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위한 의사 인력 양성, 현 시점에서 필연적"

정부 의대정원 확대 '필요한 정책'…보건의료·건보정책 연계 필요도

기사입력 2020-09-25 06:00     최종수정 2020-09-25 06:43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현 시점에서 환자를 위한 의료접근성 방안은 의사를 포함한 보건의료인력의 충분한 양성에 있다고 강조됐다.

지난 24일 선진복지사회연구회가 개최한 ''With 코로나시대의 보건의료 인력정책-국민중심접근' 토론회에서는 이같은 인식이 공유됐다.

발제를 맡은 이기효 인제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인구당 의사 수는 최근 17년간 증가했지만, 아직도 OECD 평균의 66%에 불과하다"라며 "의사-환자 상호작용의 극심한 시간제한을 극복하고 환자중심 진료를 위한 의료서비스 질 향상이 필요하기 때문에 의사수를 늘려야 하는 것은 맞다"고 전제했다.

현재 의사인력은 과중한 업무부담과 노동강도로 과로·소진을 유발하는 동시에 감염내과·역학조사관 등 반드시 필요한 특수·전문 분야에 적절한 인력 충원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는 이유에서다.

뿐만 아니라, 의사 부족으로 인해 공공연한 무면허 의료행위(불법 PA 등)와 제약·의과학 등 의사 전문성을 요구하는 고부가가치 신산업 육성을 위한 인프라도 부족하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의사 수가 늘어나면 보건의료비 지출이 증가한다는 반발도 있지만, 실제로 나라별로 살펴보면 인과관계가 성립되지 않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면서 "정부의 해묵은 과제 해결 시도 자체는 높게 평가돼야 하며 정책 추진 동력 상실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미흡하거나 정제되지 않은 내용이 포함돼 정책 취지 훼손을 초래한 점이 아쉽다"라며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음에도 직역 반발에 부딪히자 국민 앞에서 한 정책추진 약속을 어긴 것은 물론, 앞으로 주요 보건정책 논의 파트너를 일개 직역단체인 의사협회로 국한시켜 건강보험 가입자·소비자 등 다른 이해 당사자를 배제한 결말은 참담한 정책 실패"라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이기효 교수는 지역 불균형 분포 해소를 위해 △지역의사제에 따른 근무조건 개선 등 보완방안 및 생활 인프라(주거·교육 등) 확충 △의사부족지역의 원격진료와 홈케어 등 새로운 공공공의료 서비스전달 시스템 △의사수의 대폭 확충 등과, 의료인력부족 해결을 위한 ▲PA의 정식 직역(가칭: 진료협력사) 도입을 비롯해 ▲신규직종 도입(ex 검안사, 청능사, 운동훈련사, 호흡치료사) 등도 함께 제안했다.

아울러 이기효 교수는 "보건의료인력정책 수립·실행 구축을 위해 보건의료인력정책심의위원회 산하에 직역단체·가입단체·정부·전문가가 참여하는 '보건의료인력수급기획협의체(가칭)'를 설치해 국가 단위 인력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며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참여한 협의체에서 장기간 숙의 과정을 거치되, 대다수 국민 이익을 중심으로 정책이 도출되도록 민주적이고 개방적 의사결정 구조가 보장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왼쪽부터)신영석 보사연 연구위원, 정형선 연세대 교수, 홍선미 한신대 교수▲ (왼쪽부터)신영석 보사연 연구위원, 정형선 연세대 교수, 홍선미 한신대 교수

이어진 토론에서도 관점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신영석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의사 인력 총량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지만, 현재 지역간, 진료과목간 불균형에 대해서는 공감대가 형상되고 있다"며 "다만 인구 감소가 예측되고 의사 인력 양성에 장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미래 수급상황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팽배하다. 의사 인력을 총량 관점보다 부족한 영역에 타겟팅해서 증가시킬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신영석 선임연구위원은 "분야별 공급 부족 원인을 해소할 수 있는 방향에서 인력 확충 방안이 필요하다"면서 "보건의료인력 확충 정책은 보건의료정책, 건강보험정책과 연계돼 설계하지 않으면 정원 확충 실효성이 현저히 저하된다"며 연계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정형선 연세대 보건과학대 교수는 "의사 인력의 진료과목 및 지역간 불균형 문제는 전체 의사인력 공급이 원활해지면 상당부분 자동조정기능에 의해 문제가 해결될 수 있고, 현재로는 의대정원이 거의 유일한 정책 수단"이라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정부 정책에 대해서는 "정치적 이유든, 지역 수요든 동기가 돼 정부가 의대정원 확대를 공식화했고, 전 국민 의식의 대상으로 끌어올린데에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평가하면서 "순간적인 정책중단(의·정 합의에 따른 정책 잠정중단)은 해결과제로 남아있지만, 정책 추진이라도 없었다면 계속 이상태로 머물렀을 것"이라고 정책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형선 교수는 "동시에 전문과목간 균형과 지역별 의사 균형 공급을 위한 정책은 계속 시도돼야 한다"면서 "지역 종사 의사인력을 확대하고, 보건의료인력 간 적절한 위임 및 협업이 가능하도록 각 직역별 보조·대체 인력의 업무범위를 조정하고 면허 간 유연성을 제고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홍선미 한신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낮은 임상의사수에 비해 인구 천명당 병상수와 1인당 외래진료횟수를 고려할 때, 환자대비 의료인력의 진료투입과 밀도가 낮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을 직시해야 한다"면서 "신규보건직종 도입 및 분화, 보건인력 생산성을 향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 교수는 "국가보건의료정책의 우선순위는 보건의료인력 정책수립 및 실행을 위한 거버넌스 구축과 국민중심 정책추진·의사결정구조의 보장"이라며 "국민 건강을 위한 일정 수준 이상의 공공보건의료 서비스 공급자 확대를 통해 고령화 비용 합리화, 지역사회보호중심의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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