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도 모르는 욕망, 빅데이터는 안다

진창호 경희대 산업경영공학과 교수

기사입력 2014-08-29 09:05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그동안 데이터(data)가 없었나요? 대용량 데이터는 무엇이지요? 빅데이터(big data)를 어떻게 정의 할 수 있습니까?”

경희대 산업경영공학과 진창호 교수는 질문부터 했다. ‘21세기 원유(原油)’로 불리는 빅데이터를 화장품업계는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 물었는데, 진 교수는 질문부터 던졌다.

이유가 있었다.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 대응한 지식과 기술들이 산발적으로 출현하면서 그 체계가 정립되기도 전에 각 분야의 틀에 박힌 관점에 따라 편의대로 그 정의를 재단해 버린다는 지적이다. 빅데이터 역시 마찬가지다. 빅데이터를 자신의 시각에서만 설명하기 때문에 빅데이터라는 용어가 오염되고, 종합적이고 통합적인 견지에서 해석되어야 할 정의가 왜곡되면서 기업들이 구태의연한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는 우려다.

일반적으로 빅데이터는 초대용량의 데이터 ‘규모(volume)’, 다양한 ‘형태(variety)’, 빠른 생성 ‘속도(velocity)’라는 특징을 골고루 이용해 정의된다. 이른바 '3V'다. 여기에 ‘가치(value)’를 더해 4V로도 정의되고 있다. 이 기준으로 동시점에 생성되는 데이터 양이 볼륨, 얼마나 빠르게 쌓여가는지가 속도, 호환되지 않는 데이터 형식과 비정형 데이터 구조 그리고 일관되지 않는 데이터 의미로 풀이되는 다양성, 그 안에 감춰진 정보와 지식이 가치라고 진 교수는 덧붙였다.

데이터는 현상을 비추는 거울

진 교수의 설명을 들으면서 내심 급했다. 기업이 빅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그러니까 빅데이터의 실용성이 정말 있는지 빨리 알고 싶었기 때문이다. 얼마전 대한상공회의소가 국내기업 500개사를 대상으로 빅데이터 활용 현황을 조사한 결과에서는 응답기업 81.6%가 ‘활용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는데, 많은 기업은 무엇으로 시작해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의문을 갖고 있었다.

진 교수는 “스티브 잡스의 인사이트가 부럽다면 빅데이터 분석을 시작하세요”라고 말한다. 그리고 데이터는 현상을 비추는 거울이라고 설명했다. 그 현상은 물리적인 것일 수 있고 심리적인 것일 수도 있는데, 현상에 숨겨져 있는 복잡한 메커니즘을 사람들이 인지할 수 있는 정보와 지식의 수준으로 추출해내는 작업(통찰)을 빅데이터 분석이라고 말했다.

많은 기업들이 빅데이터 분석에서 빈손으로 돌아서는 이유를 전략적이고 순차적인 분석방법의 결여에 있다고 진 교수는 진단한다. 빅데이터 내에는 여러 가치들이 혼재해 있어서, 마치 장님 앞에 동물원이 놓여진 것과 같다고 했다. 빅데이터에서 건진 패턴의 조각들을 끼워 맞춰서 하나의 퍼즐을 완성해야 하는데, 코끼리 다리의 퍼즐 한 조각과 물개 꼬리의 퍼즐 한 조각을 손에 쥐게 된다면 얼마나 난감할까. 다시 말해, 빅데이터가 있다고 무조건 분석하려 달려드는 것은 무모한 것이다.

진 교수는 기업 상황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두 가지 분석전략을 제시했다. 분석 이유가 뚜렷한 경우에는 디파이(D-F-A-I) 전략을 사용하고, 확보된 빅데이터의 활용방안을 고민하는 경우에는 일라이(I-L-A-I) 전략이 유용하다고 조언한다.

디파이 전략은 먼저 분석의 목적·목표를 정의(Define)하고, 그 목적·목표 달성을 위해 가용한 빅데이터들을 찾은(Find) 다음, 그 중 선택된 빅데이터를 분석(Analyze)해 발견된 패턴을 해석(Interpret)하는 순서로 분석을 진행한다.

일라이 전략은 갖고 있는 빅데이터를 면밀히 파악(Identify)하고, 그로부터 달성 가능한 분석 목적·목표의 목록(List)을 만든 후에, 그 중 선택된 목적·목표를 위해 빅데이터를 분석(Analyze)해 발견된 패턴을 해석(Interpret)하는 순서로 진행한다.

전략적, 순차적 분석방법 필요
 
그런데 방향성을 잡지 않고 진행하면서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을 확인하는 수준에 그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기업에서 빅데이터 효과를 적게 느끼는 경우가 많다는게 진 교수의 분석이다.

또 진 교수는 검색어나 SNS의 텍스트만으로 사람을 설명하기 힘들기 때문에 다양한 데이터를 더해 정보를 창출하는 매쉬업(Mashup)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나의 현상은 여러 유형의 데이터로 분산되어 드러난다는 의미다. 이를 테면 소비자가 기존 화장품에서 다른 화장품으로 옮기는 이유를 알고 싶다면, 소비자와 관련된 기업 내·외부의 온·오프라인 데이터를 유기적으로 분석해야 하며, 더 나아가 소비자가 내용물, 향, 색깔, 용기, 디자인 등을 어떻게 인지하는지를 풀어내는 뉴로마케팅 등 다양한 분석틀을 통해 통합적으로 분석해면 더 정교한 결과가 나온다는 설명이다.

화장품 기업이 빅데이터를 적용할 수 있는지 좀 더 구체적인 사례를 물었다.

빅데이터 분석은 화장품 광고 모델 선정과 광고 시간대 결정, 소비자의 구매 주기와 선호도 파악을 통한 제품 추천 및 세트 상품 개발, 잠재 고객 발굴, 바이럴마케팅의 극대화 방안 도출, 매장 위치와 진열제품 결정, 제품 출시 후 고객 반응을 신속히 간파해 광고전략을 수립하거나 고객관리와 후속 제품개발 등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고 진 교수는 설명했다.

또한, 사람의 사고의 한계를 벗어나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기에 유용하며, 최단 시간 내에 한정된 자원으로 최대의 효과를 내고자 한다면 빅데이터 분석은 더욱 매력적이라고 한다.

온오프라인으로 소비자 변화 읽어야

빅데이터가 이 정도면 이미 화장품 기업에서 진행하고 있거나 쉽게 알 수 있는 수준이 아니냐고 넌지시 꼬집었다.

“소비자는 변합니다. 얼마나 빨리 소비자의 변화를 읽어내느냐가 관건입니다. 사람이 체감하기 전에 먼저 던져 주는 것이 빅데이터의 매력인데, 소비자가 필요를 인지하기 전에 데이터가 먼저 알려줍니다.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기업은 비즈니스 인사이트를 얻고 통합적인 안목에서 과학적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존에 데이터가 있었다면 빅데이터는 트렌드적인 기법이 아니냐고 되받았다.

“유행일 수도 있지만, 빅데이터는 유용합니다. 더구나 빅데이터는 대용량 데이터와 관점이 다릅니다. 이를테면 빅데이터는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배출하는 데이터인 ‘디지털 풋프린트(Digital Footprint)’를 잡아내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소비자의 행동을 통해 그 속마음까지 알아가는 겁니다. 이미 인지된 현상을 확인하는 수준의 통계분석이나 자료조사와 달리, 빅데이터 분석은 소비자에게 직접 묻지 않고도 그들의 실상을 면밀히 훑어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이어 진 교수는 소비자를 온라인에서만 파악하려는 시도는 부족하다고 말했다.

“소비자는 SNS에서 자신의 마음을 그대도 반영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비싼 화장품을 사지 않고도 자신을 과시하기 위해 부정적인 평가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왜곡된 정보의 분석결과를 기초로 제시하면 기업이 잘못된 경영 전략을 세울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오프라인에서 움직이는 소비자의 변화도 동시에 연구해야 합니다.”



■진창호 경희대 산업경영공학과 교수는
Texas A&M University에서 공학 박사를 받았다.
경희대학교 산업경영공학과 부교수 및 학과장으로 문화관광 빅데이터 연구소(www.lifil.org) 소장, QUAD Lab(www.quadlab.org) 지도교수다.
관광체육관광부,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대한지적공사, 코레일, 국가연구시설장비진흥센터, 경기중소기업청,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 등에서 자문과 평가를 맡는 등 산학협력 과제 및 정부과제와 비즈니스 애널리틱스, 데이터 마이닝, 품질공학, 통계학, 리스크 분석, 최적화, 시뮬레이션 관련 학술연구를 15여 년간 수행했다. 
관광 빅데이터 분석대회 조직위원장, 대한산업공학회 춘계학술대회 운영위원장, 대한산업공학회 및 한국산업경영시스템학회 이사를 역임했다.
현재 한국빅데이터학회 학술회원, 대한산업공학회 정회원, 한국품질경영학회 정회원, 한국산업경영시스템학회 정회원이다. 

기사공유   트위터   페이스북   싸이공감   구글
독자 의견남기기

독자의견쓰기   운영원칙보기

(0/500자) 로그인

리플달기

댓글   숨기기

독자의견(댓글)을 달아주세요.

뉴스홈으로    이전페이지로    맨위로

인기기사    댓글달린기사    공감기사

보령제약 - 용각산쿨/용각산
블랙모어스 - 피쉬 오일
Solution Med Story
한풍제약- 굿모닝에스과립

한국제약산업 100년의 주역

<57> 윤도준 <동화약품 회장 / 제53회 / 2017년도>

윤도준 동화약품 회장은 고(故) 윤광열 동화약품 명...

<56> 김동연 (한국신약개발조합이사장 / 제52회 / 2016년)

  김동연 한국신약개발 이사장은 1950년 출생, ...

<55> 이성우 (삼진제약사장 / 제51회 / 2014년)

  이성우 삼진제약 사장은 중앙대학교 약학대학...

<54> 이정치(일동제약회장 / 제50회 /2013년)

  이정치 일동제약 회장은 고려대 농화학과를 졸...

<53> 정도언(일양약품회장 / 제49회 / 2012년)

정도언 일양약품 회장은 세계일류 신약개발을 목표로...

더보기

Medi & Drug Review

"나잘스프레이,해수와 유사한 3% 고농도로 안전성 강화"

[Medi & Drug Review] 한독 ‘페스(FESS)’

'심방세동' 약물치료, 출혈 위험 낮춘 NOAC 선호

[Medi & Drug Review] 신촌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엄재...

“전이성 유방암 치료, 생존율과 삶의 질 중요해”

[Medi & Drug Review] 한국에자이 '할라벤 주'

"조현병, 꾸준한 약물복용으로 관리 가능하다"

[Medi & Drug Review] 중앙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

“바르는 무좀치료제, ‘효능’ 강화한 전문약으로”

[Medi & Drug Review] 동아ST ‘주블리아’

더보기

실시간 댓글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

사람들 interview

“관상동맥증후군서 LDL-C 적극 강하 필요…하한선 없다”

최근 한국의 허혈성심장질환 사망률은 OECD 국가 중 ...

더보기

구인    구직   매매

의약정보 더보기

약업북몰    신간안내

Pharmaceuticals in korea 2018

Pharmaceuticals in korea 2018

한국제약산업 정보 집대성한 영문책자- 외국현지 박람...

팜플러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