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GFR TKI 도입 이후 많은 변화…4세대 개발은 아직”

제임스 양 교수 “새 변이와 내성 계속해 발현…아시아 역할 중요”

기사입력 2018-11-30 06:18     최종수정 2018-11-30 16:10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EGFR 티로신키나제억제제(TKI) 제제의 도입은 비소세포폐암 4기 환자에게 굉장한 희소식이었다. 과거에는 이들에게 세포독성항암제가 표준 치료로 제공됐으나, 지금은 EGFR 변이 여부를 확인해 EGFR TKI 제제를 처방하는 것이 표준 치료로 정립됐기 때문이다.

EGFR TKI 제제는 여전히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최초의 EGFR TKI 표적 항암제는 2003년 일본에서 소개된 게피티닙으로, 이후 여러 EGFR TKI 제제가 등장했지만 ‘내성’의 문제로 최근 3세대 EGFR TKI 제제인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까지 개발된 상황이다.

EGFR TKI 제제는 앞으로 어떻게 더 발전할 수 있을까. 약업신문은 대만국립대학교병원 종양내과장이자 흉부종양학 저널 및 네이처 자매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의 편집장을 맡고 있는 제임스 진신 양(James Chih-Hsin Yang, 사진) 교수를 만나 미래의 EGFR TKI 제제의 방향성에 대해 들어봤다.


- EGFR TKI 표적항암제가 도입된 지도 10년이 넘었다. 그 동안 아시아인 비소세포폐암 치료에 어떤 변화가 있는 것 같다고 느끼는가.

제임스 진신 양(James Chih-Hsin Yang) 교수▲ 제임스 진신 양(James Chih-Hsin Yang) 교수
EGFR TKI 제제는 세포독성항암제(20~30%) 대비 종양 크기 감소를 보이는 환자 비율이 높다. EGFR TKI 투여군의 70%는 종양 크기가 현저히 감소하고, 20%는 일반적인 감소를 보이므로, 전체적으로 90% 이상에서 종양 크기 감소 반응이 나타난다. 반면, 세포독성항암제 투여군은 종양 크기가 현저히 감소하는 비율은 20~30%에 불과하고, 70~80%에서 일반적인 감소를 보인다.

종양 조절 기간이 훨씬 연장된 것도 장점이다. 게피티닙, 엘로티닙, 아파티닙과 같은 EGFR TKI 제제는 종양을 조절하는 기간이 9~12개월이지만, 세포독성항암제는 5~6개월에 불과하다. 이상 반응도 세포독성항암제 대비 적다. 세포독성항암제는 식욕부진, 체중 감소, 극심한 피로 등의 부작용이 뒤따른다. 물론 EGFR TKI 제제도 계열 내 이상 반응이 있긴 하지만 세포독성항암제 대비 조절 가능한 정도다.


- 최근 폐암 치료제들이 뇌전이와 관련해 유의미한 데이터들을 도출해내고 있다. 폐암 치료에서 뇌전이를 중요하게 보는 이유는 무엇인가.

사실 많은 폐암 환자들에게서 뇌전이가 발생한다. 일단 뇌전이가 발생하면 환자의 삶의 질을 크게 저하시킨다. 종양이 전이되는 부분이 어디인가에 따라, 예를 들어 운동 조절을 담당하는 부분에 전이가 생기면 운동 기능 이상이 생기고, 감각 조절을 담당하는 부분이라면 여러가지 감각에 이상이 발생한다. 따라서 뇌전이를 잘 치료하는 것이 폐암 치료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

게피티닙, 엘로티닙 아파티닙과 같은 이전 세대 약물은 5% 미만의 환자에서만 뇌혈관 장벽을 통과할 수 있었다. 치료 초기에는 1, 2세대 표적항암제도 뇌전이 환자에서 치료 반응을 보이는 것처럼 보였지만 통과하는 양이 많지 않아, 뇌에 있는 종양을 치료할 수 있는 충분한 양의 약물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다. 하지만 뇌에 방사선 치료를 할 경우 방사선 치료로 인한 문제가 부차적으로 생길 수 있는데, 수개월에서 수 년 뒤 정상인 대비 뇌 기능이 급격히 또는 서서히 감소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타그리소의 AURA3 임상의 하위 분석 결과, 타그리소는 CNS 전이에서 표준요법에 비해 높은 무진행 생존기간(mPFS)와 객관적 반응률(ORR), 반응지속기간(DoR)을 나타냈다.

타그리소의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은 표준요법(5.6개월)에 비해 6.1개월 길었으며(11.7개월), 객관적 반응률 또한 70%로 표준요법의 31%에 비해 큰 폭으로 증가했다. 반응 지속 기간 중앙값은 타그리소 8.9개월, 표준요법 5.7개월로 유의미한 차이가 있었다.


- 3세대 EGFR TKI 제제인 타그리소는 내성의 원인이 되는 T790M 변이를 표적한다. 그러나 타그리소 처방 이후에도 내성이 생긴다면 이후의 치료 옵션은 어떻게 되나.

현재까지는 2차 치료제로 타그리소를 처방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종양이 진행하게 되면 세포독성항암제를 투여하는 것이 표준치료다. 하지만 환자들이 세포독성항암제 투여를 두려워하기 때문에, 먼저 국소 치료를 시도한 다음 종양 진행이 안정화될 경우 별도의 세포독성항암제 투여 없이 타그리소를 계속 사용하기도 한다. 이러한 치료는 3세대 표적항암제와 함께 등장한 것이 아니라, 이미 1, 2세대 EGFR TKI 제제 사용 시에도 활용되고 있었던 프로토콜이다.

실제로 EGFR TKI 제제들이 고형암을 치료하는데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고형암 환자의 대다수에서 새로운 기전으로 변이와 내성이 나타난다. 먼저 연구적인 측면에서는 새로운 변이와 내성이 발현하는 이유를 밝혀내는 것이 우리의 남은 과제다. 실제로 지난 몇 년 동안 많은 연구가 진행돼, C797S라는 세 번째 변이 등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종양 세포의 유전자가 과발현 되어 EGFR 수용체와는 완전히 독립적으로 성질이 바뀌는 현상도 발견됐다.


- 최근 항암제 간 병용 요법이 트렌드다. 타그리소와 타 약제의 병용을 통한 시너지 가능성은 얼마나 되나.

최근 일본에서 세포독성항암제와의 병용이 전체생존기간(OS)에 치료적 혜택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었지만, 이전의 다수 연구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는 데이터가 대부분이었다. 이 밖에도 신생혈관생성 억제제(Antiangiogenesis) 베바시주맙과 엘로티닙 병용을 1차 치료에 사용하는 시도에서 무진행 생존기간과 질환 조절 기간이 연장되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전체생존기간(OS)에서는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 다른 방법들도 아직까지는 시도 단계이며, 타그리소 병용 요법도 연구 단계다.

면역항암제와 관련해서는 EGFR 변이 환자에게서 면역항암제를 단독 사용하는 경우 치료 반응이 그다지 높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아마 해당 환자들은 소위 말하는 면역 관성 상태이기 때문에 면역항암제에 대한 반응이 그다지 높지 않는 것으로 생각된다. PD-L1, PD-1과 같은 면역관문 억제제들과의 병용도 시도해보았지만 특정 연구에서는 독성이 너무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다른 연구에서는 치료적 혜택이 높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아직까지는 연구 단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 4세대 EGFR TKI 제제는 언제쯤 개발이 될 것이며 그 기준은 무엇이 될 것으로 예상하는가.

먼저 4세대 TKI 제제를 규정하기란 굉장히 어렵다. 다만 현시점에서 이상적으로 생각했을 때, 첫 번째로는 타그리소가 결합하는 부위에서 3번째로 확인된 변이 C797S를 조절할 수 있는 제제라면 좋을 것 같다. 두 번째로는 이미 타그리소가 뇌 부위에서 작용이 활성화되는 만큼, 4세대라면 뇌 부위에서 적어도 타그리소와 동등한 수준 이상의 치료 효과를 보여줘야 하지 않을까 싶다.

또한 C797S 변이의 경우, 비록 이것이 발현되는 환자가 많지는 않지만, 다양한 변이 양상을 보인다. 따라서 4세대 약물이라면 환자 수가 적더라도 이러한 여러 가지 변이가 확인되는 환자들에게서 잘 작용하는 약물이어야 한다. 또는 굉장히 치료 초기 단계부터 사용할 수 있는 약물이어야 할 것 같다.

마지막으로 욕심을 부려본다면, 현존하는 어떤 EGFR TKI 제제에도 반응하지 않는 환자들이 있다. Exon 21 부분에 삽입된 변이로 환자 비중이 5~10% 정도에 불과하다. 이러한 환자들에게서도 반응을 보일 수 있는 EGFR TKI가 4세대 약제로 개발된다면 좋겠다. 하지만 현재까지는 다양한 연구에서 효과가 있으면 독성이 너무 높은 한계 등이 있어, 효과가 원하는 수준에 이르는 치료제는 아직 없는 상황이다.


-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에 남은 비소세포폐암 치료 과제가 있다면 어떤 것이 있다고 생각하나.

EGFR TKI 제제들이 등장하면서 지난 15년에 걸쳐 환자 치료에 있어 굉장히 많은 진척이 있었다. 하지만 아직 완치 단계는 아니다. 5년 생존율을 30%에서 50%까지 보여주고 있지만 결국에는 환자들에게서 종양이 진행되기 때문에 여전히 완치라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처음부터 EGFR TKI 제제와 세포독성항암제를 병용한다면?’ 또는 ‘신생혈관생성억제제(Antiangiogenesis)를 병용한다면 5년 생존율이 더 올라가지 않을까?’ 등 앞으로도 다양한 방법으로 연구를 진행해볼 필요가 있다.

이러한 연구들은 아시아 외 다른 지역에서 진행하기 어렵다. EGFR 변이가 아시아 지역에서 높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시아 지역에서 지속적으로 임상 연구가 진행돼 치료를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환자들에게 좋은 연구 결과물이 전달될 수 있었으면 한다. 또 신규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도록 제약사들이 많은 노력을 기울여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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