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위 수가협상 밴드에 코로나19 반영은 '딜레마'"

공급자-가입자 모두 피해자…부대조건은 의약계 적극피력 시사

기사입력 2020-05-20 06:00     최종수정 2020-05-20 07:11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보건의약계가 코로나19 피해와 최일선 노력에 대한 보상으로 적정수가를 언급했으나, 올해 수가협상에서 이러한 점이 반영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로 인해 의약계와 국민 모두가 타격을 입은 상황에서, 그 보상을 어느 한 편에만 적용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재정운영위원회 최병호 위원장(서울시립대 교수)은 19일 당산 스마트워크센터에서 재정운영위원회 소위원회 1차 회의(이하 재정소위) 직후 기자들을 만나 이같은 분위기를 전했다.

재정소위에서는 6월 1일까지 진행되는 2021 요양급여비용 계약(수가협상)에서 활용되는 추가재정소요액(밴드)을 정하는데, 이번 1차 재정소위를 시작으로 2차(26일), 3차(6월 1일)에 걸쳐 최종 확정하게 된다.

최병호 위원장은 "오늘은 완전한 결과를 발표하지 않은 중간단계로, 최종 결과(밴드)는 26일 열리는 2차 재정소위에서 그때 결과가 나온다고 보면 된다"며 "한 시간 정도의 회의로 각 단체에서 계산한 결과를 보고, 문제나 보완점이 있다면 전달해 합리적인 결론을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환산지수 최종 결과에 활용되는 자료는 오늘 논의 자료까지만 가져가게 된다"며 "약간의 자료상 하자가 있더라도 큰 틀에서는 달라지지 않을 거라고 본다. 26일 최종 결과도 오늘 결과를 바탕으로 나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와 함께 "환산지수 연구결과는 2019년 자료로 준비됐기 때문에 코로나19 상황을 개량적으로 반영할 수는 없다"며 "의료기관 어려움이나 건보 재정상황이 정확히 파악되지 않았다. 결국에는 공단과 의료계(보건의약계) 협상 과정에서 코로나19 상황 반영이 이뤄지지 않겠는가"라고 덧붙였다.

특히 최병호 위원장은 이날 재정위가 안고 있는 고민을 토로했다.

최 위원장은 "어려운 점은 수가를 올리면 보험료도 같이 올라간다"며 "의료계가 어렵기 때문에 수가를 올려달라는 건데, 가입자도 어려운 상황에서 가입자쪽에서 부담할 보험료를 올려야 하는가" 되물었다.

공급자(의약계)는 코로나19로 수가를 올려달라고 요구하고, 가입자는 코로나19로 보험료를 인하해 달라고 요구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국고를 투입하든지 국가 부채로 안고 갈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이 역시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이다.

매년 유형별로 진행되는 수가협상이 단체 간 수혜자와 피해자로 나뉘는 '제로섬게임(Zero-sum game)'으로 지적받았는데, 공급자와 가입자도 이러한 구조 속에 있어 코로나19에 대한 피해를 일방적으로 반영할 수 없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밴드규모 변동과 관련해서는 예년과 같은 수준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지난해 진행된 2020 수가협상에서는 밴드가 5천억원으로 공개됐다가 하루 사이에 1조400억원의 2배 규모로 늘었난 점이 지적되면서 합리적·예측가능한 밴드 규모를 만들어 달라는 요청이 있었으나, 올해도 역시 장담할 수 없다는 예측이다.

이에 대해 최 위원장은 "올해도 (밴드 규모 변동은) 마찬가지일 것 같다. 기저효과라는 게 있는 만큼 다른 연도 협상과 다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지난해에는 반영되지 않았던 '부대조건'은 가능성이 언급되기도 했으나, 이를 적용해 수가인상분에 반영하기 위해서는 공급자 측에서의 적극적 피력이 필요하다고 시사하기도 했다.

최 위원장은 "지난해 부대조건을 달아 수가계약을 진행하려 했지만, 부대 결의사항을 해봐도 잘 지켜지지 않아 크게 유용하지 않아 명문화 시키지 않았다"며 "올해도 협상의 고민이다. 부대조건이 있을 수도 있지만, 가입자 쪽에서 단정적으로 얘기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최병호 위원장은 "보통 사회보험 국가들이 '공급자'와 가입자 단체 대표인 '보험자'들과 계약하는 전통이 수립돼 있는데, 결국 건정심(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결정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그게 잘 되지 않고 있다"며 "올해 상황이 좀 특수(코로나19)한데, 이를 쌍방이 더 이해하고 양보해서 건정심으로 가기 전에 원만히 계약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한편, 2021 수가협상은 오는 20일 대한치과의사협회를 시작으로, 21일 대한한의사협회, 대한약사회, 대한의사협회, 22일 대한조산사협회, 대한병원협회가 각각 1차 수가협상을 진행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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