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암의 고가항암제 접근성 확대 열쇠…‘임상 데이터’

‘정밀의학’과 ‘오프라벨’ 임상 사례 적극 검토 필요성 제기

기사입력 2020-11-23 06:00     최종수정 2020-11-23 06:47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희귀암 치료에서 고가항암제 접근성을 확대하기 위해 실제 환자의 임상 데이터를 적극 활용해야 할 것으로 제시됐다.

‘희귀암 임상연구 및 치료의 현황과 개선방안’을 주제로 온라인으로 20일 개최된 포럼에서는 임상 전문가들이 모여 희귀암 치료의 고가항암제 접근성을 어떻게 확대시킬 것인가를 논의했다.


고대안암병원 박경화 교수는 ‘정밀의학’의 역할을 좀 더 적극적으로 이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희귀암은 혈액학적 질환 말고는 치료법이 별로 없다. 하지만 정밀의학이 도입되고 유전자 변이 분석과 함께 희귀질환의 상당부분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언급했다.
 
박 교수에 따르면 NGS 등의 유전자 분석을 통해 암의 경로(pathway)를 살펴본 결과, 대장암, 유방암 등 다양한 유전자 변이가 있는 일반 암에 비해 희귀암의 경우 유전자가 한두가지 경로에 집중돼 있어 오히려 치료법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일례로 미국은 희귀암인 포도막흑색종(uveal melanoma)을 진단하기 위해 매우 다양한 시퀀싱, 유전자 분석을 실시하고 있다. 이를 통해 최근 국제학술저널에서 논코딩 점 돌연변이(point mutation)의 발견으로 암의 유전자 기능 결정 루트를 파악하면서 신약 개발에 도움이 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

또 박 교수는 “생체 외 실험(ex-vivo) 모델도 많이 개발됐다. 환자 검체만 잘 모아 바이오뱅킹에 저장해놓으면 환자의 암, 면역세포, 미세종양환경 세포 등을 분석해 신약 개발에 적극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정밀의학을 중심으로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조직을 모아 데이터를 확보‧분석하고, 제약회사, 연구자, 가족 간의 연계로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 현재 국내에서는 K-MASTER 사업이 대표적”이라며 “이러한 데이터를 통해 신약개발 뿐 아니라 고가항암제의 도입, 보험 적용 등의 접근성을 확대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국립암센터 윤탁 희귀암센터장은 ‘허가초과(Off-label) 사용 실태’에 대해 “희귀암 환자가 진단을 받으면 고가항암제를 사용하기 위한 방안으로 임상연구 참여를 강력히 추천하지만, 환자가 꺼리는 경우도 많고 진입 장벽도 높아 대부분 본인 부담, 혹은 허가초과 항암제를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허가초과 제도란 효과가 예상되는 소수의 환자들, 비록 허가범위에 들지는 않지만 이들에게 의약품을 사용할 수 있게 만든 대안적 절차로, 승인 받기 위해선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지정한 임상시험실시기관 내 암 관련 전문의가 참여하는 다학제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 이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암질환심의위원회에서 승인하도록 돼 있다. 

여기서 그는 이러한 허가초과 제도로 특정 항암제에 대해 효과를 본 환자들의 임상 사례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활용하지 못해, 여전히 고가항암제를 이용할 수 없는 환자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윤 센터장은 “희귀암에서도 사전승인 사용이 확대되고 면역항암제와 같은 새로운 치료법을 이용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됐다지만 환자가 거의 다 부담해야 된다는 비용 문제로 인해 실제 투약을 받는 환자는 적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반응/부분반응(CR/PR)을 보이는 환자는 급여 고려 또는 선별급여를 해주는 방안을 적극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실제 임상연구를 통해 생성된 데이터를 식약처에서 판단하고 항암제 등을 승인, 심평원에서 검토해 보험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며 매년 축적된 다기관 데이터의 활용문제와 심평원의 요법 지속 및 탈락여부 결정 역할 개선도 뒤따라야 한다”고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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