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헬스 연구자 92%, 코로나로 ‘임상시험 차질’ 느껴

피험자 모집, 물품 수급, 대내‧외 협력 문제 호소

기사입력 2020-05-25 06:00     최종수정 2020-05-28 11:01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바이오헬스 R&D 연구자들의 대다수가 코로나19로 인해 피험자 모집, 물품 수급, 대내‧외 협력 문제를 느끼며 임상시험 차질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R&D전략단 김나형, 조종선 연구원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발간한 보건산업브리프 5월호에서 ‘코로나19에 따른 바이오헬스 R&D 연구자 실태 및 시사점’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연구팀은 “코로나19 상태가 장기화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글로벌 공급망 붕괴, 병원, 연구소 폐쇄 등 급속한 환경 변화로 인해 연구자들의 정부 R&D 수행 전반에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조사를 통해 바이오헬스 연구현장의 실상과 애로사항을 구체적으로 파악해 핀포인트 지원 정책 마련에 활용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기업, 공공기관, 의료기관, 연구소, 대학 등을 포함한 362명을 대상으로 4월 10일~26일까지 진행됐다. 바이오헬스 R&D 연구의 특성상 의료기관 및 대학 소속의 응답자가 70% 이상 차지했다.

조사 결과, 코로나19로 인한 연구 차질 발생 여부에 대해 ‘연구 수행에 문제가 발생했거나 향후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대답한 응답자는 85%였으며 이 중 61%는 연구계획 변경을 고려하고 있다.

임상시험 계획 중인 연구자들의 92%는 임상시험에서 차질 발생이 우려된다고 답했으며 그 중 56%는 실제 차질이 있다고 답했다. 가장 문제가 되는 점은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인한 신규 피험자 모집 난항(44%)’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기존 피험자의 지속적 참여 어려움(26%), 병원 등의 안정성 문제로 인한 임상시험 사이트확보 어려움(21%) 등이 있다고 파악됐다.

이에 대한 대응 방안으로 신규 피험자 모집을 연기(43%)하거나 임상시험 규모 축소(30%)를 고려중이며 가상 임상시험을 도입하거나 온라인 모니터링 방법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인력 확보의 어려움(39%)을 호소하거나 연구 지연으로 인한 연구비 집행 곤란, 연구 변경 등으로 인한 자금 문제(36%), 글로벌 공급망 붕괴 등으로 연구 물품의 수급에 차질(42%)이 발생한 경우도 있었다.
연구현장에서 겪고 있는 어려움▲ 연구현장에서 겪고 있는 어려움

이 외에도 상당수의 연구자들이 대내‧외 협력 문제(72%)를 겪고 있으며 대면 회의 난항(37%),행사 연기·취소(28%), 공동연구 난항(19%)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 이에 대면 회의의 어려움에 대한 대안으로 화상회의로 대체(39%)하거나,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이메일 등)의 비중을 늘려(44%) 대응하고 있는 상황. 

공동연구의 경우 안전성 문제로 연구기관들이 폐쇄됨에 따라 연구자들은 대부분 공동연구를 연기(44%)하거나, 계획을 변경해 연구 수행(30%), 기존 공동연구를 지속(21%)하는 경우도 있었으나, 다수가 대면 회의를 개최하기 어려워 연구를 지연한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연구 수행에 어느 정도로 심각한 영향을 미칠지 연구자들이 주관적으로 느끼는 심각성을 5점 척도로 조사했을 때, 모든 분야의 심각성이 4점 이상으로 연구 수행에 전반적으로 어려움이 있으며 특히 ‘연구 물품수급’이 가장 심각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대내·외 협력, 임상시험 역시 심각한 문제로 조사됐다.

이에 대한 임상시험기관의 의견은 “COVID-19 진료기관의 연구 참여가 현저 낮아지고 진료하지 않는 기관에서는 내원환자가 감소해 검체 등 연구 재료를 확보하기 어렵다”고 언급했으며 제약기업은 “중국 등 해외 CRO를 이용할 계획이었으나 무기한 연기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코로나 사태 이후 안정적인 연구 환경 조성을 위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연구·관리제도 전반에 걸친 체계적인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며 “미국 국가공중위생국(NSF)는 연구자들이 관리예산처의 승인에 따라 연구 활동을 보다 유연하게 운영할 수 있도록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안전성 확보를 위해 임상시험을 수행하는 특수성을 고려해 환자들의 시험기관 방문을 줄이고 비용 절감을 위한 디지털 기술(AI, SNS 등)을 활용한 온·오프 믹스 방식의 임상시험 다각화 방안 검토를 고려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 외에도 글로벌 공급망이 자국·지역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어, 해외 의존도가 높은 실험 시약·장비 공급의 안정화 차원에서 GVC의 구조적 변화 등을 대비해 수입 의존도가 높은 의료소재·부품의 핵심기술을 발굴하고, 국내 의료기관, 해외 기업 등의 구매와 연계한 기술개발·보급 등을 통한 국산화가 필요하다.

덧붙여 연구팀은 “비대면의 일상화에 따른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됨에 따라 사회적 변화에 부합하는 새로운 R&D 전략 수립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며 “AI·생체인식, 챗봇 서비스, 스마트 병원 등 최첨단 기술로 대면 접촉을 최소화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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