수의약품은 우리나라 전체 의약품 중 비중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전세계적으로도 2020년 추산 처방의약품 중 22%가 희귀약으로, 그에 걸맞는 의약품 관리체계가 이뤄져야 한다"며 "센터가 해야할 업무와 개선해야할 난제가 많다는 것을 이미 알고 오실 것이라 생각한다. 잘 할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더불어 "센터와 함게 해주신 모든 분들께 너무 감사드린다"며 "눈에 잘 띄지는 않지만 센터가 본연 역할을 다해서 환자 고통을 덜어드리고 국가보건방위 일선에서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지원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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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온항습장치겠죠 (2020.06.19 16:28) 수정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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