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기업, 신약개발 보류·철회하는 까닭은

경쟁 심화, 시장 성숙도는 신약개발 의지 낮춰..,혁신적 치료접근 모색 필요

기사입력 2021-03-08 08:41     최종수정 2021-03-08 14:00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지난 10년간 임상 1상부터 약물허가신청(NDA)과 바이오의약품허가신청(BLA) 루트로 미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얻기까지 소요된 임상 개발 기간은 평균 10.5년이었다.  이는 제약바이오 기업과 시장 이해관계자 입장에서 고 위험요인으로 간주되고 의약품 임상 개발의 녹록하지 못한 현실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경쟁 심화와 시장 성숙도는 기업의 신약개발 의지와 임상 파이프라인을 점점 축소시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세대 치료적 접근방식(모달리티)에 대한 연구계의 진보성과 혁신성 추구는 연구개발 성공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미국 바이오산업 협회(BIO), 인포마 파마 인텔리전스, QLS가 공동으로 발간한 '2011-2020년 임상 개발 성공률과 기여 요인' 보고서는 지난 10년간 FDA 허가를 받기 위해 NDA·BLA 루트로 진행된 총 1만2728건의 이행(transition) 결과를 토대로 의약품 후보물질의 임상 개발 성공률과 기여 요인을 분석했다.

여기서 이행은 임상 1상에서 NDA·BLA 루트로 품목허가결정을 받기까지의 임상 개발 과정에서 나타나는 긍정적, 부정적 결과를 모두 포함한다.  예로 1상에서 2상으로의 진입은 긍정적 이행 결과고 1상 종료 후 기업의 개발 보류 및 중단은 부정적 이행 결과다.  그리고 후보물질의 임상 개발은 1상, 2상, 3상을 거쳐 최종 관문인 허가심사신청까지의 4단계를 거친다.  

보고서는 임상 개발 단계에서 파악된 수 많은 후보약물을 신규 의미의 '오리지널(novel)'군과 특허 만료의 '비(非)오리지널(off-patent)'군으로 나눴다.  오리지널군은 저분자합성물(small molecule)이 대다수 차지하는 신규분자물질(NME), 생물학적제제, 백신으로 세분화됐다.  비오리지널군은 비(非)신규분자물질(non-NME)과 바이오시밀러가 포함됐다.



약물 유형 분석에서 나타난 이행 성공률과 허가승인 가능성(LOA) 수치를 보면 오리지널군이 비오리지널군보다 NDA·BLA 루트로 FDA 허가를 얻기까지 더 큰 어려움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충분히 예상했던 결과로, 예를 들어 안전성에 대한 임상 근거를 사전에 확보한 비오리지널군의 1상, 2상, 3상 각각의 이행 성공률은 오리지널보다 높았고 특히 3상 이행에서 가장 큰 격차(비오리지널 70.3%, 오리지널 52.9%)가 나타났다.  

비오리지널군의 1상부터 허가까지 '1상 완주' 가능성(1상-LOA)은 14.7%(n=2161)로 오리지널의 6.8%(n=10527)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오리지널군과 비오리지널군 모두에서 바이오시밀러의 1상 완주 확률이 32.2%(n=277)로 가장 높았고 NME의 5.7%(n=6803)보다 5배 넘는 차이가 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백신의 경우 1상 완주 확률은 9.7%(n=312), 심사신청의 허가 성공(심사-LOA)은 100%에 달했다.  



의약품 후보물질의 치료적 접근방식(모달리티) 분석에서는 '키메라 항원 수용체 T세포(CAR-T)' 항암제의 임상 2상 개발이 다른 모달리티와 비교했을 때 성공 확률이 가장 높았다.  임상 2상은 후보물질의 개념증명(PoC)을 인간 피험자에게 의도적으로 시험하는 첫 번째 단계다.  모든 적응증의 2상 평균 성공률은 28.9%로 개발 4단계 중에서 가장 저조했다.  CAR-T의 2상 이행 성공률은 58.8%로 모든 적응증(28.9%)과 종양질환(24.6%)보다 각각 2배 이상 높았다.  



CAR-T의 1상 완주(1상-LOA) 가능성은 17.3%(n=67)로 모든 적응증 평균 7.9%보다 2배 이상, 종양질환 5.3%보다 3배 이상 높았다.  심사신청의 허가 가능성(심사-LOA)에서 CAR-T는 4건의 BLA 모두 허가로 귀결되면서 100% 성공을 기록했다.  국내에서도 지난 5일 식약처가 노바티스의 CAR-T 항암제 '티사젠렉류셀(브랜드명 킴리아)'를 제1호 첨단바이오의약품으로 허가했다.

RNA간섭(RNAi) 모달리티에 대한 연구계의 진보성과 혁신성 추구는 CAR-T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1상 완주 확률(13.5%, n=87)이라는 결과에 반영됐다.  2018년 처음으로 FDA 허가를 획득한 siRNA·RNAi 신약은 2020년 말 기준 총 3건의 허가를 성공적으로 받았다.  또한 단클론항체(mAb), 항체·약물접합(ADC), 유전자 치료제도 1상부터 허가까지 완주하는 확률이 모두 10.0%를 상회했다.

이처럼 혁신 신약 후보물질의 모달리티와 이를 뒷받침하는 과학이 점점 고도화되면서 연구개발 성공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예로 지난 10년간 제약바이오 산업의 임상 파이프라인에서 혁신적 생물학적제제가 차지하는 비중은 25%에서 40%로 늘어났다.  하지만 저분자화합물의 임상 개발은 아직까지 높은 편으로 총 1만2728건의 이행 중 57%(n=7171)를 차지했고 1상 완주(1상-LOA) 확률은 모든 적응증 평균(7.9%)보다 낮은 7.5%에 그쳤다.

보고서는 "저분자화합물 등의 시장 성숙도(market maturity)는 임상 개발 파이프라인 축소로 이어지는 주된 요인"이며 "경쟁 지형을 고려한 투자 집행과 파이프라인 재정비로 인해 임상 개발에서 더 많은 보류, 유예, 중단과 같은 이행 사례가 나타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덧붙여 "CAR-T 및 RNAi 분야에서도 '패스트 팔로워' 경쟁사가 미충족 치료 기회를 발 빠르게 타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CAR-T와 RNAi 모달리티가 최근까지 보여준 성공 모멘텀의 유지 여부가 관건이다"라고 보고서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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