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실 CCTV 의무화 논의, '신뢰' 두고 평행선

의료계 "신뢰 깨진다" vs 환자단체 "신뢰 회복 위해 필요"

기사입력 2019-05-30 12:07     최종수정 2019-05-30 13:27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수술실 CCTV 의무화에 대한 토론의 장이 열린 가운데, 찬·반의 평행선이 이뤄졌다.

화두는 '환자-의사 신뢰'로 '신뢰를 깨뜨린다'는 의료계 입장과, '신뢰를 키우기 위해'라며 의무화를 주장하는 환자단체 의견은 좁혀지지 않았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이재명 경기도지사
30일 국회의원 20인 주최, 경기도·경기도의료원 주관으로 개최된 '수술실 CCTV 국회는 응답하라' 토론회에서는 이 같은 논의가 이뤄졌다.

경기도의료원은 지난해 10월 전국 최초로 환자·의사 동의 하에 수술실 CCTV를 시범 설치 운영했고, 그 결과를 토대로 올해 5월 경기도의료원 수원·의정부·파주·이천·안성·포천병원으로 확대 운영을 실시했다.

이와 관련,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환영사를 통해 "경기도는 지난해 최초로 경기도의료원 수술실 CCTV를 설치했다"며 "처음 설치시 55% 정도가 찬성하고, 현재 66% 찬성을 보이고 있는데, 국민 만족도가 91%에 달했다"고 말했다.

이 도지사는 "CCTV를 운영하면 수술실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의료사고 은폐 가능성을 차단하고, 의료분쟁 시 객관적 증거를 확보할 수 있다"며 "최근 논란이 됐던 무작격자 대리수술이나 수술환자 인권침해 행위 등 각종 불법 부조리도 불가능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재명 도지사는 "CCTV 설치 이슈는 불신에서 시작된 일이기 때문에, 불신을 걷어내는 일이 필요하고, 불신의 상황에서는 엄청난 위험을 받을 수 있다"며 "신뢰회복의 과도적 문제로 환자가 신뢰하게끔 의료인에 대한 신뢰재고의 길이 되길 바란다. 조속한 국회 입법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대한의사협회 이세라 기획이사는 발제를 통해 "수술실 CCTV 설치는 교각살우(矯角殺牛)로, 환자가 최선의 수술이나 진료를 받아야 하는 안정적 진료환경이 심각히 훼손된다"며 "환자 민감정보가 포함된 영상이 유출될 보안위험도 크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의료분쟁 급증과 소극적 방어진료 확대로 의료 왜곡이 이뤄질 것"이라며 "수술실 출입자명부 작성, 수술실 출입 시 지문인식, 수술실 입구 CCTV 설치, 내부자고발 활서오하 등으로 무자격자 대리수술은 근절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서울시의사회 박홍준 회장도 "수술 시에는 오로지 최선의 수술을 위해 집중해야하며, 한 순간도 긴장을 풀수 없는 고도의 집중을 요한다"며 "불신가득한 CCTV보다 국회는 치료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원치않는 결과를 입은 환자를 보호하고, 소신진료가 가능한 이상적 수술환경 조성을 위해 제도보완에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환자단체연합회 안기종 대표는 "수술실은 외부와 철저히 차단돼 있고 전신마취로 환자가 의식을 잃으면 그 안에서의 일은 누구도 알 수 없고, 대리수술 참여자도 모두 공범관계이므로 내부제보도 불가능하다"며 "수술실에서의 CCTV 활용방안이 계속 나오는 이유도 그외 다른 환자안전·인권보호 대안이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안 대표는 "수술실 CCTV 설치·운영 방안은 필연적으로 프라이버시 침해 우려가 따르지만, 범죄예방 효과 또한 크다"며 "개인정보법에 규정된 영상정보처릭리기 설치·운영에 관한 엄격한 원칙을 철저히 지키면서 의료법에 더욱 엄격한 관리·보호 규정을 신설하는 방법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의료문제를생각하는 변호사모임 서영현 부대표는 "수술실 CCTV  설치로 인해 진료위축, 방어수술 조장, 정보유출 위험 등이 발생할 수는 없으나 기본권 침해가 최소화되도록 여러 조치를 마련하면 CCTV 설치로 인해 침해되는 사익보다 공익이 더 크다"고 분석했다.

서 부대표는 여기에 더해 "경기도 법안에서 명시된 '의료인 동의'는 CCTV 설치 의무화 취지와 맞지 않아 국회 발의된 법안(안규백 의원 대표발의)에서처럼 환자나 보호자 동의만으로 촬영이 이뤄지도록 해야한다"며 "해킹 및 개인정보 유출 위험을 줄이기 위해 수술실 설치 영상정보처리기기를 CCTV로 한정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토론회를 주최한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김경협, 김상희, 김영진, 김종민, 설훈, 소병훈, 신창현, 심기준, 오제세, 유승희, 이용득, 임종성, 정성호, 정춘숙, 제윤경, 조응천 의원, 자유한국당 김성원 의원, 민주평화당 정인화 의원, 무소속 손금주, 손혜원 의원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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