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활용해 ‘신약 재창출’ 알고리즘 개발했다

질병 진단 지표와 투약 기록 입력해 몰랐던 치료 효과 찾아

기사입력 2020-11-26 10:23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서울아산병원 정보의학과 김영학(좌), 오지선(우) 교수▲ 서울아산병원 정보의학과 김영학(좌), 오지선(우) 교수
서울아산병원 정보의학과 김영학·오지선 교수, 김도훈 임상강사 연구팀은 91만여 명의 임상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기존에 쓰이고 있는 약제의 새로운 용도를 발견해내는 신약 재창출 알고리즘을 개발했다고 최근 밝혔다.

서울아산병원 정보의학과 연구팀은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서울아산병원에서 혈액 검사를 받은 환자 91만여 명의 약물 처방 내역과 약 복용에 따른 혈액 검사 변화를 한 번에 분석할 수 있도록 데이터를 알고리즘에 학습시켰다. 모든 데이터는 환자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서울아산병원 임상연구심의위원회(IRB)의 승인을 받아 비식별 절차를 거친 후 활용되었다.

연구팀은 그중 임상 데이터가 많고 수치로 쉽게 약효를 파악할 수 있는 질병인 당뇨와 이상지질혈증을 우선적으로 선택해, 각 질병의 임상 지표인 당화혈색소와 LDL 콜레스테롤, 중성지방을 알고리즘에 입력해 결과를 도출했다. 그 결과 환자들에게 처방된 총 1,774개 약물 중에서 당화혈색소와 LDL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수치를 감소시키는 약물이 각 41개, 146개, 65개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알고리즘이 찾아낸 약물들이 실제 치료 효과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세계보건기구가 정한 의약품 분류체계(ATC, Anatomical Therapeutic Chemical classification)를 활용해 음성 예측도와 민감도 등을 통계적으로 분석했다.

음성 예측도는 효과가 없다고 예측 분류한 약물이 실제로 해당 용도를 가지고 있지 않은 비율이고, 민감도는 알고리즘이 어떤 질환에 실제 효능이 있는 약물에 대해 치료 효과가 있다고 올바르게 분류하는 비율이다. 각 수치가 높을수록 알고리즘의 성능이 좋다고 판단했다.

그 결과 LDL 콜레스테롤 약물의 경우 음성 예측도와 민감도가 각각 100%였다. 당화혈색소, 중성지방 약물의 경우 각각 음성 예측도가 95%, 98%, 민감도가 94%, 89%였다. 알고리즘에 여러 가지 질환에 대한 임상 지표를 입력하면 여러 질환에 종합적으로 우선순위를 가지는 약물도 파악 가능해, 환자의 개인 건강 상태에 맞춘 최적의 약물 선별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오지선 서울아산병원 정보의학과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알고리즘은 약물 처방력과 검사 이력 데이터만으로도 수많은 약물의 효과를 동시에 추정하고 선별해낼 수 있어 빠르고 효율적이다”라며, “이러한 시도는 신약 개발을 위한 비용, 시간, 위험부담을 최소화하면서 더 많은 치료제를 필요로 하는 의료 현장의 미충족 수요를 해결하는 데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아산병원 아산생명과학연구원,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산업통상자원부의 공동후원으로 진행된 이번 연구는 임상약리학분야의 국제 학술지인 ‘임상약학 및 치료학회(IF=6.565)’ 최신호에 게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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