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당장 수치 낮으면 괜찮을까? 엄격 기준 필요

캐나다의 경우 7um/m3 미만이어도 호흡기질환 영향…국내도 관리 시급

기사입력 2018-05-16 12:07     최종수정 2018-05-16 14:27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미세먼지는 인체에 유해한 여러 이온화합물들과 중금속들이 결합돼있는 상태로, 배기가스, 사업장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나타날 수 있지만, 농도에 상관없이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미세먼지는 다양한 호흡기 질환을 유발한다. 특히 15세 미만의 어린이나 65세 이상의 노인에게서는 일반 성인에 비해 6-7배 이상 유해한 영향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우진 교수▲ 김우진 교수
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이하 학회)도 이 유해성에 공감했다. 16일 열린 학회 기자간담회에서 김우진 교수(강원대병원 호흡기내과)는 “1급 발암물질인 미세먼지는 폐기능을 떨어뜨리고, 폐기능 감소 속도를 높이며 COPD와 폐암의 발생률을 높인다”고 말했다.

현재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권고하고 있는 미세먼지 농도는 10um/m3 미만. 우리나라 또한 기준 강화 필요성에 의해 농도 기준을 25um/m3에서 15um/m3로 하향시켰지만, 여전히 연평균 25um/m3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김 교수가 인용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미세먼지 농도가 낮더라도 호흡기질환은 발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짧은 시간이라도 고농도 미세먼지에 노출되면 여러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러나 캐나다의 경우, 연평균 미세먼지 농도를 7um/m3 정도로 유지하고 있는데도 천식 발생률이나 응급실 방문율이 미세먼지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결과는 미세먼지를 10um/m3 미만으로 유지하는 것이 최종목표가 아니라 조금 더 엄격한 기준을 세울 수 있도록 계속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권장 기준 이하의 농도에서도 건강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미세먼지의 단기 노출 또한 호흡기 사망률과 병원 방문 증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는 “24시간이라는 단기 노출 기준도 50um/m3에서 35um/m3로 낮추었지만, 이 수준을 넘는 날들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노력이 지속돼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 날 간담회에서는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의 진단 및 치료율이 낮아 국내 의료비용 증가로 이어지는 문제 인지 필요성도 제기됐다.

이진국 교수(가톨릭의대 호흡기내과)는 “COPD는 폐암보다 무서운 병이다. 유병 인원도 훨씬 많고 사망자도 많다. 의료비용 또한 더 많이 소요되고 예후도 훨씬 나쁜 병이다”라며 COPD의 심각성에 대해 전했다.

COPD는 국내 전체 40대 이상 성인의 13.3%이 가지고 있는 흔한 질병이다. 특히 남성에서는 19.4%라는 높은 비율로 발병한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들 중 COPD로 진단받은 경험이 있는 사람이 2.4% 뿐이며, 2.1%만이 치료받은 적이 있었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COPD의 문제는 한 마디로 높은 유병율, 낮은 진단율, 낮은 치료율이라고 함축할 수 있다. COPD는 비가역적인 기류제한을 특징으로 하는 폐질환으로, 한 번 나빠지면 좋아질 수 없다. 따라서 발병 사실을 최대한 빨리 발견해서 관리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강조했다.

조기 경증 환자들을 발견할 수 없다는 것도 문제다. 매우 흔하지만 진단이 되지 않는 질환이 바로 COPD다. 따라서 학회에서는 국가건강검진에 폐기능 검사를 포함해 조기 진단하는 방법을 강구해왔다.

김영균 학회 이사장은 “미세먼지 문제가 장기화되며 국민들의 건강에 대한 우려 수준은 높아지지만, 제대로 된 국가적인 검진 체계 및 예방 가이드라인은 부재한 안타까운 실정”이라며, “학회는 폐기능검사를 국가건강검진에 포함해 만성 호흡기질환을 조기 진단하는 것이 국민건강 증진과 사회적 의료비용 감소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 판단해 제안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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