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바이러스를 막기 위해 백신 개발에 있어서도 신속성과 안전성 모두를 잡기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이 나타나고 있다.
연세대학교 성백린 교수는 14일 온라인으로 개최된 오송바이오엑설런스(bioexcellence)에서 ‘코로나-19 이후 백신 플랫폼 패러다임 변화’를 주제로 백신 개발에 있어 국내외 변화의 동향에 대해 발표했다.
성 교수는 “현재 코로나-19 백신 개발 고려사항에 있어 가장 중요한 사항은 안전성, 효능 그리고 신속성이다. 바이러스의 확산 속도를 잡으면서도 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안전성도 놓치면 안 된다”며 “심지어 코로나-19 경우 평가 기준도 없고 플랫폼도 명확하지 않은 채 개발을 이어나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지금 모두가 코로나-19에 매달리고 있지만 실상 코로나-19도 앞으로 올 팬데믹 중 하나이고 향후 더 큰 팬데믹이 나타날 지도 모르는 일”이라며 “이를 대비하기 위해 국가마다 새로운 백신 개발 기술을 찾아내기 위한 장기 프로젝트를 실시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렇다면 코로나-19를 맞이한 상황에서 백신의 패러티임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을까.
우선 백신의 패러다임은 ‘분리(Isolate)-불활화(inactivation)-투약(injection)’으로 구분할 수 있다. 기존에는 RNA, DNA 등을 통한 분리, 독성 화학물질을 이용한 불활화 과정을 거쳐 근육주사로 백신이 투여됐다.
성 교수는 “분리는 이제 VLP(Virus Like Particle), DNA, RNA 백신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VLP는 나노입자로 개발이 가능하고 기존 계란 사용 백신 개발은 6개월이 소요되는데 반해 이는 1달 정도로 단축시킬 수 있다”며 “또 나노입자는 항원의 안전성과 면역원성을 높여 오래 지속되는 항체 반응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VLP란 바이러스 유사입자라고도 불리며 바이러스의 외피(capsid)나 피막단백질(envelop protein)과 같이 동물의 면역계가 외래 항원결정기(foreign epitope)로 인식하는 바이러스 구조단백질을 말한다.
불활화 단계에서는 ‘그린 뉴딜(green new deal)’을 적용하고 있다. 기존 독성 화학물질이 아닌 식물성 화학물질인 파이토케미컬(phytochemical)을 이용하려는 움직임이다.
그는 “이전 사용된 포르말린, 베타프로비오락톤과 같은 화학물질은 효능을 감소시키고 부작용도 많았다”며 “식물성 물질을 이용한 일명 ‘그린 백신’으로 개발하면 면역 증강기능, 항결합활성도 증가할뿐더러 안전성의 원인이었던 TH2가 TH1으로 변환하면서 면역 리프로그래밍(reprogramming)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투약에서는 침습적이었던 주사를 넘어 마이크로니들, 구강, 비말 투여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성 교수는 “이제는 비침습적 전달이 매우 중요해지고 있다. 이는 코로나 시대 이전부터 개발돼오던 사항이다. 안전성을 높이 돼 편리성도 놓칠 수 없는 것이 니즈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더불어 그는 “겨울이 오면서 ‘트윈데믹’을 대비해야 한다. 이는 독감과 코로나-19가 동시에 감염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어 이를 모두 아우를 수 있는 범용 백신 개발도 이슈가 되고 있는 것”이라며 “향후 5~10년 사이에는 하나의 백신으로 여러 감염병을 막을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에 몰두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