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질 높이는 '연명의료' 참여 증가…사전의향서 53만명

연명의료중단 등 결정자는 8만명…제도안정화 및 조직기반 마련 강화

기사입력 2020-01-17 06:00     최종수정 2020-01-18 00:25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평안한 죽음으로 삶의 질을 높이는 '연명의료결정제도'에 참여하는 국민이 급격히 늘어 2년만에 사전의향서 작성자만 53만명, 연명의료중단 등 결정자가 8만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국가생명윤리정책원은 환경변화와 사회적 요구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노력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국가생명윤리정책원 김명희 원장은 16일 국가생명윤리정책원 회의실에서 연명의료결정제도 시행 3년차를 앞두고 보건복지부 전문기자협의회와 간담회를 갖고 기관장 취임소감과 향후 기관 경영에 대한 방향을 밝혔다. 

김명희 원장은 "국가생명윤리정책원이 2012년 출발해서 7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이 흘렀지만 가야할 길이 멀다"며 "특히 연명의료결정제도를 17년 맡게 되면서 그간 성장도 많이 이뤄졌던게 사실이지만, 생명윤리나 연명의료결정제도와 같이 굉장히 민감한 부분을 다룬다는 것이 어렵고도 조심스러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제도시행 이후 죽음을 둘러싼 국민들의 의식변화와 따뜻한 마무리를 위한 문화적 인식이 전환되는 터닝포인트를 맞이하고 있다"며, "앞으로 새로운 환경 변화와 사회적 요구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제도안정화 및 조직기반마련등을 위해 소임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에 따르면, 지난해 2월 4일 연명의료결정법 시행 이후 23개월 동안 8만 3명이 연명의료중단을 이행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사전연명의료의향서는 53만건, 연명의료계획서 3만 5천건을 넘어서고 있다.(2019년 12월 31일 기준) 

증가율을 보면, 전년대비 의향서는 4.3배, 계획서는 1.43배, 연명의료중단 이행건수는 1.52배 급증했다.


김 원장은 특히 1년만에 신청이 급증한데 대해 "사전연명의료 등록기간이 증가했다. 지정제이기 때문에 신청서를 받은 후 지정해서 하는 것인데, 초창기에 비해 활동 기관이 늘어났다"며 "보건소도 초창기엔 몇곳 안되던 것이 2년 사이 50곳까지 늘어났다"고 말했다.

이어 "내부적으로는 등록카드가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며 "홍보예산이 연 3억 5천만원으로 굉장히 적었는데, 노인분들이 의향서 작성 후 카드 발급을 굉장히 원했고 가족들에게 의사를 전달하거나 주위에 작성 사실을 알리는데 큰 역할을 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추세대로라면 2020년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건수는 70만건을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증▲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증
이에 대해 김 원장은 "사전연명의료신청자는 2018년 말 기준 2만여명이 작성해 기간을 감안해 2019년 24만명 정도를 예측하고 예산을 집행했고, 2020년 예산도 예측 가능한 수준 이상을 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이를 넘어섰다"며 "2019년 하반기 한달에 4~5만명이 작성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추세면 올해도 10만명으로, 총 70만명 사이에서 사전의향서가 작성될 것으로 추정된다"며 "24만명 예산은 일찍 소진될 것으로 보여 복지부와 협의해서 예비비나 추경을 예산을 확보해야할 상황"이라고 전했다.

책정되는 예산은 모두 '등록카드'에 대한 부분이다. 처음에는 신청자 등록 시 문자로만 보내기로 했는데 실제 찾아오는 신청자들이 60~80대 연령대가 대부분으로 등록했다는 증표를 달라는 요구가 많아 등록카드를 적용하게 된 것이다.

김 원장은 "처음에는 정책부서에서 스마트폰으로 카드등록이 가능한 데 왜 실물카드가 필요하냐는 의견을 내고 승인해주지 않았으나, 실제 사전연명의료신청자들의 목소리를 들어보니 등록카드를 원하는 여론이 압도적이었다"며 "장기적으로는 전자화해야겠지만 지금 필요로하는 것은 '실물 등록카드'였다"고 강조했다.

올해는 24만명을 대상으로 책정된 예산 1억 6,500만원이 있는데, 증가추세를 반영한 70만명에게 카드를 배송할 시, 카드 제작 비용 및 우편물 발송비가 약 6억원 정도가 필요해진다. 이에 대한 추가 예산 확보가 국가생명윤리정책원의 과제라는 것.

이날 간담회에서는 연명의료결정제도 접근성 확대를 위한 등록기관 확대에 대한 전망도 함께 언급했다.

관리기관 공식통계에 따르면, 연명의료 결정 및 이행이 가능한 의료기관윤리위원회 설치의료기관은 252곳이고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할 수 있는 등록기관은 161곳으로 집계됐다.(2019년 12월 기준)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은 향후 연명의료결정제도 대국민 접근성 확대를 위해 등록기관 및 의료기관 윤리위원회 지정 및 운영지원을 적극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연명의료 실무를 총괄할 보건의료 전문인력 확보 필요성을 피력하기도 했다.

의사 출신인 김명희 원장이 지난해까지는 사무총장직을 수행하면서 국립연명의료관리센터장을 겸임하면서 의료인 대상 교육을 직접 해 왔으나, 이제 원장직을 맡으면서 다른 대외적인 업무를 하면서 이를 담당할 새로운 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김 원장은 "의사로서 감당하던 센터 내 역할을 수행해줄 의료진과, 의사가 아니라도 의료기관 내 상담 등을 수행하는 간호사들과 교감하고 문제를 풀어갈 간호사 작역 전문가들이 많이 필요하지만, 현재 충원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도 인력 충원에 있어 편성된 예산이 없어 연봉 4천만원에 의사를 구해야 하는 상황이다. 당분간은 연명의료 결정제도 내에서 의사로서 본인 역할을 수행해야할 것"이라며 "복지부, 기획재정부와 연명의료결정제도 큰 틀에서 어떻게 보고가야할 지 숙고가 필요하다. 충분히 논의해 개선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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