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중음성유방암 신약에 PI3K/AKT 활용, 성과 ‘속속’

암 세포 성장 관여 신호경로 차단…‘피크레이’ 첫 시장 진입

기사입력 2019-08-13 06:00     최종수정 2019-08-13 10:21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삼중음성유방암(Triple-Negative Breast Cancer, TNBC)은 호르몬이나 유전자(HER2)의 영향을 받지 않는 유방암의 한 종류로, 항암제에 일부 반응하더라도 재발이 많고 암의 진행이 빨라 무진행생존기간(PFS)이 평균 6개월 미만일 정도로 치료가 어려운 암이다.

그러나 최근 삼중음성유방암 종양 성장에 중요한 신호 경로를 차단하는 기전들을 신약 개발과 접목해 온 연구 성과가 속속 드러나면서 치료제 시장에 청신호가 켜졌다.

그 주인공은 PI3K(Phosphatidylinositol-3-Kinase) 억제제와 AKT(protein kinase B) 억제제다. 이 둘을 이해하려면 PI3K와 AKT의 연관성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

PI3K와 AKT는 PI3K-AKT-mTOR 신호전달경로를 구성하는 물질들로, 이 경로는 체내 세포의 분화, 증식과 성장, 사멸 및 대사 등을 조절할 뿐 아니라 암 발생에도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이 경로에 가장 상류에 위치해있는 물질이 PI3K이며, 하류로 갈수록 AKT와 mTOR이 나타난다. 이 중 신약 개발의 주 표적이 되는 물질은 PI3K와 AKT로, mTOR는 단독 표적보다는 PI3K/mTOR 등 이중 억제의 형태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현재 삼중음성유방암 신약 시장을 리드하는 제약사로는 로슈를 꼽을 수 있다. 로슈의 면역항암제 티쎈트릭(성분명: 아테졸리주맙)이 삼중음성유방암 적응증에 대해 FDA의 허가를 받은 최초의 면역항암제가 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AKT 억제제 계열의 유망주는 따로 있다. 로슈의 이파타설팁(ipatasertib)은 아테졸리주맙, Nab-파클리탁셀과 병용 투여되는 전략으로 삼중음성유방암의 1차 치료 옵션 시장 진입을 노리고 있다.

이파타설팁은 PI3K/AKT 신호 전달 경로를 차단하고 암 세포의 성장과 생존을 막을 수 있는 AKT1, 2, 3 모두를 표적해 결합하도록 설계됐다.

지난 4월 발표된 이파타설팁의 1b 임상의 초기 결과에 따르면, 이들의 병용 투여는 바이오마커 상태와 상관없이 73%의 객관적 반응률(ORR)을 보였다. 추적 관찰 기간의 중앙값은 6.1개월이었다. 단, 전체 환자의 14명(54%)에서 3등급 이상의 이상 반응이 발생했다.

로슈는 해당 요법에 대해 올해 이후 다기관 무작위 이중 맹검 3상 연구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PI3K 억제제는 내분비 요법에 대한 내성을 극복할 수 있다고 알려지면서 그동안 여러 건의 연구가 진행돼왔다. 그러나 유방암에서는 큰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고, 재발성/불응성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소림프구성 림프종 등에서 승인될 뿐이었다.

그러나 최근 노바티스의 유방암 신약 피크레이(성분명: 알펠리십)이 지난 5월 최초의 PI3K 억제제로 FDA의 승인을 받으며 상황은 달라졌다.

피크레이는 호르몬 수용체 양성,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 2(HER2) 음성, PIK3CA 유전자 변이, 진행성 또는 전이성 폐경기 후의 유방암에 파슬로덱스와 병용으로 투여할 수 있게 됐다.

피크레이의 허가 임상을 보면, 아로마타제 저해제와 같은 내분비 요법으로 치료를 진행 중이거나 진행한 PIK3CA 유전자 변이 보유 환자들에 피크레이-파슬로덱스 병용 요법을 적용했을 경우 무진행생존기간은 총 11개월로 나타나 대조군의 5.7개월에 비해 유의하게 길었다.

단, 이상 반응으로 혈당 수치의 증가, 혈중 크레아티닌 수치의 증가, 혈중 림프구 수치의 감소, 중증 피부반응 등이 나타나면서 1형 및 2형 당뇨병 환자들은 투여를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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