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학연구재단 기고2] 한국 제약바이오산업에서 오픈이노베이션 필요성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바이오정책팀 이상은 팀장

기사입력 2020-01-13 12:00     최종수정 2020-01-13 13:40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1. 들어가며

2017년 한국 제약시장 규모가 22조원을 돌파하였다. 이는 2018년에도 제약산업의 상당한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의약품 수출실적은 46억 7,311만달러(5조 1,431억원)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으며(5년간 연평균 성장률 17.9%), 의약품 생산실적은 21조 1,054억원으로 국내 GDP 의 1.18%를 차지하였고 제조업 분야 중 비중은 4.35%로 최근 5년 중 가장 높게 나타났다.

기술 수출도 상당한 성과를 보였다. 한미약품이 2015년 총 6조원 규모의 신약기술 수출 계약을 성사시키면서 시작된 기술 수출 바람은 2019년 7개사 4조 6,000억원대의 수출 실적으로까지 이어졌다. 2019년 11월에는 SK바이오팜이 20여년의 개발 끝에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cenobamate, 제품명 엑스코프리)‘의 미 FDA판매 허가를 받으면서 한국의 신약 개발을 위한 역량이 상당히 축적되어가고 있다는 분위기가 조성되었다.

이와 같이 여러 지표들은 한국의 제약바이오 산업이 한 단계 더 나아갈 수 있는 시기에 도달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국내 제약기업들이 첨단 기술력을 획득하고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중요한 열쇠인 신약 연구개발은 ’ '하이 리스크(high risk) 하이 리턴(high return)'으로 도전하기 쉬운 영역은 결코 아니다. 따라서 최근의 신약 개발에서 위험을 상쇄시키면서 Efficiency를 높일 수 있는 연구 투자 환경으로 많이 이용되고 있는 것이 오픈 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이다.


2. 제약바이오 산업의 오픈 이노베이션 모델 도입과 시사점 

전통적으로 빅파마(Big Pharma)들은 의약품의 연구개발의 모든 것을 직접 수행했지만, 개발 기간 장기화에 따른 임상 자금 증가, R&D 인력 증가에 따른 인건비 부담 등의 요인으로 신약 개발에 투입되는 시간과 비용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2010년에 신약 1개를 출시하는데 11억8,000만 달러(약 1조4,000억원)가 들었지만, 2018년에는 21억6800만 달러(약 2조5,600억원)로 소요되었다. 또 신약에서 나오는 최대 이익도 2010년 8억1,600만 달러(9,641억원)에서 2018년 4억700만 달러(4,809억원)로 절반 가까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림 ] 바이오파마 기업들의 R&D 생산성 저하 현황(출처 : Declining R&D Efficiency of Biopharma Corporations, DEEP KNOWLEDGE ANALYTICS)▲ [그림 ] 바이오파마 기업들의 R&D 생산성 저하 현황(출처 : Declining R&D Efficiency of Biopharma Corporations, DEEP KNOWLEDGE ANALYTICS)

내부 자원만으로 혁신을 달성할 수 없게 되면서 도입된 오픈 이노베이션은 연구, 개발, 상업화에 이르는 기술혁신의 모든 과정에서 대학이나 타 기업, 연구소 등 외부의 기술이나 지식, 아이디어를 활용함으로써 혁신의 비용은 줄이고 성공 가능성은 높이며 효율성과 부가가치 창출을 극대화하기 위해 등장했다. 이 중 내향형(Inbound) 혁신은 기업이 외부로부터 기술・아이디어를 획득해 내재하는 방식을 의미하며, 외향형(Outbound) 혁신은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기술을 외부로 전달해 상업화를 모색하는 방식이다.

실제로 제약 기업들은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비즈니스 모델을 변경하고, M&A나 파트너쉽, 아웃소싱을 강화하는 여러 가지 방법들을 고안하였다. 글로벌 제약기업들의 경우 기술 및 R&D 프로젝트에 외부 소스를 활용하면서 오픈 이노베이션을 실행하고 있다. 약물 후보의 라이센스 인, 또는 우수한 신약 후보를 가진 회사의 인수를 통해 내부 프로젝트 포트폴리오를 보완하거나, 기업이 보유하지 못한 외부 지식에 접촉할 수 있는 아웃소싱 등의 방법을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2007년 GSK가 외부 파트너사와 Drug Discovery 협력을 하는데 중점을 둔 Center for Excellence for External Drug Discovery를 운영하였으며, Lilly사 역시 OIDD(Lilly Open Innovation Drug Discovery) 프로그램을 통해 외부 자원들이 후보 물질을 자유롭게 공유하여 신약을 연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해당 프로그램에는 현재 34개국 453개 연구 기관의 856명의 연구원들이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화이자는 Centers for Therapuetics Innovation(CTI)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각 CTI에 인력과 펀딩을 제공하고 있다.

2014년 12개의 글로벌 파마들의 파이프라인을 분석해보면 54%의 Active  drug가 오픈 이노베이션에 기반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오픈 이노베이션 내 카테고리 내에서도 83%에 달하는 약물들이 순수한 의미의 오픈 이노베이션(아웃소싱, 라이센싱 등)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1988년부터 2012년까지 281개 제약사의 파이프라인을 분석해봤을 때 1상에서 NDA 성공률이 3배나 높아진 것으로 조사되었다.


3. 마치며

결국 제약기업의 경쟁력은 Compound에 있으며, 이 최종 결과에 도달하기 위한 개발 과정을 업계가 어떤 방식으로 효율적으로 공유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는가가 오픈 이노베이션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의 제약기업들은 아직 외향형 혁신, 즉 자신들의 기술을 외부로 보내 상업화 하는 경우보다 내향형 혁신인 외부 기술을 도입해 자사의 것으로 개발하는 방식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기업과 비교해보았을 때 외향형 혁신 비중이 더 낮은 편이며, 오히려 소규모 기업들에서 외향형 혁신을 선호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국내 기업들이 자신의 자원을 공개하는 것을 어려워하고 있으며, 바이오벤처들은 자체 자원만으로 연구개발을 수행하기 어렵다는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최근 유한양행이 선보인 오픈 이노베이션 사례는 한국 제약기업의 혁신이 어떤 방향으로 움직여야 하는지 보여주는 좋은 예이다. 바이오벤처인 오스코텍이 보유하고 있던 비소세포 폐암 표적 치료물질인 레이저티닙을 내부에 도입한 후, 글로벌 기업인 얀센바이오테크에 라이센스 아웃하면서 내・외향형 모두를 아우르는 혁신 모델을 이용한 것이다. 제약기업-벤처간 선순환되는 구조를 마련하면서 산업계의 모습을 바꿨다는 평도 받고 있다.

국내 시장 한계를 돌파하기 위해 필연적으로 한국 제약기업들은 글로벌이라는 출구를 모색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오픈 이노베이션이 가져다주는 효용성은 이미 여러 사례로 입증되고 있다. 제약 산업 내에 있는 다양한 당사자들의 강력한 협업과 소통, 보다 공격적인 혁신과 변화만이 글로벌 신약 창출이라는 결과로 이어지는 모멘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제공 : 재단법인 미래의학연구재단(http://medicalinnovation.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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