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술만으로 ‘폐동맥 인공심장판막’ 최초 개발

이종이식 문제점인 면역거부반응 ‘0’에 가까워…식약처 허가 앞둔 상태

기사입력 2017-05-19 10:12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김기범 교수▲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김기범 교수
국내 연구진에 의해 국산 인공심장판막이 개발됐다.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김기범 교수팀(소아흉부외과 김용진, 임홍국 교수)은 돼지의 심장 외막으로 만든 폐동맥 인공심장판막을 스텐트 시술을 통해 10명의 환자에게 적용하는 임상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밝혔다.

연구팀이 개발한 자가확장형 폐동맥 인공심장판막과 스텐트는 아직 상용화된 제품이 없어, 현재 한국과 미국, 중국이 시장 선점을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이번에 임상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친 국산판막이 상용화되면 개당 수천만 원에 달하는 판막의 수입비용을 절감하고 한국 의료기술의 세계화 및 국부창출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대병원이 개발한 자가확장형 폐동맥 인공심장판막과 스텐트▲ 서울대병원이 개발한 자가확장형 폐동맥 인공심장판막과 스텐트
연구팀은 2004년 보건복지부에서 지원한 바이오이종장기사업단을 통해 돼지와 소의 심장 외막을 이용한 인공심장판막 개발을 시작했다. 그리고 후유증이 큰 가슴을 여는 수술 대신 간단한 시술로 판막을 이식하기 위해 태웅메디칼과 스텐트 개발도 동시에 진행했다.

수년간의 연구 끝에 개발된 판막은 이종이식의 문제점인 면역거부반응이 ‘0’에 가까운 차별화된 장점을 가졌다. 이를 통해 미국과 중국의 판막보다 우수한 내구성 및 안정성을 확보했다.

연구팀은 이 판막을 2011년부터 동물에 이식해왔으며,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2015년 7월)를 받아 2016년 2월 첫 임상시험에 돌입했다. 그리고 10년이 넘는 긴 여정 끝에 그해 10월 10번째 환자에게 성공적으로 판막을 이식하고, 최근 6개월간의 추적관찰을 마쳤다.|

김용진 교수는 “10년간 여러 번의 고비가 있었고 해외 업체들의 러브콜도 많았지만, 국산 판막의 세계화를 위해 연구를 지속했다”고 말했다.

폐동맥판막은 우심실이 폐동맥으로 혈액을 뿜어낼 때 혈액이 우심실로 역류하는 것을 막아준다. 이 기능에 문제가 생기면 혈액의 역류가 나타나 심장의 펌프기능에 부담을 주고, 결과적으로 심장이 신체에 혈액을 충분하게 공급하는 것을 어렵게 만든다.

이번에 임상시험에 참가한 판막질환 환자 10명은 6개월의 추적관찰 기간 동안 심각했던 역류가 최소화됐으며, 면역거부반응도 나타나지 않았다. 역류가 거의 사라지면서, 우심실의 부피도 평균 32.1%나 줄었다.

또한 가슴을 여는 수술 대신 스텐트 시술로 판막을 이식해, 중환자실을 거치지 않고 일반병실에서 4일 내에 퇴원했으며, 이식으로 인한 특별한 합병증도 나타나지 않았다.

현재 고령층의 대동맥판막협착증 환자를 대상으로 미국 등 선진국에서 개발된 타비(TAVI)라고 불리는 자가확장형 인공심장판막-스텐트가 상용화되어 있다. 연구팀이 개발한 스텐트와 판막은 폐동맥판막 질환에 특화된 것으로 차별성이 있다.

현재 인공판막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앞두고 있으며, 식약처로부터 희소의료기기로 최종 허가를 받게 되면 모든 기술을 이전한 태웅메디칼에서 상용화를 진행할 계획이다.

김기범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인공심장판막은 해외학회에서도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의 판막회사에서도 문의가 왔지만, 판막의 국산화를 위해 모든 기술을 국내 업체인 태웅메디칼에 이전했다”며 “정부의 지원을 비롯해 수많은 의료진의 노력으로 만들어진 국산판막이 우리나라 의료의 위상을 한층 높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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