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21C 치료법' 첨단 바이오 기본틀...한국도 '첨바법' 첫 걸음

첨단재생·바이오 개발 입법효과 발휘…허가·심사 및 안전관리 강화해야

기사입력 2019-09-15 00:22     최종수정 2019-09-16 08:17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미국 '21세기 치료법' 도입으로 첨단바이오의약품 개발의 제도적 기본 틀을 갖춘 가운데, 우리나라도 첨단바이오의약법 제정으로 첫걸음을 뗐다고 평가됐다.

이에 2020년 8월 제도 첫 도입 전까지 허가·심사 역량을 강화하고 신속허가된 제품에 대한 안전관리 방안을 마련하는 등 세부적 준비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됐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최근 '美 첨단바이오의약품 개발 관련 법률 제정의 의미(김은진 입법조사관)' 주제의 외국입법 동향과 분석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2016년 12월 13일 '21세기 치료법(21st Century Cures Act)'(이하, ‘Cures Act’)은 의약품, 의료기기 등 의료 제품의 개발을 가속화하고, 의료 제품을 필요로 하는 환자들에게 보다 빠르고 효율적으로 제공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제정됐다.

Cures Act는 환자 중심의 의료 제품 개발을 비롯해 정밀의학 연구, 첨단재생의료 치료제에 대한 신속한 승인 허용 및 가이드라인 개발, 혁신적인 의료기기의 우선 검토 프로그램 시행 등 혁신적 치료법을 장려하고 있다.
 
일반적인 신약 개발 및 승인 과정에서는 안전성 및 유효성이 실질적이고 과학적인 증거를 통해 입증될 수 있도록 잘 통제된 임상시험을 실시해야 함을 규정하고 있다.

종전 법체계는 임상시험에 대해 제약사(sponsor), 연구자(researcher), 규제 기관을 주요 이해관계자로 설정할 뿐, 실제 환자의 관점에 대한 고려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Cures Act는 의약품 개발에 있어 환자의 참여(환자, 가족 및 간병인, 환자 단체, 질병연구 재단, 연구자 및 의약품 제조업체 포함)를 강조해 질병 상태에 있어 관련 요법이 환자의 삶에 미치는 영향, 치료와 관련된 환자의 선호도와 관련된 데이터를 포함하도록 했다.

Cures Act는 임상시험에 있어서 표준적인 증거 기반 의약품(Evidence-based medicine, EBM) 개발에 사용돼 왔던 무작위 임상시험에 의해 생성된 자료 이외에 실제 증거(Real-world evidence, 이하, RWE) 형태를 고려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환자의 증상, 전반적인 정신상태, 질병이 환자의 신체 기능에 작용하는 효과 등을 포함하는 임상 결과 평가 관찰 데이터, 사례 기록, 환자등록체계(Registry) 또는 의료기록을 통한 데이터 마이닝 결과, 설문 조사 및 논문 등을 시판 전후 평가를 위해 제출할 수 있게 됐다.

또한 RWE를 평가할 수 있도록 수집 방법, 우선순위 분석 등의 표준 프로그램 제작을 추진하도록 했다.

Cures Act는 컴퓨터, 모바일 장치, 웨어러블 및 기타 바이오 센서를 사용해 대량의 건강 관련 실제 데이터(Real-world data, 이하, RWD)를 수집하고 저장하는 것이 가속화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이러한 데이터를 의료 환경에 활용하려는 지속적인 움직임을 반영했다.

RWD는 임상 설정, 환자 상태가 치료 효과 및 결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정보를 비교적 자세히 제공하기 때문에 치료제 개발, 환자 치료, 건강 관리 체계에 대한 연구 등에 활용될 수 있다.

또한, 무작위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것과 비교해 시간과 비용을 절약하는 동시에 좀 더 많은 환자 집단과 관련된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불확실한 품질과 출처의 대규모 데이터를 병합하거나, 부적절한 분석 도구 및 방법론을 사용할 경우 부정확하거나 신뢰할 수 없는 결과를 도출할 우려 역시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이에 미국 식품의약국(Food and Drug Administration, 이하, FDA)은 Cures
Act의 시행과 함께 병원 자료, 보험청구자료 및 환자등록체계 등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조화시켜 의약품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모니터링하기 위한 시스템을 연구하는 대규모 분산된 연구 네트워크를 개발하고 있다.

Cures Act에는 재생의료요법(Regenerative Medicine Therapy)에 대해 '세포치료, 조직공학치료, 인체세포와 조직 제품, 치료법과 제품이 동시에 사용된 복합제품'이란 정의가 포함됐다.

이에 따라 재생의료요법이고 중증 또는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에 사용하며 예비 임상 근거로 미충족 의료를 해결할 가능성이 있는 경우 첨단재생의료 치료제(Regenerative Medicine Advanced Therapy, 이하, RMAT)로 지정될 수 있다.

의약품이 RMAT로 지정받은 경우 FDA와의 협의를 통해 신속 승인 제도를 이용할 수 있는 근거를 신설했다.

FDA는 올해 2월 Cures Act의 신속 승인 제도를 구체화하기 위해 '중증상태에 대한 재생의료요법을 위한 신속 프로그램(Expedited Programs for Regenerative Medicine Therapies for Serious Conditions)'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가이드라인에서는 패스트 트랙 지정, 획기적인 치료 지정, 재생의료요법 치료제 지정, 우선 순위 검토 지정, 가속승인의 재생의료요법이 이용 가능한 5가지 신속 프로그램을 다루고 있다

FDA에 따르면 RMAT 지정신청건수는 2017년 31건, 2018년 47건, 2019년 6월 30일 기준 30건으로 매년 증가 양상을 보이고 있다.


RMAT 지정 결과는 승인 약 35.6%, 거부 약 53.4%, 보류 약 11%를 나타냈다. 치료제 종류별 신청 현황에서는 동종세포치료제가 약 45.2%로 가장 많은 신청이 있었으며, 그 뒤로 자가세포 치료제, 유전자치료제 순으로 나타났다.

질환별로는 신경계, 종양, 심혈관계 순으로 나타나 다빈도 질환이 아닌 항암제를 비롯한 특수질환 치료제의 경우가 많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Cures Act의 시행으로 인한 재생의료요법에 대한 표준 확립으로 미국 내 RMAT를 개발하려는 제약사들이 좀 더 수월하게 허가 제도를 활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입법 효과가 적절히 발휘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2019년 8월 27일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 안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제정돼 2020년 8월 28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이 법률은 기존 의약품과는 다른 특성을 갖는 첨단바이오의약품의 특수성을 반영해 허가 및 안전관리 체계를 별도로 마련한 것으로, 첨단재생의료 임상연구 활성화 및 첨단바이오 의약품에 대한 신속처리 지원을 통해 환자의 의약품 접근성을 완화하고 전주기 안전관리를 강화해 국민 건강향상에 기여하고자 제정됐다.

특히 대체치료제가 없거나 생명을 위협하는 중대한 질환, 희귀질환, 그 밖의 난치질환 등을 가진 사람을 임상연구 대상으로 할 수 있으며, 첨단바이오의약품 허가·심사 시 신속처리 대상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동 법률이 제정되면서 희귀·난치 질환자에 대한 치료기회 제공, 재생의료 분야 발전, 국제적 기술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하지만 의약품 안전성 검증에 대한 우려도 함께 나오고 있는 만큼 시행에 앞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글로벌 제약산업은 환자 중심의 의약품 개발 목표를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Cures Act는 확대되고 있는 보건의료 기반 환자 중심의 RWD를 활용한 새로운 규제 기준 마련, 재생의료 특성을 고려한 규제 혁신지원 등 합리적인 규제 정책을 모색하고 있다.

우리나라 또한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 안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면서 생명을 위협하는 중대한 질환, 희귀·난치성질환을 가진 사람들에게 치료 기회를 확대하고 재생의료 분야의 국제적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됐다.

미국에서는 Cures Act에 따라 기존 약물에 대한 적응증을 추가하거나 새로운 치료제 개발 시 RWE를 제출하는 것에 대한 논쟁이 여전히 진행 중에 있다.

또한 규제 완화로 인한 환자 안전성 문제와 치료에 대한 비효율성을 야기할 수도 있다는 측면에서 우려를 나타내기도 하는 만큼, 우리나라도 첨단바이오의약품 허가·심사 역량 강화, 조건부 허가된 의약품에 대한 안전관리 방안 마련 등 우리나라 실정에 알맞은 구체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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