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영양 전문가 73% “혈당지수 더는 안 쓴다”

건강한 식생활 오히려 저해할 수도..자의적 기준일 뿐 지적

기사입력 2020-05-22 16:34     최종수정 2020-05-22 16:35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영양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대다수가 ‘혈당지수’(GI)를 사용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당 떨어진 느낌이 앞서게(?) 하고 있다.

73%의 응답자들이 환자 또는 고객들과 상담할 때 혈당지수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답한 데다 사용하고 있다고 답한 이들 가운데서도 70%가 “그리 자주 사용하지는 않는다”고 답변했기 때문.

이 같은 내용은 미국에서 총 768명의 영양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지난 3월 25일~4월 7일 진행한 후 17~20일 진행된 2020년 영양사 춘계 심포지엄에서 발표된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해 디지털 기기를 활용한 가상공간에서 진행된 이번 심포지엄에서 발표된 설문조사에 응한 768명의 영양 전문가들 가운데 97%는 영양사 자격을 취득한 전문가들이었으며, 17%는 공인 당뇨병 교육상담사들이었다.

조사결과를 보면 영양 전문가들은 혈당지수가 소비자들의 식품선택과 환자관리에 잘못된 영향을 미칠 개연성에 우려를 표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5명당 3명 꼴로 혈당지수가 건강한 식생활을 저해할 수 있다는 반응을 내보였을 정도.

전미 감자협회(Potatoed USA)와 함께 이번 설문조사를 설계하고 자료화한 콘스탄스 브라운-릭스 영양사는 “혈당지수가 식품에 포함된 탄수화물이 혈당 수치에 미치는 영향을 수치화한 것”이라며 “개인별 니즈에 따라 식생활 계획을 수립할 때 혈당지수가 유용한 정보로 도움을 주지는 못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브라운-릭스 영양사는 뒤이어 “혈당지수의 효용성을 뒷받침하는 연구결과들이 전체적인 건강 측면에서 보면 좋은 지표라 할 수 없을 것(poor marker)”이라며 “개인적으로는 체중관리 또는 당뇨병 관리와 관련한 상담을 진행할 때 혈당지수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번에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당뇨병 관리와 관련해 공인 당뇨병 교육상담사들의 경우 전체 응답자들에 비하면 그나마 혈당지수를 좀 더 사용하는 편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들조차 속효성(fast-acting) 탄수화물과 지속성(slow-acting) 탄수화물에 대한 일반적인 개념을 환자들에게 설명할 경우에 한해 혈당지수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당뇨병 교육상담사들도 혈당지수보다는 오히려 식품 속 식이섬유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는 것으로 드러난 것.

식이섬유를 다량 함유한 식품들은 낮은 혈당지수를 나타내는 것이 통례이다.

조사결과를 좀 더 상세하게 살펴보면 이번 조사에 응한 영양 전문가들은 혈당지수가 과일(69%)과 채소류(37%)의 건강 유익성에 대해 잘못된 정보를 주고 있다는 데 동의했음이 눈에 띄었다.

질병관리센터(CDC)의 과일‧채소류 권고치를 충족하는 수준으로 섭취하고 있는 소비자들이 10명당 1명 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난 현실에서 혈당지수가 혼란만 부추겨 충분한 섭취를 저해하는 또 다른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데 우려를 표시한 것이다.

이와 함께 혈당지수가 체중관리를 위해 중요한(valuable) 정보라는 데도 상당수 영양 전문가들이 동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에 응한 영양 전문가들 가운데 체중관리를 주된 영역으로 삼고 있다고 답한 27%의 응답자들 중에서 혈당지수가 체중관리에 매우 중요한 정보라고 동의한 이들이 3%에 불과했을 정도.

심지어 35%는 혈당지수가 전혀 중요한 정보가 아니라고 본다는 속내를 드러내 보였다.

이에 따라 설문에 응한 영양 전문가들의 83%가 자신의 전문직능을 수행할 때 혈당지수가 영양지침이나 기준에서 한 부분을 차지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마찬가지로 혈당부하지수(glycemic load)에 대해서도 86%의 영양 전문가들이 환자 또는 고객과 상담할 때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답한 것으로 파악됐다.

혈당부하지수가 탄수화물을 다량 함유한 식품들의 순위를 가리는 시스템의 일종이어서 식품 속 탄수화물을 질(質)과 양(量)이라는 두가지 측면에서 평가할 때 혈당지수보다 유용한 지표로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한 이들이 없지 않았지만, 활용도 측면에서 보면 혈당지수보다도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된 것이다.

혈당지수를 사용하고 있다고 답한 영양 전문가들로 눈길을 돌려보더라도 82%는 감자의 혈당지수가 가공과정이나 처리할 때의 온도, 조리법, 감자의 품종 등 여러 가지 요인들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꼬집은 것으로 조사됐다.

브라운-릭스 영양사는 “자의적이라(arbitrary) 할 수 있는 혈당지수에 신경을 기울일 필요는 없어 보인다”며 “내 경우만 하더라도 식품의 전체적인 영양학적 품질을 중시하라는 방향에서 환자들에게 상담해 주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뒤이어 브라운-릭스 영양사는 “감자의 경우 영양이 풍부한 채소류의 일종이어서 질높은 탄수화물을 다량 함유하고 있다”며 “껍질을 벗기지 않은 5.3온스 크기의 감자를 통해 26g의 탄수화물과 3g의 식물성 단백질, 27mg의 비타민C, 620mg의 칼륨, 2g의 식이섬유를 섭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굽거나, 으깨거나, 볶은 감자가 건강하고 균형잡힌 요리의 영양를 배가시켜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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