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발매 항암제 다수가 “효능 입증 불충분”

英 런던정경대‧킹스칼리지팀 BMJ 게재 보고서 주장

기사입력 2017-10-12 06:10     최종수정 2017-10-12 06:45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지난 2009년부터 2013년 사이에 유럽 의약품감독국(EMA)에 의해 허가를 취득한 48개 항암제(68개 적응증) 가운데 57%가 효능이 충분하게 입증되지 못한 채 시장에 발매된 것으로 나타났다는 요지의 조사결과가 나와 논란이 일게 할 전망이다.

즉, 환자들의 삶에서 이 항암제들이 질적으로나 양적으로나 크게 유의할 만한 수준의 개선을 이끌어 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주장이다.

영국 런던정치경제대학(LSE) 및 킹스칼리지 런던 공동연구팀은 의학학술지 ‘브리티시 메디컬 저널’(BMJ)에 지난 5일 게재한 보고서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 보고서의 제목은 ‘유럽 의약품감독국에 의해 승인된 항암제들이 총 생존기간 및 삶의 질에 미친 효능 입증자료의 효용성: 2009~13년 승인된 약물들의 후향적 코호트 시험’이다.

보고서는 EMA로부터 허가를 취득한 항암제들이 대부분 생존기간 연장 또는 삶의 질 개선 등을 나타내는 강력한 예측변수(predictors)들이 아니라 대리지표(surrogate measures)들을 근거로 승인관문을 통과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바꿔 말하면 현재 유럽 각국에서 발매되고 있을 뿐 아니라 ‘혁신 치료제’(breakthrough therapies)로 지정받기까지 했던 항암제들 가운데 상당수가 기존에 발매 중인 제품들이나 심지어 플라시보와 비교하더라도 비교우위 효능이 실질적으로 확실하게 입증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조사기간 동안 허가를 취득한 68개 적응증 가운데 괄목할 만한 생존기간 연장효과가 입증된 경우는 24개 적응증이어서 35%에 불과했을 뿐, 평균적으로 보면 연장된 생존기간이 1.0~5.8개월(평균 2.7개월)에 그쳤다는 것.

마찬가지로 허가를 취득했을 당시 괄목할 만한 삶의 질 개선효과가 입증된 적응증은 68개 중 10%에 불과한 7개 뿐이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허가취득 당시 생존기간 연장효과가 명확하게 입증되지 못한 44개 적응증 가운데 시판 후 조사를 통해 연장효능이 입증된 경우는 3개 적응증(7%), 삶의 질 개선이 입증된 경우 또한 5개 적응증(11%)에 머물렀다고 보고서는 꼬집었다.

그리고 이 같은 문제점으로 인해 일부 환자들에게 잘못된 희망(false hope)을 안겨주었고, 한 걸음 더 나아가 불필요한 약물독성에 노출되도록 하면서 상당한 수준의 불필요한 비용지출까지 감수해야 하도록 했다고 보고서는 주장했다.

공동저자의 한사람인 런던정경대학 보건정책학과의 후세인 나시 조교수는 “놀랍게도 유럽시장에서 발매된 항암제들 가운데 환자 뿐 아니라 의사들에게도 매우 중요한 생존기간 연장과 삶의 질 개선 효능을 명확하게 입증한 자료가 확보된 사례는 드물어 보인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항암제 신약들에 대한 승인 여부를 결정할 때 적용되는 기준을 보다 강화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나시 교수는 덧붙였다.

실제로 연구팀에 따르면 평균 5.4년(최소 3.3년~최대 8.1년)에 걸친 추적조사를 진행한 결과 괄목할 만한 수준의 생존기간 연장 또는 삶의 질 개선효과가 입증된 항암제들은 전체의 51%에 해당하는 35개에 불과했다.

반면 49%에 달하는 33개 항암제들은 임상적으로 유의할 만한 수준의 생존기간 연장 또는 삶의 질 개선효과가 입증되지 못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조사작업을 총괄한 킹스칼리지 런던 글로벌 보건‧사회의학과의 커트니 데이비스 박사(의료‧정치사회학)는 “5년여 기간에 걸쳐 허가를 취득하고 발매된 항암제 신약들의 효능 입증자료를 분석한 결과 상당수가 환자들의 생존기간 연장 또는 삶의 질 개선 효능이 명확하게 입증되지 못했다”고 결론지었다.

설령 효능이 입증되었다고 하더라도 상당수는 미미한(marginal) 수준에 불과했다는 것.

그는 뒤이어 “환자 뿐 아니라 의사들도 약효와 관련한 최신정보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채 항암치료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임상적 효용성이 탄탄하게 입증되지 못한 고가의 약물들이 허가를 취득하고 급여가 적용되고, 이로 인해 개별환자들에게는 유해한 영향이 미치고 공적인 기금이 낭비되는 결과가 빚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사공유   트위터   페이스북   싸이공감   구글
독자 의견남기기

독자의견쓰기   운영원칙보기

(0/500자) 로그인

리플달기

댓글   숨기기

독자의견(댓글)을 달아주세요.

뉴스홈으로    이전페이지로    맨위로

팜다이제스트 (Pharm Digest)

인기기사    댓글달린기사    공감기사

한국제약산업 100년의 주역

<56> 김동연 (한국신약개발조합이사장 / 제52회 / 2016년)

  김동연 한국신약개발 이사장은 1950년 출생, ...

<55> 이성우 (삼진제약사장 / 제51회 / 2014년)

  이성우 삼진제약 사장은 중앙대학교 약학대학...

<54> 이정치(일동제약회장 / 제50회 /2013년)

  이정치 일동제약 회장은 고려대 농화학과를 졸...

<53> 정도언(일양약품회장 / 제49회 / 2012년)

정도언 일양약품 회장은 세계일류 신약개발을 목표로...

<52> 이윤우 (대한약품회장 / 제48회 / 2011년도)

이윤우 대한약품 회장은 선친인 고 이인실 회장의 유...

더보기

Medi & Drug Review

'심방세동' 약물치료, 출혈 위험 낮춘 NOAC 선호

[Medi & Drug Review] 신촌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엄재...

“전이성 유방암 치료, 생존율과 삶의 질 중요해”

[Medi & Drug Review] 한국에자이 '할라벤 주'

"조현병, 꾸준한 약물복용으로 관리 가능하다"

[Medi & Drug Review] 중앙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

“바르는 무좀치료제, ‘효능’ 강화한 전문약으로”

[Medi & Drug Review] 동아ST ‘주블리아’

이근석교수 "유방암 치료,비용때문에 제한받아선 안돼"

[Medi & Drug Review] 한국로슈 '캐싸일라'

더보기

실시간 댓글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

사람들 interview

"의료·제약산업 불합리한 제도 개선 및 정책지원 촉구할 것"

자유한국당 성일종 의원…2017년 국정감사 임하는 각오 ...

더보기

구인    구직   매매

의약정보 더보기

만성 B형 간염 치료의 최신지견

만성 B형 간염의 치료 / 김지훈 / 약물요법/ 손지애 / 약품정보/ 도현정 / 핵심복약지도/ 정경혜

약업북몰    신간안내

Pharmaceuticals in Korea 2017

Pharmaceuticals in Korea 2017

한국제약산업 정보 집대성한 영문책자 - 외국현지 박...

팜플러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