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민영화 단초 비대면 진료 추진 중단 촉구

서울시약, ‘포스트 코로나 시대정신은 공공의료 확대’ 성명 발표

기사입력 2020-05-22 14:37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서울시약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위기 속에서 정부가 비대면 진료를 추진하데 대해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서울시약사회(회장 한동주)는 지난 19일 열린 제4차 상임이사회 결의에 따라 최근 정부의 비대면 진료 추진에 대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정신은 공공의료 확대, 원격의료 포장만 바꾼 비대면 진료 추진 중단하라’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서울시약은 성명서에서 “최근 코로나19라는 국가적 재난상황에서 한시적으로 허용한 비대면 진료의 상시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정부의 거침없는 행보가 매우 우려스럽다”며 “원격의료는 지난 정부에서도 수차례 추진하다가 무산된 바 있다. 비대면 진료는 오진의 위험성과 적절한 처치의 시기를 놓쳐 환자를 위험하게 할뿐만 아니라 조제약 택배로 정확한 약물복용정보 전달이 어려워 국민건강권에 심각한 위해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시약사회는 “원격의료 구축이 가능한 대형병원 쏠림현상으로 동네의원의 몰락과 의료전달체계가 붕괴할 위험성이 크고, 종국에는 의료민영화의 단초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득보다 실이 많다는 것이 그동안 지속적으로 문제 제기돼 왔다”고 덧붙였다.

또한 “원격의료는 특성상 경질환이나 만성질환에 국한될 수밖에 없다. 현재의 진료 수가로는 투자비용 대비 수익이 날 수가 없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불필요한 수가인상으로 인한 보험재정의 낭비와 국민 부담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여기에 “원격을 이용한 새로운 수익모델, 소위 디지털 헬스케어라는 민간 건강관리사업과 같은 수익사업을 개발하고 마케팅을 통해 팽창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민간 보험사가 보건의료시장에 진출하고 환자 개인정보까지 공유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잉태하는 의료민영화의 신호탄”이라고 우려했다.

서울시약은 “결과적으로 원격의료의 최대 수혜자는 국민이 아니라 통신기업, 장비와 인력 투입이 가능한 대형병원, 웨어러블 의료기기 제조사 등 거대자본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이번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전 세계가 칭송하는 케이방역의 제도적 기반은 국민건강보험이라는 공공의료보험에 있다. 확진자와 의심환자의 치료와 검사가 사실상 무상으로 가능했기 때문”이라며 “그럼에도 정부는 감염병 위기 극복에 빛을 발하고 있는 공공보험을 지탱하고 있는 동력을 위협하고, 거대자본과 민간보험사의 돈벌이이 수단인 원격의료를 포장만 바꿔 비대면 진료를 추진하고 있다는 사실에 기가 막힐 따름”이라고 비판했다.

시약사회는 “비대면 진료는 코로나19 상황에 필요했던 한시적 조치일 뿐이다. 정부가 전염병 확산과 같은 비상사태의 진료체계를 상시적인 원격의료로 전면화시켜 통제할 수 없는 의료민영화의 판도라 상자를 여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라며 “국민의 보건의료 접근성과 보장성 확대, 나아가 노인, 장애인, 도서벽지 주민 등 의료취약계층에게 필요한 것은 비대면 진료가 아니라 공공병원, 방문 진료·약료·간호, 응급시설 및 이동체계 등 대면진료 중심의 공공의료의 확충”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시약사회는 “원격의료의 포장만 바꾼 비대면 진료의 추진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며 “포스트 코로나의 시대정신은 디지털헬스케어 기업의 사업기회 확대가 아니라 공공의료체계의 강화에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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