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산부에게 금기 약물이었던 ARBs 제제 ‘이베사르탄’이 실제로는 태아에게 미치는 독성이 낮아 임신성 고혈압 약물로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타났다.
일본 케이오대학 토모히로 니시무라(Tomohiro Nishimura) 교수는 16일 호암교수회관에서 열린 2020 한국응용약물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임신성 고혈압에서 부작용 없이 효과를 나타낸 몇 가지 약물의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임신성 고혈압(Hypertension disorder of pregnancy)은 임신 20주 이후 수축기 혈압이 140mmHg 이상 또는 확장기 혈압이 90mmHg 이상이고 단백뇨를 동반하지 않는 경우로, 분만 후 12주 이내에 정상 혈압이 되는 경우를 말한다.
이는 산모의 혈관 내피세포를 활성화시키거나 기능장애를 초래해 혈관 수축, 모세혈관의 누출에 의한 전신부종, 단백뇨, 혈액농축 등의 전신반응이 나타나게 되고, 범발성 혈관 내 응고 장애 및 다발성 기관장애도 일으킬 수 있다.
토모히로 교수는 “임신성 고혈압은 임산부에게 흔하게 나타나는 질병 중 하나이지만 약물 사용이 태아 사망률을 높일 수 있어 대부분의 항고혈압제의 사용이 금지돼 있다”며 “최근 논문 연구 중 임산부에게 금지된 약물임에도 불구하고 큰 부작용 없이 임신성고혈압을 치료할 수 있다는 몇 가지 기존 약물이 확인됐다”고 언급했다.
현재 임신성 고혈압 치료로 사용되는 주 약물은 저용량의 아스피린, 스타틴 계열의 고지혈증약 프라바스타틴, PDE5 억제제 타다라필이다.
반면 안지오텐신2 수용체 차단제(ARBs)는 임산부에게는 양수과소증을 일으킬 수 있어 금지돼 있다. 하지만 실상 ARBs와 태아에게 미치는 부작용은 비교하기 힘들다는 것이 그의 의견이다.
이에 토모히로 교수 연구팀은 FDA-AERS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해 ARBs 약물 중 올메살탄, 칸데사르탄, 로자탄, 텔미살탄, 아질살탄, 이베사탄을 HDP 쥐 대상으로 약리학적 효과, 독성, 태아 전이 등의 발생을 비교했다.
그 결과, 올메사르탄과 이베사르탄은 양수과소증 유발 빈도가 가장 높게 혹은 가장 낮게 나타나면서 25차례의 상이한 연구결과를 내보였다.
임신일 18.5일된 쥐에서 이베사르탄 치료군은 격리된 태반과 태아의 무게는 개선됐지만 올메사르탄 치료군은 거의 변화가 없었다.
또한 태아에게로의 약물 전달은 이베사르탄이 올메사르탄보다 훨씬 적었다. 이는 OATP2B1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토모히로 교수는 “OATP2B1은 태반융모의 표면을 뒤덮는 영양막상피 외층의 세포층인 합포체영양막에서 발현되는 태아단장막 전구체로, 이는 올메사르탄 약물 전달을 이동시키지 못하지만 이베사르탄은 이동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통해 태아로의 약물 전이가 제한된 이베사르탄은 독성이 낮아지기 때문에 태아의 성장을 개선시킬 수 있었다”며 “향후 이베사르탄도 HDP를 완화할 약물 후보로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