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질 감소시키는 ‘기면병’, 약물로 증상 조절 가능”

신홍범 원장 “지속시간 긴 ‘누비질’ 출시로 치료 옵션 확대”

기사입력 2020-06-01 06:00     최종수정 2020-06-01 06:57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기면병은 밤에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도 낮 동안 과도한 졸음이 몰려오는 ‘주간졸림증’이 대표적인 수면질환으로, 발병 원인이 확실하지는 않으나 수면-각성의 조절에 관여하는 신경전달물질인 히포크레틴(hypocretin)의 농도 저하 등이 연관된 것으로 여겨진다. 주로 10~30대에서 발병하며, 유병률은 약 0.025~0.05%로 현재 희귀난치성질환으로 지정돼 있다.

기면병은 일상생활에 영향을 끼쳐 삶의 질을 크게 감소시키며 완치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질환에 대한 인지도가 낮아 진단과 치료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꾸준한 약물 치료와 행동치료를 통해 증상을 조절할 수 있고, 최근에는 신약이 개발되어 그 가능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

약업신문은 코슬립수면클리닉 신홍범 대표원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기면병에 대한 올바른 정보와 함께 치료 방법에 대해 들어봤다.


- 기면병은 젊은 연령층에서 많이 발병하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는데, 현장에서 환자들이 겪는 어려움은 어떤 것들이 있나.

기면병은 완치가 어렵기 때문에 꾸준한 약물치료와 행동치료가 병행되지 않는다면 학업이나 업무에 많은 지장을 주게 된다. 실제로 진료 환자 중에는 학생들이 많은데, 수업시간에 갑자기 잠에 들기도 하고, 깨어 있어도 수업에 집중할 수 없어 학업 능력이 저하되는 것을 가장 걱정한다. 직장인 환자들의 상황도 비슷하다. 주간졸림증이나 탈력발작 증상으로 업무 수행에 지장을 받게 되는데, 아직까지 기면병에 대한 인지도가 낮기 때문에 환자들은 능력이 없고 무책임하며 게으른 사람으로 오해를 받기도 한다. 무엇보다 업무 능력 저하에 주변의 편견까지 더해지다 보니 환자들은 자신감이 하락하는 등의 어려움도 겪고 있다.


- 기면병의 대표 증상인 주간졸림증은 다른 수면질환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 그렇다면 기면병은 타 수면질환으로 오해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어떤 증상들을 통해 구분해야 하나.

주간졸림증은 다른 수면질환에서도 나타나기 때문에 기면병을 구분하기 위해서는 다른 주요 증상의 확인이 필요하다. 기면병의 또 다른 특징적인 증상으로 ‘탈력발작’을 들 수 있는데, 탈력발작은 웃거나 울거나, 혹은 화를 내거나 강한 감정 변화가 있을 때 갑작스럽게 근육의 힘이 빠지는 현상이다. 그러나 기면병 초기에는 탈력발작이 없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에 탈력발작 증상이 발현되지 않는다고 기면병이 아닐 것이라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겉으로 보기엔 뇌전증의 발작 증상과 비슷하지만, 의식을 잃고 쓰러지는 뇌전증의 발작과는 달리, 탈력발작이 일어나는 동안 환자의 의식은 그대로라는 점이 다르다. 탈력발작 외에도 잠에 들거나 깰 때 생생한 꿈 같은 환각이 발생하는 ‘입면환각’, 가위눌림으로 알려진 ‘수면마비’ 등의 증상도 기면병의 대표적인 증상이다.


- 기면병의 치료는 어떻게 이뤄지며, 치료약물 선택 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사항은 무엇인가.

기면병은 완치가 어렵지만, 약물치료를 통해 증상을 조절함으로써 일상적인 생활이 가능하다. 질환 자체에 대한 치료법은 아직 개발되지 않았고, 각각의 증상에 맞춰 다른 계열의 약물로 치료한다. 주간졸림증에는 페몰린, 메틸페니데이트, 모다피닐 제제 등 중추신경흥분제(각성제)가, 탈력발작, 수면마비, 입면환각 등의 렘수면 관련 증상에는 항우울제 등이 주로 사용된다. 기면병을 처음 진단받은 환자에게 약물을 처방할 때 적절한 용량을 찾기 위해 최소 용량부터 서서히 늘려가는데, 처음부터 고용량으로 처방하면 식욕저하, 울렁거림, 예민함, 두통과 같은 약물 부작용을 호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소 6개월에서 평생 복용할 수도 있는 약물인 만큼 환자가 약에 대한 좋은 인상을 갖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 가장 대표적인 기면병 치료 약물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

기면병의 주간졸림증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치료제는 모다피닐이다. 비교적 최근에는 약효 지속시간을 개선한 누비질(성분명: 아모다피닐)이 등장해 그동안 제한적이었던 기면병 치료 옵션을 확대했다. 누비질은 이성질체인 R-모다피닐과 S-모다피닐 중 ‘R-모다피닐’을 주성분으로 한다. S-모다피닐의 반감기는 3~4시간에 불과하지만, R-모다피닐의 반감기는 10~15시간으로 기존 모다피닐 약물 대비 약효 지속시간이 길다. 만약 모다피닐을 복용하던 환자의 각성 효과가 불충분한 경우 유지 시간이 2~4시간으로 짧은 페니드 제제를 add-on하기도 하지만, 약효가 장시간 유지되는 아모다피닐로 약물을 바꿔 처방하기도 한다.


- 누비질 출시 후 진료 현장에서 있었던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인가.

먼저 치료제가 매우 제한적인 상황에서 환자에게 처방할 수 있는 치료 옵션이 늘었다는 점이 긍정적이었다. 누비질의 등장 전까지 국내에서 널리 처방됐던 기면병 치료제는 ADHD 치료제로 잘 알려진 메틸페니데이트와 모다피닐이 전부였다. 누비질은 치료 옵션을 확대했을 뿐만 아니라, 기존 치료제에 비해 약효 지속시간이 길다는 장점도 가지고 있다. 또한, 모다피닐 복용에도 증상이 잘 호전되지 않는 환자에게도 처방해 볼 수 있다. 경험에 의하면, 모다피닐 400mg까지 증량하여 치료했으나 약물 반응이 충분하지 않아서 수업 중 졸음 등의 증상으로 힘들어 하던 환자가 있었다. 누비질 처방이 가능해지면서 누비질로 약물을 변경하여 250mg을 처방했고, 이후 졸음 증상이 현저히 개선됐다.


- 현재 기면병 치료제의 수가 적어 환자들은 선택할 수 있는 폭이 좁은 상황이다. 이러한 점으로 미루어 볼 때 향후 바라는 점이 있다면.

기면병은 아직 100% 정확하게 밝혀진 원인이 없어 치료제 개발이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 치료제의 이성질체를 활용해 약효 지속시간을 늘린 누비질을 비롯해 새로운 기전의 약물이 나오며 기면병 치료 환경이 발전하고 있어 고무적이다. 최근에는 약물을 복용하거나 혈관에 주입하면 뇌에서 활성화될 수 있도록 뇌혈관장벽(Blood Brain Barrier, BBB)을 통과하는 기술이 개발돼 현재 신약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해당 치료제가 출시되면 단순 증상조절이 아닌, 기면병의 ‘근본적 치료’가 가능해질 것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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