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전기톱도 無用한 박쥐 유래 바이러스들!

사스, 메르스, 에볼라 이어 신종 코로나까지..왜 이리 위협적?

기사입력 2020-02-19 06:20     최종수정 2020-02-19 07:05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봉준호 감독의 아카데미상 쾌거 이후 미국의 한 B급 공포영화 제목에 등장하는 ‘텍사스 전기톱’이 화제이지만, 이 무시무시한 공구로도 어쩌지 못하는 것이 최근 창궐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 19)를 포함한 박쥐 유래 바이러스들이다.

출처: 질병관리본부▲ 출처: 질병관리본부
급성 중증 호흡기 증후군(SARS), 중동 호흡기 증후군(MERS), 에볼라 및 마르부르크 바이러스 감염증 등도 예외없이 박쥐 유래 바이러스로 인한 치명적인 감염성 질환들이라는 공통분모가 눈에 띈다.

이와 관련, 박쥐가 각종 바이러스들에 나타내는 맹렬한(fierce) 면역반응이 신속한 바이러스 복제를 촉진할 수 있기 때문에 사람처럼 평균적인 수준의(average) 면역계를 가진 포유류들에 감염이 발생했을 때 치명적인 피해를 입히게 되는 것으로 보인다는 요지의 연구결과가 공개되어 시의상 큰 관심을 끌어모을 전망이다.

박쥐들은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신속한 반응이 나타나면서 바이러스를 세포 밖으로 밀어내기 때문에 감염증 발생으로 이어지지 않고, 오히려 방어력이 증강되기 이전의 숙주 내부에서 신속한 바이러스 복제가 이루어지도록 촉진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박쥐는 신속한 복제가 이루어지고 고도의 전염성을 띄는 바이러스들의 보고(unique reservoir)가 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추정이다.

바꿔 말하면 박쥐가 바이러스들에 강한 내성을 나타내므로 박쥐 바이러스가 면역계의 신속한 반응이 결핍된 다른 동물들에게 옮겨가 새로운 숙주를 발빠르게 압도하게 되고, 결국 높은 치사율로 이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버클리캠퍼스의 마이크 부츠 교수‧카라 E. 브룩 연구원팀은 생물의학‧생명공학 분야의 학술지 ‘e라이프’(eLife)에 지난 3일 게재한 ‘박쥐 세포주에서 바이러스 역학의 촉진을 통한 동물원성 감염증의 발생 유도’ 제목의 보고서에서 이 같이 밝혔다.

제 1저자인 카라 E. 브룩 포스트 닥터 과정 연구원은 “일부 박쥐들이 이처럼 탄탄한 항바이러스 반응을 증강시킬 수 있을 뿐 아니라 항염증 반응과 균형을 이룰 수 있게 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박쥐들은 면역병리학적 기전으로 인한 위협을 피해갈 수 있는 특성을 내포한 것으로 보인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연구팀은 박쥐 서식지를 파괴할 경우 이 독특한 포유류에게 스트레스를 유발시켜 타액이나 소변, 분변을 통해 더 많은 바이러스를 퍼뜨릴 수 있고, 이 경우 다른 동물들이 감염될 위험성이 한층 커질 수 있다며 주의를 요망했다.

미국 국방부 산하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으로부터 연구비를 지원받아 현재 마다가스카르, 방글라데시, 가나 및 호주 등에서 박쥐 모니터링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브룩 연구원은 “박쥐들에게 환경적인 위협이 고조될 경우 동물원성 감염증(zoonosis) 위협이 배가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쥐들의 서식지가 소실되면 도리어 박쥐 바이러스가 넘쳐나게 되고, 이로 인해 다른 동물이나 사람들에게 전파될 위험성이 더욱 증가하게 된다는 것이다.

버클리대학에서 통합생물학을 강의하고 있는 마이크 부츠 교수는 “핵심은 박쥐가 바이러스들의 숙주로서 아주 특별한 존재라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뒤이어 “박쥐로부터 SARS, MERS 등에서부터 최근의 코로나 19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바이러스들이 유래된 것이 결코 우연의 산물이 아니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박쥐가 사람과 가까운 포유류가 아니기 때문에 박쥐가 사람 바이러스의 숙주가 될 수 없다고 예상했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박쥐의 면역계가 발병을 유도할 수 있을 것임이 입증됐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부츠 교수와 브룩 연구원을 포함해 23명으로 구성된 미국‧중국 공동연구팀은 학술저널 ‘에코헬스’誌(EcoHealth) 온라인판에 3일 게재한 ‘글로벌 이머징 감염성 질환 준비태세를 위한 미국-중국 공동 생태학적 연구의 필요성’ 기고문에서 질병 생태학과 새롭게 나타나고 있는 감염증 분야에 주력하는 미국‧중국 과학자들 사이의 긴밀한 협력 필요성을 제기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박쥐는 날 수 있는 유일한 포유류로 몸집의 크기가 같은 설치류들이 달릴 때 도달하는 수준에 비해 2배 정도까지 대사율을 높일 수 있다는 전언이다.

일반적으로 격렬한 신체활동과 높은 대사율은 활성산소 등의 축적으로 인한 높은 조직손상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박쥐는 비행하는 동안 이 같은 활성산소를 효율적으로 제거하는 생리학적 메커니즘을 발달시켜 왔다고 연구팀은 언급했다.

이 때문에 심장박동과 대사작용이 빠르고 몸집이 작은 동물들의 수명이 심장박동과 대사작용이 느리면서 몸집이 큰 동물에 비해 짧지만, 유독 박쥐 만큼은 몸집 크기가 엇비슷한 다른 포유류들에 비해 훨씬 수명이 길게 나타날 수 있다는 것.

몸집이 비슷한 설치류가 2년 남짓 사는 반면에 일부 박쥐들은 40년 정도까지 생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을 정도라는 것이다.

항바이러스 면역반응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염증의 억제작용 또한 박쥐에게서 눈에 띄는 특징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많은 박쥐들의 면역계가 인터페론-α를 민첩하게 분비해 바이러스가 침입하기 전에 다른 세포들로 하여금 탄탄한 전투태세(man the battle stations)를 가동하게 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집트 과일박쥐, 호주 검정 날여우 박쥐 및 아프리카 초록원숭이에서 추출한 세포를 배양한 후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마르부르크 바이러스의 숙주로 알려진 이집트 과일박쥐와 헨드라(Hendra) 바이러스의 숙주인 호주 검정 날여우 박쥐 세포배양액에서는 아프리카 초록원숭이 세포배양액과 달리 바이러스 감염에 저항하기 위해 인터페론-α가 생성된 것으로 관찰됐다.

다시 말해 박쥐의 세포배양액은 인터페론의 신속한 작용 덕분에 바이러스 감염으로부터 스스로를 성공적으로 보호했지만, 원숭이 세포배양액의 경우에는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빠르게 압도당하고 사멸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의미이다.

연구팀은 뒤이어 컴퓨터상에서 박쥐 면역계의 작용을 모방한 간단한 모델을 구현하는 단계까지 연구를 진전시켰다.

한편 연구팀은 박쥐 바이러스들이 다른 동물 중개자를 통해 사람에게 옮겨간 과정에도 주목했다.

예를 들면 SARS는 말레이 사향고향이를 통해, MERS는 낙타를 통해, 에볼라는 고릴라와 침팬지를 통해, 니파(Nipah) 바이러스는 돼지를 통해, 헨드라 바이러스는 말(馬)을 통해, 마르부르크 바이러스는 아프리카 초록원숭이를 통해 각각 사람에게 치명적인 감염이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현재 연구팀은 박쥐 바이러스가 사람과 동물에게 옮겨가는 기전을 보다 명확하게 규명하기 위해 박쥐의 질병 전개(disease evolution) 모델을 확립하기 위한 설계작업을 진행 중이다.

브룩 연구원은 “감염증의 발생과 전파를 예측할 수 있기 위해 감염 궤적(trajectory)을 이해하는 일이 매우 중요해 보인다”고 결론지었다.

박쥐 유래 바이러스들!

텍사스 전기톱으로 5등분해 버릴 수도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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