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암 1차 치료서 ‘반응률’ 중요한 이유? ‘동기부여’ 때문”

백승운 회장 “부작용으로 힘들어도 치료 지속할 수 있는 힘 돼”

기사입력 2020-10-20 06:00     최종수정 2020-11-11 15:54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한국은 세계적으로 간세포암(이하 간암, Hepatocellular Carcinoma)으로 인한 사망률이 가장 높은 국가로 꼽힌다. 또한 간암은 주 생산활동층인 40세 이후부터 발생률이 급격히 증가해 사회경제적 부담이 큰 질환으로도 꼽힌다.

뿐만 아니라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증상이 뚜렷해졌을 때는 이미 진행된 단계인 경우가 많다. 이에 간암은 첫 치료부터 효과가 빠르고 강력한 약제를 사용하는 것이 이후 치료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시각이 늘고 있다.

약업신문은 10월 20일 ‘간의 날(Liver day)’을 맞아 대한간학회 백승운 회장(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을 만나 간 질환의 최종 단계인 간암의 올바른 치료 정보와 최신 지견에 대해 들어봤다.


- 10월 20일은 ‘간의 날’이다. 간의 날의 취지와 의미는 무엇인가? 또 학회 차원에서 간 질환을 알리기 위해 어떤 활동들을 하고 계신가?

‘간의 날’이 올해로 21회를 맞이했다. 올해는 여러 특수한 상황 때문에 비대면으로 다양한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특히 간염은 간경화, 간암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조기에 알아채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질환이었다. 다행히 점차 다양한 치료제가 등장하면서 간 질환의 예방뿐만 아니라 치료에까지 초점을 맞춘 행사들이 오늘날 진행되고 있다. 작년까지만 해도 공개강좌 등을 통해 간 질환에 대한 국민 인식을 높이는 작업을 많이 할 수 있었는데, 올해는 코로나 사태로 인해 대부분 언택트로 진행되어 아쉬운 면이 있다. 매년 간의 날 기념식, 공개강좌 등을 통해 학회 차원에서 간 질환의 위험성과 치료 정보에 대한 국민 인식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알아주셨으면 한다.


-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간암의 발생 및 사망률이 높았던 이유는 무엇인가?

B형 간염 때문이다. B형 간염은 국내에서 발병률이 높은 질환 중 하나이며, 간염은 간암의 가장 주요한 원인이다. B형 간염을 비롯, C형 간염까지 예방한다면 간암의 대부분을 예방할 수 있다. 그러나 예전에는 그러한 방법이 없어 간염 보균자인 산모의 아이는 대부분 간염에 감염이 됐다. 부모로부터 질환이 감염되었음을 알아도 치료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 또한 상당 수 환자가 내원을 하고 나서야 ‘간암’임을 알게 되었기 때문에, 교육을 통해 간 질환을 최대한 빨리 발견하고 적극적으로 치료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최근엔 임신 중에도 태아의 간염을 예방할 수 있음은 물론, 진행성 단계에서 간암을 발견해도 치료할 수 있는 다양한 약제들이 나와 있어 상황이 좋아졌다.


- 과거와 비교했을 때 최근 간암 치료 성적과 환경은 어떻게 변화했는가?

간암에는 약 10년 동안 한 가지 치료제만 존재했다. 작년에 렌비마(성분명: 렌바티닙)라는 치료제를 시작으로 최근엔 티쎈트릭(성분명: 아테졸리주맙)이라는 면역관문억제제와 아바스틴(성분명: 베바시주맙) 조합의 병용요법도 1차 치료에 승인되는 등 다양한 치료제들이 계속 등장하고 있어 고무적이다. 덕분에 이 약제들을 사용할 수 있는 ‘진행성 간암’의 치료성적도 올라가고 있다. 1980년 대 초만 해도 간암이 진단되면 생존기간이 단 3개월에 불과했다. 지금 간암 5년 생존율이 35%까지 높아졌다. 다학제 진료와 개인맞춤화 진료를 통해 집중 치료하면 생존율이 50% 대까지 올라가는 경우도 있다. 간암 조기발견 기술이 좋아진 것과, 초기 및 진행 단계의 간암 치료 전략이 많이 발전한 것도 이러한 변화의 요인으로 보고 있다.


- 간암은 늦게 발견된다는 특성 때문인지 1차에서부터 충분한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는 치료제를 선택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간암 1차 치료제 선택 시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

간암 치료제 선택 시 고려하는 부분 중 하나는 환자의 ‘간 기능’ 이다. 1차 치료 시 간 기능이 심하게 저하된다면 다음 치료가 불가능해 질 수도 있다. 종양이 진행되어 간 기능이 저하되기도 하지만 치료제 독성 때문에 간 기능이 악화되기도 한다. 반복된 치료가 간 기능을 해치기도 하기 때문에 치료 시 유의해야 하며, 치료효과가 좋아도 환자의 간 기능을 해친다면 해당 약제를 선뜻 선택하기 어려워진다. 간 기능과 치료효과의 균형을 고려해 치료제를 선택해야 한다.

다음으로 경제적인 부분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넥사바(성분명: 소라페닙), 스티바가(성분명: 레고라페닙)가 각각 간암 1, 2차에 연속으로 보험이 적용되어 있어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치료를 진행했는데 반응이 없거나 실패했을 경우 환자의 상실감 역시 이루 말할 수 없다. 이러한 이유로 반응률이 높은 치료제도 1차 옵션으로 고려 대상이 되고 있다. 예를 들어 렌비마는 1차 치료제로서 반응률이 높은 것이 장점인 치료제다. 반응률이 낮으면 치료를 하더라도 질환이 안정상태(stable disease)에서 멈출 수 있다. 약제 반응이 좋다면 경제적 문제를 뛰어넘어 선택하는 환자도 있어 이러한 1차 치료제도 환자들께 소개해 드리고 있다. 면역관문억제제 단독 요법이나 병용요법 등은 부작용이 적어 환자 순응도가 높다는 점에서 소개해 드리기도 한다.


- 1차 치료에서 ‘반응률’이 좋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치료제의 높은 반응률이 주는 긍정적 영향에는 무엇이 있는가?

‘반응률’이 좋은 약제를 선택해야 하는 이유는 환자에게 ‘동기부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개는 간암 치료를 시작하면 약 8주 후 약제에 대한 첫 반응 평가를 한다. 그때 환자와 같이 결과를 봤을 때 종양의 크기가 줄었다면 약제의 부작용 때문에 환자가 힘들었어도 치료를 지속할 수 있는 힘이 된다. 반응률이 낮은 약제로 치료했을 때는 종양이 그대로거나 조금 커진 상태로 발견될 수도 있는데 이럴 때 환자의 치료 의지도 저하된다.

환자가 부작용을 감내하고 치료를 지속했을 때, 생존기간에도 긍정적이 영향이 있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환자가 치료를 지속할 수 있게 하는데 높은 반응률이 긍정적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본다. 손발피부증후군(HFSR, Hand foot skin reaction)과 같이 표적항암제(TKI, Tyrosine Kinase Inhibitor) 치료 시 흔히 겪는 부작용도 환자들에게 고통스럽지만 치료 후 3개월 정도 지나면 대부분 호전되기 때문에 환자분들께 견뎌내라고 말씀 드리고 싶다. 렌비마의 경우 이 손발피부증후군 발생이 타 TKI 제제들보다는 덜한 편으로 알려져 있다.


- 현재 상황에 비추어 볼 때, 앞으로 간암 치료현장에 어떤 변화가 예상되는가?

간 기능 보호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간 기능 저하 위험이 높은 TACE(간암 화학색전술, transarterial chemoembolization)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줄어드는 추세다. 간암의 감시검사(surveillance test) 기술이 좋아지면서 조기에 암을 발견하는 환자가 늘어난 것도 한 몫 하겠지만, TACE 불응성(TACE Refractory)이라는 개념이 최근 도입된 것도 영향이 있다. TACE 불응성 환자는 TACE를 반복하기보다, 간 기능이 더 악화되기 전에 다음 단계의 치료로 넘어가야 한다는 치료 전략이 생겨났다. 효과가 없음에도 색전술을 반복해 환자의 간 기능이 훼손되면 전신치료(TKI)도 사용할 수 없는 상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간암 치료전략은 환자의 간 기능을 보존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면역관문억제제도 향후 큰 역할을 하게 될 수 있다. 최근에는 면역관문억제제를 사용한 다양한 병용요법이 등장하고 있다. 서로 다른 기전의 치료제를 병합해서 치료 반응률을 높이는 전략이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면역관문억제제는 간 이식 수술을 한 환자나 자가 면역 질환이 있는 환자에게 적극적으로 쓰기는 어려워, 이러한 환자들에게는 여전히 TKI가 주요한 옵션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 대학간학회 회장으로서 간암 치료 개선을 위한 포부나 간암 치료 관련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간암은 다른 암종과 달리 선행 간질환이 있어 발생하는 질환이다. 선행 간질환이 있는 분이라면 반드시 감시검사를 해야 간암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다. 조기에 발견하지 못하더라도 다양한 치료제가 등장하고 있어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다. 또한 간암은 다른 장기의 암종과 달리 전문가들이 많다. 다학제적 접근과 개인별 맞춤 치료를 통해 생존율을 많이 높일 수 있으니 진행성 간암을 진단받더라도 희망을 버리지 말라고 전하고 싶다.
올해 코로나 사태로 인해 대국민 교육에는 조금 아쉬움이 있었지만 학문교류 측면에서는 학회활동에 큰 차질이 없었다. 온라인을 통해 학회도 성공적으로 마쳤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학술적 교류와 간 질환 관련 교육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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