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기술 창업이 겪는 불투명한 현재와 미래 '트윈데믹'

개인 창업계획 2017년 18.1% vs 2019년 13.2%...4.9%P 추락

기사입력 2021-02-23 15:47     최종수정 2021-02-23 19:52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국내 기술기반 창업 활동의 현주소가 녹록치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계형 창업 비중이 여전히 높은 가운데 기술기반 창업이 증가하고는 있지만 모바일, 정보통신기술(ICT) 등 특정 업종으로 편중되고 있다.  인허가 규제, 기업의 불공정 거래 관행 등의 시장진입장벽도 기술기반 창업을 회피하는 원인으로 꼽혔다.  기업의 성장을 위해서는 액셀러레이터 등의 지원조직 역할도 중요하지만 규모나 전문성에서 미국 등 선도국가들에 비해 부족함이 드러나면서 기술기반 창업의 탄생과 성장을 저해하고 있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이 최근 발표한 '한국의 혁신창업생태계 대시보드' 연구 보고서는 국내 혁신창업생태계의 포괄적이고 다면적인 현주소를 파악하기 위해 △기업가/창업 △기업 △자금 △지원조직 △기술/지식 인프라 △정책/규제 △교육 △문화/인식 △기업가적 다양성 △글로벌화 등 10개 부문에서 세부적인 분석·진단 작업을 진행했다.  

작업 결과를 토대로 혁신창업생태계 각 부문의 가장 중요하게 다뤄지는 이슈를 발굴하고 해당 분야의 산·학·연·지원조직 등 전문가 대상의 인터뷰 및 설문조사를 통해 그 근본원인과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목적으로 해당 연구가 수행됐다.


기업가/창업 부문

개인 차원의 기업가 정신 수준은 2019년 기준 100점 만점에 46.7점으로 지난 2016년 50.2점에서 3.5점 감소했다.  세부적으로 기업가적 지향성은 43.8점, 기업가적 역량은 43.8점으로 지향성과 역량 모두 50점 미만이었다.  창업기업 수는 2020년 3분기 기준으로 법인 3만90개, 개인 31만3038개로 서비스업이 법인창업 74%와 개인창업 89%을 차지했다.  기술기반업종 창업기업 수는 법인과 개인 포함 2019년 기준으로 22만607개였다.  창업동기에 있어 기회형 창업의 비중은 2019년 74.3%로 생계형·필요형보다 높았다.  국내 개인의 창업계획 비중도 2017년 18.1%에서 2019년 13.2%로 4.9%P 추락했다.

기업가 정신 수준은 기업가적 지향성이나 역량과 같은 내재적 요인보다는 기업가적 태도나 인식과 같은 실천적 특성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사태에도 2020년 1분기에 최근 3년 중 가장 활발한 창업 활동을 보이면서 이러한 실천적 특성을 반영했다.  법인창업과 기술기반업종 창업의 활성화에 따른 창업의 질적 성과도 증가하고 그 배경으로는 기회형 창업의 비중이 증가하는 것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다만 창업의향에서 창업을 계획하는 사람의 비중이 낮고 특히 창업을 장기적이고 막연한 계획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부문

국내 창업기업 생존율의 경우 2017년 기준의 1년 생존율은 65.0%, 5년 생존율은 29.2%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 등 선진국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다.  신생기업 종사자수는 2018년 136만6000명으로 기업당 평균은 2014년 1.60명에서 2017년 1.45명으로 감소했다.  산업별로 정보통신업, 과학기술 서비스업에서 기업당 종사자 수가 많았다.  고성장기업(가젤)의 수는 2018년 4437개로 전년 대비 221개 감소했다.  벤처기업 인증수는 2020년 2월 기준 3만7256개로 최근 증가율은 정체 양상을 띄고 있다.  유니콘 기업은 2020년 10월 기준 11개였다.    

창업의 질적 향상과 지원생태계의 고도화 등으로 인해 단기와 장기 기업생존율 모두 완만한 증가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 고용의 경우 신생기업 1개 당 평균 종사자 수의 하락 추세가 나타나면서 지식기반 서비스업 및 1인 창업 활성화와 창업기업의 영세성 등의 명암이 동시에 존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매출 또는 고용 측면에서 20% 이상의 연평균 성장률을 보이는 가젤은 정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유니콘 기업에서는 여행, 패션, 차량공유 등 사업분야가 점차 다양화되고 있다.


자금 부문

국내 벤처캐피탈(VC) 투자규모는 2019년 1608개사에서 총 4조2777억원이었다.  민간기관 조사에 따른 스타트업 투자규모는 4.0~6.7조원 규모에 이르고 있다.  업종별로는 바이오·의료가 25.8%로 가장 많았다.  엔젤투자는 2018년 1061개 기업에서 총 5538억원 규모로 전년대비 각각 56.5%, 71.2% 증가했다.  이 중 개인 직접투자는 4207억원으로 76.0%를 차지했다.  2020년 11월 기준 개인엔젤의 수는 2만3655명이며 이 중 전문엔젤 투자자로 등록된 인원은 170명이었다.  크라우드펀딩은 전체적으로 2019년 3100억원, 2020년 1조1000억원 규모를 형성했다.  스타트업의 인수합병 활동은 지난 2019년 총 43건으로 2017년 29건보다 크게 증가했다.   

VC와 엔젤투자 모두 투자금액과 피투자업체 수에서 매년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창업 초기기업의 소액 민간투자 활성화 기조에 따라 엔젤투자의 성장세가 돋보였다.  분야별로는 바이오, ICT 분야의 벤처투자 성장세가 높았다.  크라우드펀딩은 증권형의 경우 주주관리 등 스타트업의 높은 행정부담이, 리워드형의 경우 제품 불만족 및 사기 등 부정적 이슈가 걸림돌로 부각됐다.  투자회수(exit) 시장은 기술성 특례상장 제도 등의 도입으로 최근 선도 스타트업의 거래소 상장이 활성화되는 추세다.  대규모 투자유치 실적을 보유한 선도 스타트업이 관련 기술과 솔루션 스타트업 등을 인수합병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지원조직 부문

액셀러레이터(AC, 창업기획자)는 2017년 53개에서 2020년 308개로 크게 증가했다.  AC 유형으로는 지주회사가 216개로 70.2%를 차지했다.  전국의 창업보육센터는 2020년 11월 기준 259개, 입주기업은 6322개였다.  이 중 창업 3년차 이내가 전체의 53.4%를 차지했다.  전국 공유오피스는 2020년 4월 602개로 71.3%(429개)가 서울에 집중됐다.  기업벤처(CV)는 2019년 총 247개로 이 중 사내벤처가 94개, 외부기업벤처가 110개로 외부기업벤처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 중심의 창업보육센터의 설립은 정체되고 있는 반면 AC는 증가하고 있다.  정부의 AC 등록제도 도입과 정부 창업지원 정책의 공식적인 전담조직으로서 AC의 가치가 부각되면서 주식회사, 비영리법인, 창업투자 회사 등 다양한 공공 및 민간 창업지원 조직의 AC 등록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공유오피스도 많이 생겨나고 있지만 공유오피스 시장의 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대규모 브랜드 조직, 서울 강남지역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중화 경향이 뚜렷했다.  기업벤처 활동의 경우 사내벤처보다는 외부기업벤처나 기업벤처캐피탈 투자(CVC) 중심으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기술/지식 인프라 부문

대학, 연구소 등 공공연구기관의 신규 기술이전 계약은 2018년 8105건으로 전년대비 8.4% 증가했다.  기술이전 수입에서 연구소와 대학이 차지하는 비중이 2014년 64.0% 대 36.0%에서 2018년 58.5% 대 41.5%로 격차가 줄었다.  연구개발특구 내 연구소기업은 2020년 8월 1001개로 대덕특구가 전체 34.8%(348개)를 차지했다.  공공연구기관의 개발기술을 기반으로 한 신규 창업기업은 2018년 287개, 사업활동 기업 수는 1398개였다.  기업부설연구소는 2020년 9월 기준 4만2517개, 연구개발전담조직은 3만550개로 전담연구요원 수는 각각 35만4437명, 4만2451명이었다.      

공공기술이전 건수는 연구소보다는 대학의 기술이전 활성화로 최근 정점에 다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기술이전보다 확대된 개념인 기술출자 기반의 연구소기업의 경우 매년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연구소기업은 일반기업에 비해 생존율 및 매출성과 등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나 새로운 공공기술 기반 창업모델로 주목 받고 있다.  반면 공공기술 기반 연구자의 직접창업의 경우 2017년 최고치를 기록하고 하락 추세에 있다.  기업의 기술혁신역량은 연구조직 보유 비중에 비추어 여전히 낮은 수준이나 점진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정책/규제 부문

정부의 창업지원 사업 예산은 2020년 초 기준으로 정부의 16개 부처의 90개 사업에서 총 1조 4517억원에 달했다.  부처별로는 중기부가 전체 86.9%를 차지했다.  중소기업 정책자금은 2020년 4조5900억원, 신용보증 지원은 2019년 기준 88조3000억원 규모에 달했다.  모태펀드는 2020년 3월 기준 누적 조성금액 5조6300억원, 출자펀드 798개, 출자펀드 투자금액 19조5000억원, 출자펀드 투자기업 6383개를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2019년 기준 ICT 서비스(26.4%)와 바이오·의료(25.0%) 분야 기업의 신규투자 비중이 가장 높았다.  창업 및 사업규제 분야에서 한국은 2020년 세계은행 사업규제 지수 순위에서 84.0점으로 5위에 올랐다.

정부의 창업지원 예산규모와 사업 수는 계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부처별로는 중기부와 지원유형별로는 사업화의 지원비중이 가장 높고 최근에는 범부처 차원의 창업지원 정책 통합 노력이 증대되고 있다.  정책자금의 경우 4조원 중반대를 유지하고 있고 목적별로는 창업 자체보다는 창업기업의 성장(스케일업) 중심의 지원확대 경향이 뚜렷하다.  벤처투자 시장의 핵심 자금인 모태펀드 조성규모는 2020년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지만 관련 투자금액은 2019년 정점을 찍고 이후 성장세가 지속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교육 부문

기업가정신 또는 창업교육 경험을 가진 개인은 2019년 기준 전체 8.3% 수준으로 최근 3년 간 큰 변화가 없었다.  대학 정규 교육과정의 창업강좌는 2018년 1만3905개로 전년 대비 17.6% 증가, 이수학생은 44만7263명으로 9.1% 증가했다.  대학발 창업을 학생과 교원으로 구분했을 때 학생창업과 교원창업 2018년 기준 각각 1534개, 250개였다. 

기업가정신 및 창업교육의 대중화 수준은 아직 낮은 편으로 나타났다.  대학 중심으로 창업교육 프로그램의 공급은 크게 늘어났고 이수학생 비율도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으나 창업 실전교육 보다는 이론형 교육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는 것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창업대중화 바람은 대학 내 다양한 창업친화 학사제도를 탄생시켰으나 아직 해당 제도를 활용하는 학생들의 비중은 극히 제한적인 것으로 분석됐다.


문화/인식 부문

개인에 대한 기업가적 기회인식은 2019년 기준 42.9%로 전년대비 2.8%P 감소, 역량인식은 2.0%P 증가한 51.7%로 나타났다.  창업가의 사회적 지위에 대한 인식 수준은 2018년 70.0%로 경력인식 수준인 53.0%보다 높게 나타났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2015~2018년까지 30%대를 유지하다가 2019년 10% 미만으로 낮아졌다.  전반적인 생태계 인식에서 2019년 창업자 집단은 73.4점으로 긍정 평가했다.  

기업가적 기회 및 기업가적 역량에 대한 인식 수준에서 역량 인식은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는 반면 기회 인식은 연도별 편차가 큰 편으로 드러났다.   창업가에 대한 경력인식 및 지위인식은 지속적인 상승추세를 보이면서 기회와 역량에 대한 개인적 인식보다 경력과 지위와 같은 사회적 인식 수준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창업에 대한 실질적인 계획보다 간접적인 인식 수준이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지속적으로 낮아지는 등 생태계 전반에 대한 인식수준은 높아지고 있고 스타트업 경영자 및 재직자, 스타트업 분야 전문가와 같은 생태계 종사자 그룹에서 더 우호적으로 나타났다.


기업가적 다양성 부문

여성의 기업가정신 수준은 46.0점으로 남성의 47.5점보다 낮았고 실제 여성의 창업활동도 2019년 4분기 기준 15만9096개로 남성의 18만603개에 비해 적었다.  40세 미만 청년의 기업가정신 수준은 48.3점, 40세 이상 중장년은 45.8점으로 나타났다.  창업활동에 있어서는 2019년 4분기 기준 청년 11만5324개, 중장년 22만4207개였다.  비수도권의 기업가정신 수준은 45.1점으로 수도권 50.6점보다 낮았다.  소셜벤처는 2019년 8월 998개, 사회적기업은 2020년 5월 2518개였다.

여성의 기업가정신 및 창업 수준에서 남성과의 격차가 존재했다.  하지만 창업의 실천적 특성요인 및 기회형 창업비중에 있어서 여성은 남성에 비해 더 높은 수준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과 중장년을 비교했을 때 청년의 기업가정신 수준이 중장년에 비해 높았으나 실제 창업은 중장년 그룹이 청년보다 활발하게 이뤄졌다.  소셜벤처, 사회적기업과 같은 전통적 영리기업 외 새로운 창업모델은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특히 취약계층 중심의 고용창출에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화 부문

해외진출 경험을 가진 기업은 2019년 기준 전체의 2.2% 수준으로 해외수출(2.09%)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국내 외국인창업에 대한 공식적인 통계는 없으나 기업투자(D-8)와 무역경영(D-9)을 목적으로 사증을 발급받아 한국에 체류 중인 외국인의 수는 2019년 기준 총 8261명으로 조사됐다. 

'아웃바운드(outbound)' 개념의 해외 진출 창업기업의 비중은 매우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으나 점진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다만 상당수 기업이 현지 파트너와의 협력 및 제휴나 법인 설립 등의 적극적인 진출 노력보다는 수출과 같은 간접적인 활동에 머무르고 있다.  '인바운드(inbound)' 개념의 외국인 국내 창업 관련 통계는 공식적 집계가 없지만 간접적 확인으로 그 비중이 감소추세에 있다. 

보고서는 "창업활동의 양적 성장 기조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창업활동에 있어서의 다양성과 대중성이 요구된다"며 "획일화된 사업모델로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 뛰어들기보다는 기술혁신에 기반한 차별화된 사업모델을 가지고 다양한 신산업·신시장 영역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전했다.  

덧붙여 창업의 질적 성장을 위해서는 "우수 창업 인재의 기준은 각기 다를 수 있으나 일반적으로 기술기반 창업 성공을 위해서는 보다 많은 경험과 연륜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면서 "창업실패에 대한 부담을 낮추기 위해 사회적 안전망과 함께 사업 아이디어의 개념검증, 시장검증, 고객검증 등 기술기반 창업의 성공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효과적인 정책지원이 필요하다"고 보고서는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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