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하는 당뇨 치료 패러다임 속 중심된 ‘GLP-1 유사체’

다면발현성 기반한 효과 및 낮은 저혈당 발생율로 입지 굳혀

기사입력 2021-02-05 06:00     최종수정 2021-02-05 06:46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당뇨병은 전 세계적으로 환자 증가 추세가 이어지면서 치료제 개발 및 연구 또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에 현재 다양한 기전의 당뇨병 치료제들이 상용화 되었으며, 당뇨병 치료는 기존의 주요 목표였던 혈당 강하를 넘어 동반질환을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방향으로 그 영역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국내·외 주요 당뇨병 치료 가이드라인에도 영향을 미쳤다. 대한당뇨병학회와 미국당뇨병학회는 각각 최신 진료지침을 통해 제 2형 당뇨병 환자들의 동반질환 관리 중요성을 강조하며 환자 상황에 따른 치료제 권고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진료 지침의 변화 속에서 최근 GLP-1 유사체의 입지가 격상되어 눈길을 끌고 있다.

가장 큰 변화로는 미국당뇨병학회가 주사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에게 GLP-1 유사체를 기저 인슐린보다 앞서 권고했다는 점이다. 기저 인슐린이 당뇨병 주사 치료의 1차 옵션으로 권고되던 과거와 비교한다면 GLP-1 유사체의 권고 수준이 상당히 높아진 것이다.

대한당뇨병학회 또한 경구용 혈당 강하제로 목표 혈당에 도달하지 못해 보다 적극적인 혈당 관리가 필요한 환자들에게 GLP-1 유사체를 기저 인슐린과 동일선상에서 고려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대한당뇨병학회와 미국당뇨병학회는 제 2형 당뇨병 환자의 추가 약제 선택 시 환자의 심혈관계 질환 위험 유무 및 관련 질환 발생 가능성을 고려할 것을 명시하고 있는데, 이들에게 우선 권고하는 약제 중 하나로 GLP-1 유사체 중 심혈관질환 예방 효과가 입증된 약제를 포함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지난 9월 미국심장학회가 발표한 전문가 컨센서스 리포트에서도 심혈관질환을 동반하거나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높은 제 2형 당뇨병 환자에게 심혈관계 혜택이 입증된 GLP-1 유사체로 치료를 시작하라는 권고 내용이 포함되기도 했다.

이러한 변화의 바탕에는 GLP-1 유사체의 다면발현성에 기반한 효과와 낮은 저혈당 발생율이 있다. GLP-1 유사체는 포도당 농도에 따라 인슐린 분비를 조절해 혈당 강하에 효과가 있으면서도 저혈당 발생율이 적다. 또한 위장관 배출 속도를 늦춰 식후 혈당 조절에도 도움을 주며, 포만감을 느끼게 해 식욕 감퇴와 체중 감소에도 도움이 된다는 장점도 있다.

GLP-1 유사체는 국내에서도 꾸준히 몸집을 키워나가고 있다. 국내 GLP-1 유사체 시장은 지난해 연간 440억 원대 규모까지 성장했는데(IMS 헬스 데이터 기준, GLP-1 유사체 복합제 포함), 2016년 주 1회 투여 GLP-1 유사체인 한국릴리 트루리시티(성분명: 둘라글루타이드)의 국내 출시가 급격한 시장 성장의 단초가 됐다.

트루리시티가 출시되기 전인 2015년, 국내 GLP-1 유사체 시장은 연간 10억 원대의 규모에 불과했다. 그러나 트루리시티 출시 이듬해인 2017년에는 세 자릿수로 진입해 약 11배 높아진 140억 원 규모로 성장했다.

트루리시티는 주 1회로 투여 간격을 늘리고 외관 상 주사 바늘을 보이지 않게 설계해 주사에 대한 환자들의 심리적 부담감을 낮췄을 뿐만 아니라, 고정 용량으로 용량 조절 없이 단 한 번의 클릭만으로 혈당 조절이 가능하다는 편의성까지 겸비했다.

또한, 지난해에는 대규모 심혈관계 결과 임상시험(Cardiovascular Outcome Trial, CVOT)인 REWIND를 통해 주요 심혈관계 이상반응(심혈관계 관련 사망, 치명적이지 않은 심근경색 또는 치명적이지 않은 뇌졸중)의 최초 발생까지 기간의 위험이 위약군 대비 12% 낮다는 결과까지 확인한 바 있다.

노보 노디스크의 경구용 GLP-1 유사체인 라이벨서스(성분명: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 7mg 또는 14mg 정제) 역시 긍정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라이벨서스는 지난 2018년 2월 메트포르민에 불내성을 나타내는 관계로 사용이 부적합하거나 메트포르민의 사용이 금기사항일 때 단독 요법, 그리고 다른 항당뇨제들에 병용하는 보조요법제로 주 1회 투여하는 주사제인 오젬픽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EU 집행위 허가를 취득한 바 있다. 이후 2020년 경구용으로 허가를 취득한 것이다.

라이벨서스의 PIONEER 임상시험 프로그램에 따르면, 라이벨서스를 52주 동안 복용한 그룹은 자누비아(성분명: 시타글립틴), 자디앙(성분명: 엠파글리플로진) 및 리라글루타이드를 사용해 치료를 진행한 그룹에 비해 당화혈색소 수치가 유의하게 낮아졌을 뿐 아니라 체중이 최대 4.3kg까지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신촌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이병완 교수는 “GLP-1 유사체는 심혈관계 안전성을 비롯해 다방면의 치료적 혜택이 확인된 치료제로, 환자 개개인의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관리가 당뇨병 치료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은 만큼 향후에도 GLP-1 유사체는 유의한 당뇨병 치료 옵션으로 권고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해외의 주요 진료지침에서 GLP-1 유사체의 입지가 꾸준히 격상되고 있는 움직임을 고려한다면 국내에서도 향후 GLP-1 유사체의 역할이 보다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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