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 천식, ‘생물학적 제제’로 새로운 치료 기회 생겨”

김세훈 교수 “낮은 이상 반응과 높은 효과로 맞춤 치료 기대”

기사입력 2020-09-28 06:00     최종수정 2020-09-28 12:40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중증 천식(severe asthma)은 4단계 또는 5단계에 해당하는 치료가 필요하거나, 4-5단계 치료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잘 조절되지 않는 경우를 말한다. 단 치료가 어려운 천식 환자와는 구분된다. 이들 집단에는 치료 순응도가 떨어지는 환자 등이 포함돼 있고, 중증 천식 환자는 환자들이 치료에 잘 순응함에도 증상이 심각해 약제로도 잘 조절되지 않는 환자를 말한다.

중증 천식 유병률은 국가별로 중증 천식의 정의 방법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최근 GINA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4-5단계 치료로도 조절이 어려운 환자가 전체 천식 환자의 약 17%에 해당하고, 중증 천식 환자는 전체 천식 환자의 약 3.6%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유병률은 증가 추세로, 2002년 3.5%에서 2015년 6.1%로 집계됐다.


분당서울대병원 알레르기내과 김세훈 교수는 “중증 천식 환자들은 경증 천식과는 증상조절 차가 크기 때문에 삶의 질이 완전히 다르다. 중증 천식 환자들이 겪는 대표적인 문제는 증상의 악화가 잦아 약제의 요구량이 많고, 전신 스테로이드를 쓸 일이 많다는 점”이라고 말한다.

천식에는 보통 고용량의 흡입 스테로이드를 처방하는데, 간혹 흡입 스테로이드제가 잘 듣지 않아서 경구용 스테로이드제의 처방이 필요하거나 평상시에도 전신 스테로이드를 사용해야 하는 환자들도 있다는 것. 또 평소 흡입 스테로이드를 쓰던 경우라도 급성으로 심한 천식 악화가 발생하면 전신 스테로이드를 사용해야 한다.

김 교수는 “이 때 스테로이드를 저용량이더라도 장기간 사용하게 되면 이상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대표적으로 면역력이 떨어져 감염에 취약해지거나 혈당과 혈압이 상승할 수 있고, 중년 이상의 여성인 경우 골다공증의 위험이 훨씬 높아진다. 이 외에도 백내장, 녹내장, 여드름, 피부 약해짐 등의 피부 이상 반응이 생길 수 있으며, 소아에서는 성장 지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중증 천식 환자는 잦은 증상의 악화와 낮은 폐기능으로 인해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진다. 평상시에도 숨이 차고, 잦은 악화로 인해 정신적으로도 고통 받는다. 의료비 부담 또한 경증 천식 환자에 비해 약 8-10배 높은 것으로 파악된 바 있다.

다행히도 최근 중증 천식 분야에서도 기존 표준 치료 요법으로 조절되지 않는 환자들을 위한 생물학적 제제의 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김 교수는 “중증 천식 환자들은 스테로이드 저항성과 스테로이드 의존성을 모두 겪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이전에는 가급적 스테로이드의 용량을 줄이고 추가적인 약제로 면역억제제 등을 사용해왔다. 하지만 면역억제제 역시 전반적인 면역 기능을 저하시켜 감염에 취약해지는 등의 이상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생물학적 제제는 이러한 이상 반응에 대한 우려를 많이 불식시켜 최근에는 처방이 많이 이뤄지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생물학적 제제의 장점은 낮은 이상 반응 우려와 뛰어난 효과다. 생물학적 제제 중 졸레어(성분명: 오말리주맙)의 경우 기존의 면역억제제 대비 이상 반응이 훨씬 적다. 또 생물학적 제제는 맞춤 치료가 가능하기 때문에 적절한 환자에게 약제를 썼을 때 굉장히 드라마틱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언급된 졸레어의 경우, 중증 천식 환자를 위한 생물학적 제제 가운데 최초로 보험 급여를 적용받은 바 있다. 졸레어의 급여로 임상 현장은 어떤 변화를 맞이할까.

김 교수는 “졸레어의 급여 적용은 의료진과 중증 천식 환자 모두에게 반가운 소식이다. 약 3~5%에 달하는 중증 천식의 유병률은 전체 천식의 환자 수나 유병률을 봤을 때 절대 적은 숫자가 아니다. 과거에는 이러한 환자들에게 마땅한 치료제가 없었고, 이후에는 그나마 시도해 볼 수 있는 약제가 나왔음에도 경제적 부담이 커 치료 장벽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암이나 급성 심근경색 등은 경우 당장 치료하지 않으면 사망할 수도 있는 단기 치명률이 높기 때문에 비용이 비싸더라도 환자들이 치료를 결정하는 경우가 많지만, 중증 천식의 경우 만성적으로 앓아온 질환이기 때문에 환자들이 높은 치료비를 지불하는 것에 대해 쉽게 결정하지 못했다. 졸레어의 이번 급여 적용으로 환자들의 비용 부담이 줄면서 새로운 치료를 시도해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졸레어는 치료 효과를 보는 환자에서는 그 반응이 명확하게 나타난다. 중증 천식 환자의 치료에서 중요한 것은 염증을 줄여서 악화를 막는 것이고, 악화를 막으면 증상 개선과 함께 삶의 질도 개선된다. 또 증상이 개선되고 악화가 줄어들면 경구 스테로이드의 사용량도 줄어들게 된다. 다만 졸레어의 폐기능 개선 효과에 대해서는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중증 알레르기성 천식 환자에서 향후 기대되는 약제 계열로 ‘염증의 시작 단계에 있는 물질’을 타깃으로 하는 약제를 언급했다.

김 교수는 “기도 상피세포에서 나오는 면역 유도물질인 TSLP(Thymic stromal lymphopoietin), 인터루킨33(IL-33) 등을 타깃으로 하는 약제가 아직 연구 단계에 있는데, 이를 잘 맞는 환자에게 쓰면 상당한 효과를 보일 것 같다. 이 밖에도 인터루킨4(IL-4) 수용체 계열도 효과가 있을 것 같고, 기도 개형을 정상화시킬 수 있는 치료도 개발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중증 천식 환자 중 상당수는 제2형 염증성 천식에 해당하지 않는데, 이들을 위한 치료법에 대해서도 활발한 연구가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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