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ICH라는 국제기구와 개혁의 의미

백우현 박사, 식약처의 ICH 회원 승인을 축하하며

기사입력 2016-11-15 18:25     최종수정 2016-11-18 16:48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백우현박사▲ 백우현박사
1. 머리말
 
ICH(국제의약품규제조화위원회)는 2015년 10월 회의에서 설립 이후 25년 동안 미국, EU, 일본만으로 회원국을 제한했던 지금까지의 운영방식에서 새로운 국가도 가입할 수 있도록 회원자격을 확대하기로 혁신적인 결정을 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도 식품의약품안전처가 2016년 2월부터 'ICH 가입추진단'을 구성해서 정회원 가입에 필요한 가이드라인(표 1)의 도입을 완료하고 7월 26일 ICH에 가입신청서를 제출했는데 지난 11월 일본에서 개최된 정기총회에서 정회원으로 가입이 승인되었다. 이로써 식약처가 의약품 규제 관련 국제기구인 PIC/S(의약품상호실사협력기구)에 이어 ICH의 회원이 된 것은 또 하나의 쾌거이며 우리나라 의약품의 품질과 규제수준이 사실상 선진국 수준과 동등하다는 것을 국제적으로 확인받은 것이라 볼 수 있다. 정회원이 되면 5년 내에 가이드라인(표 2)을 추가로 도입하도록 되어 있는데 이미 이행 중인 것이 있고 나머지는 작업 중에 있다.

식약처가 정회원으로 된 ICH와 PIC/S의 두 국제단체는 그 성격은 전혀 다르다. ICH는 신약개발 과정에서 필요한 기술자료(통일된)를 개발하여 공유하는 조직체이고, PIC/S는 제약과 관련, GMP 실사에 대하여 상호 협력체제를 구축하는 단체이기 때문이다.
 필자는 식약처가 2014년 7월 PIC/S에 가입한 것을 축하하면서 8월 6일자 약업신문(인터넷판 7/18)에 PIC/S에 대해 소개한 바 있거니와 이번에 식약처가 ICH 회원이 된 것을 축하하면서 ICH가 어떤 단체이며 최근의 개혁 내용은 무엇인지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2. 국제조화의 필요성

1960년대 초 유럽에서 탈리도마이드 약화사고의 비극을 겪으면서 여러 나라에서 신약의 안전성∙유효성 및 품질에 대해서 보고․평가하는 법률이나 규정, 그리고 가이드라인들이 많이 발표되었다. 또한 산업계는 국제화가 되어 새로운 글로벌 시장을 개척하는 상황에 이르렀으나 국가마다 기술적인 요구사항이 달라 신제품을 국제시장에 출시하려면 많은 시간과 비용을 중복해서 투자해야 하는 현실에 접하고 보니 보건의료 비용 및 연구개발비의 저감, 안전하고 유효한 신약의 조속한 도입을 위해서는 규제의 합리화와 조화(harmonization)의 필요성이 절실히 요구되었다.

3. ICH의 탄생

ICH는 신약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EC, 미국 및 일본이 1989년 파리에서 개최된 WHO의 ICDRA(국제의약품규제당국자회의)에서 신약 관련 규제의 국제조화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이를 추진하기로 합의했으며 이듬해인 1990년 EFPIA(유럽제약단체연합회)가 주최한 브뤼셀 회의에서 ICH가 국제적인 회의체로 설립되었다.

본부는 스위스 제네바에 있으며, 명칭은 International Conference on Harmonization of Technical Requirements for Registration of Pharmaceuticals for Human Use (사람용 의약품의 등록을 위한 기술적 요구사항의 조화에 관한 국제회의)로 25년 동안 사용해 오다가 2015년 10월 ICH가 혁신적으로 변모하면서 International Council for Harmonization of Technical Requirements for Pharmaceuticals for Human Use (사람용 의약품에 대한 기술적 요구사항의 조화를 위한 국제위원회)로 개칭되었다. ICH를 약해서 우리나라는 ‘국제의약품규제조화위원회’로, 일본은 ‘의약품규제조화 국제회의’라고 부르고 있다.

4. ICH의 목적과 조화 토픽

ICH는 2015년 10월 스위스법에 따라 ‘ICH Association'으로 새로 탄생했다. 자원을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하면서 안전하고 유효하며 고품질의 의약품을 개발하고 등록하는 데 필요한 규제의 요구사항을 국제적으로 조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비임상시험에서의 시험동물과 임상시험에서의 피험자(사람)를 중복 사용할 필요가 없도록 신약의 개발과 등록에 필요한 규정들을 조화(통일)함으로써 신약을 적시에, 그리고 저렴하게 소비자에게 공급하는 것이 ICH의 설립목적이다.
 ICH가 추구하는 조화의 토픽은 신약의 승인/허가에 기본이 되는, 다음의 4분야로 규제당국 전문가와 산업계 전문가가 개발한다.

① 품질(Quality) : 안정성시험, 불순물시험, GMP, 리스크관리에 의한 의약품품질 접근방법 등
② 안전성(Safety) : 발암성, 유전독성, 생식독성 등 독성시험, 비임상시험기준(GLP) 등
③ 유효성(Efficacy) : 투여용량시험, 임상데이터 관리, 임상시험기준(GCP), 생물공학공정 관련 규정 등 
④ 복합(Multidisciplinary) : 품질∙안전성․유효성과 관련이 있는 의학용어(MedDRA), 공통기술문서(CTD) 등

5. ICH의 활동상황

ICH는 그 동안 신약 등록에 필요한 품질(Q), 안전성(S), 유효성(E) 및 복합분야(M)의 가이드라인을 꾸준히 개발해왔다. 지금까지 개발한 가이드라인은 품질 25개, 안전성 15개, 유효성 22개, 복합 8개 등 70종에 이르며 작업 중인 것도 4개가 있다. 또 이들 가이드라인에 대한 해석, Q&A 등을 포함하면 80여종에 이른다.

첫 10년에는 안전성∙유효성 및 품질의 토픽에 관한 ICH 가이드라인을 주로 개발하였고 MedDRA 및 CTD를 포함하여 많은 중요한 복합 토픽에 대한 작업도 진행했으며, 다음의 10년 동안은 ICH 가이드라인을 계속 개발하는 한편 ICH 국가에서의 가이드라인의 실행을 촉진하면서 비ICH 국가에도 보급하는데 노력한 시기라고 볼 수 있다.

6. ICH의 개혁

이와 같이 많은 규제조화 가이드라인을 개발하면서 25년 동안 유지해 온 ICH가 2015년 왜 개혁을 했으며 어떻게 변화되었는지, 그래서 우리나라가 가입하게 되었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6.1 개혁의 배경과 목적

최근 신약의 개발, 제조, 판매에 관한 글로벌 환경이 크게 변화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EU, 미국, 일본 외에 여러 나라가 신약개발을 활발히 추진하고 있고 약사규제나 가이드라인 등을 정비하고 있지만 선진국과는 다르게 정비되고 있거나 적어도 그럴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이러한 상황을 미리 방지하고 글로벌한 신약개발 및 심사환경으로 개선할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이에 ICH의 원래 6창립멤버인 EC EMA, 미국 FDA 및 일본 후생노동성(대표기관 PMDA<의약품․의료기기총합기구>)의 3규제당국과 EFPIA(유럽제약단체연합회), PhRMA(미국제약협회) 및 JPMA(일본제약공업협회)의 3제약단체가 2015년 10월 23일 총회를 개최하여 스위스법에 따라 정관(Articles of Association)을 채택하고 법인체로 새 ICH Association을 창립하였다. 

ICH 개혁의 목적은 ICH가 ①국제적인 약사규제 조화의 중심조직이 되고 ②문호를 개방하여 모든 국가의 약사규제 당국도 참여할 수 있도록 하며 ③법인체(Asociation)로 전환하여 제약업계에 의존하고 있는 예산구조를 개선하는데 있다. 이 개혁으로 Health Canada와 Swiss Medic이 2015년 정회원이 되었고 우리나라 식약처도 회원이 될 기회가 주어진 것이다.

6.2 개혁의 내용

ICH의 개혁에 의해서 조직이나 운용이 변경된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① 법인체 : 스위스법에 따른 법인체가 되어 외부위탁 또는 계약 등이 가능하게 되는 등 사무국의 기능이 강화되고 각국이 ICH에 연회비를 납부할 수 있게 되었다.
② 위원회 및 총회 : 운영위원회(조직운영과 최종적인 의사결정기관)를 관리위원회로 명칭과 역할을 변경하였다. 총회는 1년에 1회 이상 개최하여 가이드라인 채택, 예산 승인, 절차규칙 승인 등의 일을 한다.
③ 회원구분 : 회원의 종류가 다양해졌다.
○ 창립 규제당국 회원 : EC EMA, 미국 FDA, 일본 후생노동성
○ 창립 제약단체 회원 : 유럽제약단체연합회(EFPIA), 미국제약협회(PhRMA), 일본제약공업협회
○ 상임 규제당국 회원 : 캐나다 Health Canada, 스위스 Swiss Medic, 대한민국 식품의약품안전처
○ 산업계 회원 : 국제제네릭∙바이오시밀러의약품협회(IGBA), 세계대중약협회(WSMI)
○ 상임옵서버 :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제약단체연합회(IFPMA)
○ 옵서버 : 다수

6.3 회원의 가입요건 및 권한

회원 가입이 개방되어 규제당국이나 제약단체가 신규로 가입하려면 몇 가지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 규제당국은 일정기간 옵서버로 ICH에 참가해야 하고(식약처는 옵서버로 활동했음) 7종의 가이드라인(표 1)을 사전에 준수해야 하며, 제약단체는 유럽, 미국 또는 일본에서 활동한 실적이 있는 등 국제적인 조직이거나 가이드라인의 영향을 받는 조직이어야 하고 전문가 파견 등의 실적이 있어야 한다. 규제당국은 가입 후에도 5년 내에 5종의 가이드라인(표 2)을 추가해야 한다. 

 

표 1. ICH 가입신청 요건 가이드라인▲ 표 1. ICH 가입신청 요건 가이드라인

또 회원에게는 권한과 책임이 있는데 회원의 종류에 따라 다르다. 모든 회원은 총회에서 투표권은 있으나 창립규제당국 회원 이외는 거부권이 없으며, 가이드라인에 관해서 제약단체 회원은 투표권이 없다. 회원은 관리위원회의 위원이 될 수 있으며 작업부회에 전문가를 파견할 수 있다. 또한 연회비를 납부해야 하는 책임이 있다.

 

 

표 2. 5년 내 추가해야 하는 가이드라인▲ 표 2. 5년 내 추가해야 하는 가이드라인

6.4 조직

 

개혁된 ICH는 조직과 권한에도 변화가 있었다.
① 총회 : MedDRA와 관련된 업무를 포함하여 연간 사업계획 및 보고를 승인한다.
② 관리위원회(MC) : 1년에 2회 이상 개최한다. 총회의 운영, 중장기 전략계획 및 연간사업계획 작성, 작업부회의 관리 등 ICH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
③ MedDRA 관리위원회 : MedDRA에 관한 활동에 대해 연간 업무계획안 및 연간보고서를 총회에 제출한다.
④ 전문가 작업부회(EWG) : 총회에 대비해서 연 2회 기준으로 업데이트된 업무(가이드라인 작업)를 계획하고 추진한다.
⑤ 사무국(Secretariat) : 관리위원회 및 작업부회의 회의 준비 및 기록을 담당한다.

 

조직도▲ 조직도

7. ICH 개혁에 의한 전망

 

1990년 발족한 ICH가 25년 동안 인류의 건강을 위하여 유효하고 안전한 의약품을 개발하고 공급하는 데 공헌하여 왔다. ICH 개혁의 개요에서 이미 설명한 바와 같이 ICH는 새로운 체제에서 앞으로 회원의 확대와 새 가이드라인의 개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게 될 것이다. ICH 가이드라인에 준하여 신약개발이 이루어질 때 우수한 신약이 싸게, 그리고 신속하게 질병으로부터 고통 받는 소비자에게 공급되는 상황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ICH로서는 개혁으로 인해 회원이 증가하고 조직이 확대됨에 따라 ①ICH 가이드라인의 활용지역이 확대될 것이고 ②신약 이외의 영역에서도 ICH 가이드라인이 보급될 것이다. 또 ③새로운 전문가에 의하여 새 ICH 가이드라인 개발이 추진될 것이고 ④재정기반이 안정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PIC/S에 이어 ICH 회원이 됨으로써 우리나라 제약산업의 세계적인 위상이 높아지고 국산 의약품의 수출 증대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 한편 제약업계는 글로벌 시장에서 당당히 경쟁할 수 있는 신약을 개발하는 동시에 GMP를 충실히 실행하여 의약품의 품질 향상에 더욱 노력해야 할 것이다. 

 

기사공유   트위터   페이스북   싸이공감   구글
독자 의견남기기

독자의견쓰기   운영원칙보기

(0/500자) 로그인

리플달기

댓글   숨기기

독자의견(댓글)을 달아주세요.

뉴스홈으로    이전페이지로    맨위로

(광고)제니아

인기기사    댓글달린기사    공감기사

블랙모어스 - 피쉬 오일
퍼슨 -성광관장약/베베락스액
한풍제약 -굿모닝에스
보령제약 - 용각산쿨/용각산
Solution Med Story
아이오틴 - 메디알람(Medi Alarm)
lactodios

한국제약산업 100년의 주역

<58> 한승수 <제일파마홀딩스 회장/ 제54회 / 2018년도>

1959년 창립된 제일약품은 지난해 6월, 미래성장 추...

<57> 윤도준 <동화약품 회장 / 제53회 / 2017년도>

윤도준 동화약품 회장은 고(故) 윤광열 동화약품 명...

<56> 김동연 (한국신약개발조합이사장 / 제52회 / 2016년)

  김동연 한국신약개발 이사장은 1950년 출생, ...

<55> 이성우 (삼진제약사장 / 제51회 / 2014년)

  이성우 삼진제약 사장은 중앙대학교 약학대학...

<54> 이정치(일동제약회장 / 제50회 /2013년)

  이정치 일동제약 회장은 고려대 농화학과를 졸...

더보기

사람들 interview

“티쎈트릭 ‘PD-L1 발현율’ 삭제, 환자들에 큰 도움될 것”

강진형 교수 “선택지 다양화는 좋은 소식…더 넓은 ...

더보기

실시간 댓글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

의약정보 더보기

약업북몰    신간안내

약창춘추(藥窓春秋) 2

약창춘추(藥窓春秋) 2

심창구 서울대 명예교수(전 식약청장)가 약업신문에 10...

팜플러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