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9억 혈세 쏟은 치매전문병동, 84%가 인력 충족 못해

강선우 의원, "관련 기준 정비 및 치매관리법 개정 대책 마련해야"

기사입력 2020-10-22 09:25     최종수정 2020-10-22 09:27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치매국가책임제’가 대선공약으로 제시된 지 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전국의 공립요양병원에 설치한 치매전문병동이 최소 인력 기준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비·지방비를 합쳐 약 739억 원의 예산을 쏟아 시설 인프라를 확대했음에도 불구하고, 전문 인력 부족으로 제대로 된 치료와 돌봄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회 전문기자협의회 제공▲ 국회 전문기자협의회 제공
22일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의원이 보건복지부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올해 9월 기준으로 전국공립요양병원에 설치된 치매전문병동 49곳 가운데 운영인력 기준을 충족한 곳은 단 8곳(16.3%)뿐이었다. 

실제로 치매전문병동 15곳(30.6%)에는 치매 관련 전문의가 단 1명도 없는 상황이다.

이처럼 전문의 없는 요양병원에 입원한 치매환자 수만 1,536명에 이른다. 충북 단양군립노인요양병원은 전문의·작업치료사·임상심리사·정신건강사회복지사 없이 간호인력 11명으로, 전남 공립무안군노인전문요양병원도 간호인력 8명만으로 치매전문병동을 운영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인력기준에 미달한 기관으로부터 채용 계획서를 받고 있지만, 인력 확보 예정시기를 1∼2년 뒤로 적어내는 등 사실상 무용지물이다.

치매관리법 시행규칙이 정하는 ‘치매안심병원 인력 기준’에 따르면 치매 치료에 필요한 신경과·신경외과·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중 1명 이상을 두도록 정하고 있다.

간호사도 치매 환자만 전담으로 맡아 24시간 운영하는 체계를 갖추는 등 병동 규모에 맞게 적정 인력을 확보해야 한다. 치매 환자 전담 작업치료사와 임상심리사 등도 1명씩 둬야 한다.

기준 자체가 부실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치매 관련 전문의 인력 기준을 병동 규모와 관계없이 ‘1명 이상’으로 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병상수 현황에 따르면 치매 환자 130여 명을 의사 한 명이 돌봐야 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일본은 치매전문병동의 인력 기준을 ‘치매 환자 100명당 의사 3명’ 등 보다 구체적으로 정하고 있다.

강선우 의원은 “병동 설치와 장비 구입에 필요한 지원만 이뤄지고 있는 탓에 인건비 부담으로 가장 중요한 인력확충은 요양병원에서 손을 놓고 있는 상태”라며, “인력 내실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관련 기준을 정비하고 치매관리법 개정으로 이를 지원하기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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