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전성 망막질환 환자 '원인유전자' 규명됐다

분당서울대병원 안과 연구팀, 적극적 유전자 검사 권유

기사입력 2020-04-07 10:00     최종수정 2020-04-07 10:01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분당서울대병원 안과(우세준, 주광식, 박규형 교수)와 서울대병원 진단검사의학과(성문우, 박성섭 교수) 공동 연구팀이 한국인 유전성 망막질환의 원인유전자를 확인해 발표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안과 우세준 교수, 주광식 교수, 박규형 교수(좌측부터)▲ 분당서울대병원 안과 우세준 교수, 주광식 교수, 박규형 교수(좌측부터)

유전성 망막질환은 하나의 단일 질환이 아니라 여러 가지 희귀질환이 합쳐진 질병군으로 대개 어린 나이에 발병해 평생에 걸쳐 서서히 진행된다. 망막 시세포의 변성으로 시력이 점점 감소하는데 대부분의 경우 결국은 실명하게 되는 난치성 질환이다.

현재는 항산화제치료, 인공망막이식, 줄기세포치료 등이 돌연변이의 차이와 관계없이 치료 방법으로 적용되고 있지만, 근본적으로 병을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은 유전자치료밖에 없다. 그나마 유전자치료가 가능한 경우도 전체 유전성 망막질환의 1% 미만이다.

이러한 유전성 망막질환의 유전자 이상은 서양인에서는 많이 연구돼 잘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아직 부족한 현실로 연구팀은 국내 환자 86명을 대상으로 유전성 망막질환에 대한 원인유전자를 찾고자 했다.

현재까지 보고된 연구 중 가장 많은 환자를 대상으로 최신 유전자 분석기법을 사용해 질환을 야기한 원인유전자를 규명했다. 

분석 결과 전체 유전성 망막질환 환자 86명 중 38명(44%)에 대해서만 원인유전자를 찾을 수 있었다. 유전성 망막질환 중 가장 흔한 망막색소변성에서도 원인유전자 발견 확률이 약 41%로 비교적 낮은 편이었다.


연구진은 “같은 유전성 망막질환이라 하더라도 원인유전자가 매우 다양한 경우가 많아 유전자 검사를 적극적으로 진행해봐야 원인유전자를 찾을 수 있고 이를 통해 유전 상담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내 케이스와 비교 결과 서양인과는 원인유전자 돌연변이의 종류, 빈도에 차이가 있었지만, 일본 등 동양인에서 발견된 원인유전자 빈도와는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분당서울대병원 안과 우세준 교수는 “이전까지는 유전성 망막질환에 대한 연구 및 진단 환경이 매우 열악했던 것이 사실이지만, 이번 연구는 한국인 유전성 망막질환에 대한 진단과 치료의 기초자료로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환자들이 적극적으로 원인유전자 검사를 시행해야 이에 대한 데이터 및 치료가능 환자 리스트를 확보할 수 있고, 향후 유전자치료 임상시험 및 신약개발도 순조롭게 진행 될 것”이라고 전했다. 

사실 과거에는 유전성 망막질환에 대한 원인유전자를 진단할 수 있는 병원이 많지 않고 유전자 검사 비용이 고가인 만큼, 진단과 치료가 어려웠다.

다만 최근에는 유전자 진단을 수행하는 병원이 많아 졌고 보험혜택을 통해 비용 부담도 감소했기 때문에 진단의 기회가 늘어나고 있다. 또한 2017년 유전성망막질환의 RPE65 유전자치료가 세계 최초로 FDA 승인을 받으며 치료의 기회도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우세준 교수는 “현재로서는 유전성 망막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뚜렷한 방법이 없긴 하지만 가족력과 원인유전자 발굴을 통해 위험성 예측과 조기 발견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며 “조기에 발견하게 되면 유전자 치료와 시력교정을 통해 시력 악화를 막을 수 있고 적절한 직업 선택은 물론 사회 활동도 가능해 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대한의학회 국제학술지 JKMS(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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