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혈모세포 기증, '예산' 없어 기증희망자 매년 이월

이식대기자 5천명…예산 4년째 동결로 이월인원만 4,258명

기사입력 2020-09-17 09:36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조혈모세포 이식대기자가 전국에 5천명이 넘으며 이식대기자들의 평균 대기기간은 5년 2개월로 나타났지만, 기증희망자의 등록은 매년 다음 해로 이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보건복지부·질병관리청이 최혜영 의원실(더불어민주당)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에 조혈모세포 이식을 기다리는 환자는 2016년 3,702명에서 2020년 6월 기준 5,118명으로 2016년 대비 1,416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이식대기자들의 평균 대기기간도 2016년 3년 10개월(1,392일)에서 2020년 6월 기준 5년 2개월(1,907일)로 대폭 증가했다.

반면, 기증을 하고 싶어도 기증을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다수 발생하고 있었다.

최근 5년간 4,258명의 기증희망 등록자들이 다음 해로 등록이 이월되었으며, 매년 10~11월이면 등록이 마감됐다.

다음연도에도 사업을 2월 중순에야 시작함을 고려해 볼 때, 신규 기증희망 등록자는 수개월 간 공백으로 남아있었고 그 피해는 환자들이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는 지적이다.

'조혈모세포'는 우리 몸 안에서 혈액을 만들어내는 세포이며, 우리 몸 혈액에 약 1% 가량 존재한다. 백혈병과 같은 혈액암 환자들은 건강한 혈액을 만들어내지 못해 생명유지가 어렵기 때문에, 타인에게 건강한 조혈모세포를 이식받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조혈모세포의 이식을 위해서는 조혈모세포 기증희망 등록기관에 신청을 한 후 조직적합성항원(HLA) 검사를 위해 혈액검체를 채혈한다. 이후 HLA 일치자 검색 과정을 거쳐 환자와 일치하면 기증이 진행된다.

다만, 환자와 기증자의 조직적합성항원(HLA)이 일치할 확률은 형제자매 사이라도 25%며, 타인의 경우 2만 분의 1 수준이다. 이식을 대기하는 환자들이 수년간 이식수술을 기다려야 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최혜영 의원은 조혈모세포 이식대기자가 계속적으로 많아지는 상황에서 기증을 희망하는 사람들의 등록이 늦어지는 이유는 '예산'이라고 짚었다.

현재 조혈모세포 이식 대기 환자들을 위해 조혈모세포를 기증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기증희망 등록 과정에서 발생하는 검사비와 혈액관리비용은 국가가 부담하고 있지만, 관련 예산은 2016년 26억 6천만원에서 2017년 23억 8천만원으로 감액된 뒤, 4년째 그대로였다.

한정된 예산으로 1년에 기증희망을 할 수 있는 인원을 제한돼 있다보니 등록이월자수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복지부에서는 2019년도 말, 다음연도 예상모집인원 일부를 우선배정(19년 당초인원 x 30%)해 기증희망자가 연중 단절없이 등록, 검사지원이 가능하도록 방안을 마련했다.


하지만 올해 예산으로 등록가능한 인원을 초과한 인원에 대해서는 예산이 부족하다보니 검사비 지급을 검사기관에 해를 넘어 지급하는 문제 등이 나타났다. 이러한 문제는 해를 거듭함에 따라 만성적인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최혜영 의원은 "매년 조혈모세포 이식대기자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예산문제로 기증희망자의 등록 이월이 계속 발생하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며 "복지부도 이를 해결하기 위해 우선배정 제도를 도입했지만 이월자가 발생할 때마다 검사비 지급 지연 등의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관련 예산을 확대해 사업을 원만하게 진행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조혈모세포 이식을 기다리시는 환자분들은 기증희망을 등록해주시는 분들이 늘어날수록, 치료 확률이 높아지므로 희망을 이어가시는 데 큰 힘이 된다"며 "예산 확대를 통해 이식을 기다리는 분들께서 하루빨리 치료받으실 수 있길 바라며, 조혈모세포 기증문화가 활성화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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