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첨부문서'도 약의 일부로 봐야"

미국·일본·EU은 환자용/전문가용 구분…활용 위한 정부역할 강조

기사입력 2019-07-25 12:00     최종수정 2019-07-25 21:13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의약품 사용에 설명되는 '첨부문서'가 단순한 설명서가 아니라, '의약품의 일부'로 보고 활용방안을 구체적으로 고민해야한다는 분석이 있었다.

특히 외국에 비해 우리나라는 작성기준이 구체적이지 못하고 환자활용을 위한 고민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박실비아 연구위원은 최근 보건복지포럼 정책분석에 게재한 '의약품 첨부 문서의 국가별 운영 현황과 시사점'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등 의약품 규제 선진국에서는 의약품 첨부 문서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첨부 문서 양식을 개선해 왔고, 최근 환자용 첨부 문서 작성을 더욱 강조하고 있다. 

외국의 사례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우선 첨부 문서의 구성 양식이 더욱 체계화되고 중요한 정보를 찾기 쉽도록 시각화되고 있다. 

미국은 첨부 문서의 기재 내용이 방대해지자 하이라이트 섹션을 만들어 핵심 정보를 요약해 필수적인 정보를 놓치지 않도록 했다.

또한 의약품의 전 주기적 안전성 관리가 제도화된 시기에 첨부 문서 운영에서도 큰 변화가 이뤄져 양식이 대폭 개선됐고, 첨부문서의 안전성 정보 변경을 위한 FDA의 권한이 강화됐으며, 환자용 의약품 가이드(MG)가 REMS의 일부로 포함돼 있다.

일본은 2019년부터 적용하는 새로운 첨부 문서 양식에 서 정보를 더욱 체계적으로 배열하고 있으며, 특히 임상적 정보를 앞으로 배치하고 붉은색으로 강조했다. 또 첨부 문서를 의약품 안전성 관리의 일환으로 운영하며 안전성 정보를 더 적극적으로 제공한다. 2012년부터는 위험관리계획(RMP) 의 일부로 환자용 의약품 가이드가 활용되고 있다. 

이와 함께 첨부문서를 환자 중심적으로 운영하는 경향 역시 주목할 만하다.

미국은 전문가용 첨부 문서(PI)에 환자 상담을 위한 정보 섹션을 별도로 마련해 전문가의 환자 상담에서 의약품 사용과 관련한 정보가 반드시 전달되도록 했다.

뿐만 아니라 환자용 의약품 가이드(MG)가 조제 시 환자 에게 반드시 전달되도록 제약사와 약사의 의무 사항을 규정하고 있다.

EU는 환자용 의약품 첨부 문서(PL)의 가독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2000년 이전부터 기울여 왔으며 2005년부터는 첨부 문서(PL) 작성 과정에 사용자의 평가를 수행해 반영하는 것을 제도화했다.

미국의 전문가용 첨부문서(왼쪽)와 환자용 문서▲ 미국의 전문가용 첨부문서(왼쪽)와 환자용 문서

반면, 우리나라는 의약품 첨부문서가 효율성이 떨어진 채 형식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지적됐다.

우리나라는 미국이나 유럽연합과 같이 첨부 문서가 허가의 일부에 포함돼 있지 않아 첨부 문서의 내용과 형식에 대한 정부의 승인 과정이 없으며, 첨부문서 기재 시 주의사항을 법령으로 제시하고 있지만 그 기준의 구체성이 매우 부족하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약 첨부문서는 전문가용, 환자용 구분이 없고, 의약품 조제 시 환자에게 첨부 문서가 전달되게 하는 기전은 부재했으며, 첨부문서의 활용도와 가독성을 높이기 위한 양식의 개선이나 제도적 노력도 지금까지 희박했다고 확인됐다.

의약품의 안전한 사용을 위해 첨부 문서를 활용하려는 시도도 거의 관찰되지 않았다. 

박실비아 연구위원은 "우리나라에서는 의약품 첨부문서가 매우 형식적으로 운영돼 왔는데, 이는 첨부 문서의 활용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사회적 편익에 대한 관심이 낮았기 때문"이라고 보았다.

박 연구위원은 "이제 의약품 첨부 문서도 그 약의 일부로 보고 규제 과학적으로 접근하는 관점이 요구된다"며 "무엇보다 첨부 문서의 기재 내용과 작성 양식을 이용자 중심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첨부 문서의 사용 주체인 전문가와 환자는 각각 필요로 하는 정보의 내용과 이해도에서 차이가 있으므로, 전문가용 첨부 문서와 환자용 첨부 문서를 구분해 작성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주장했다.

박 연구위원은 "첨부 문서가 이용자들이 제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작성, 제공되게 하기 위해서는 의약품 허가 심사 과정에서 첨부 문서를 검토해 승인하는 절차가 마련돼야 한다"며 "허가당국이 의약품만이 아니라 그것의 첨부 문서에 대한 감독의 의무와 권한을 가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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