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지재권유예, 방역물품 포함 시 국내기업 피해 우려”

보건산업진흥원 ‘코로나19 대응 관련 지식재산권 유예 논의 배경 및 시사점’ 분석 보고
보건산업혁신기획팀 “진단키트‧방역물품, 백신‧치료제와 달리 국가간 기술 격차 적어”

기사입력 2021-08-31 06:00     최종수정 2021-08-31 06:07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코로나19의 전세계적 확산에 따른 백신 공급과 배분이 가장 중요한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지식재산권이 이를 위한 핵심 역할로 부상하고 있다. 

이에 우리나라도 현재 백신 개발 및 공급‧배분에 대한 정책을 마련하고 있어, 백신 지식재산권 유예 결과에 따라 우리 기업 등에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국가 간 기술 격차가 크지 않는 방역물품 등에 지재권 유예를 적용할 경우 국내 기업이 피해를 볼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와 눈길을 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보건산업 브리프 331호 ‘코로나19 대응 관련 지식재산권 유예 논의 배경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지식재산권의 유예 범위가 백신뿐만 아니라 진단키트, 방역물품 등까지 포함하는 경우 특허 유예에 따라 국내 기업들의 피해 발생 우려가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이들 분야가 백신 및 치료제와 달리 상대적으로 국가 간 기술 격차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코로나19가 전세계적 확산과 함께 피해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국제사회에서는 코로나19 종식을 위해 백신 접근성의 공평한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이에 여러 가지 지식재산권 관련 국제협력과 국제법 유예 등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코로나19 대응 관련 지식재산권 분야에서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사항은 백신 및 치료제에 대한 세계무역기구(WTO) TRIPS 협정의 일부 지식재산권 규정에 대한 유예 문제다. 지난 5월 미국이 이 논의에 대한 지지를 표명한 이후 각국의 입장이 나뉘고 이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보고서는 백신을 새롭게 개발하는 업체가 지식재산권을 공개할 경우, 이는 과점 시장에서 가격 경쟁을 유도해 백신 제조업체가 한정적인 상황에서 기업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산 백신 개발을 진행 중인 우리나라는 모더나, 노바백스 등 주요 백신의 위탁생산을 맡고 있는 등 글로벌 백신 공급망 체계에서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지식재산권 유예가 직‧간접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 등은 mRNA 기반으로 특허만으로는 복제가 어려우며, 모든 기술이 특허를 받은 것은 아니고 기업 노하우나 영업비밀 등이 더 중요하다고 알려져 있다. 이들 백신에 처음 실용화됐다는 mRNA 기반 선진 기술 활용은 복잡한 생산 공정이나 특이한 기술을 필요로 하고 있어, 특허 공개만으로는 모방이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모더나의 경우 백신 특허권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지만, 현재까지 모더나 백신의 복제를 시도하거나 라이선스가 허락된 사례는 확인할 수 없으며, WHO는 올해 4월 mRNA에 기반한 기술공유를 촉진하는 계획으로 ‘mRNA 백신기술이전허브’를 설립했지만 기술지식 제공이 있었다는 보고는 아직까지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국제사회는 향후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이 개발되는 경우 이의 적정한 배분 및 의약품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정책적으로 고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최근 독일, 캐나다, 칠레 등은 필요한 경우 의료용품에 대한 특허를 대체하기 위해 강제실시권 허가를 신속하게 진행하기 위해 특허법을 개정했다. 이스라엘, 러시아 등은 이미 강제실시권을 발동한 바 있으며, 브라질은 관련 입법을 진행 중이다. 

반면 일부 국가나 제약기업들은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WHO 등이 제안한 백신 등 특허공유 체계에 반대를 표명하면서 의약품 개발에 지식재산제도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제약기업 등은 의약품 연구개발과 관련, 특허 등을 통해 시장에서 독점기간을 확보하고 수익을 보장해주는 것은 기업의 연구개발 및 투자 인센티브를 고취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약가가 결정되는 데는 다양한 요소가 있지만, 의약품 특허는 의약품을 고가로 유지하고 의약품 접근성을 저해하기도 하며, 기존에 감염병 발생 시 백신이 개발돼도 일부 선진국의 비축용으로 사용돼 개발도상국 등에는 적정한 공급이 이뤄지지 못한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코로나19와 같은 공중보건 위기에 대한 대응은 복잡한 영역으로, 의약품 개발혁신과 접근성 향상이라는 양 측면이 균형을 이뤄야 하며, 이를 위해 지식재산제도를 잘 활용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진흥원 보건산업혁신기획팀 관계자는 “의약품 개발은 코로나19 등 감염병 대응의 핵심으로, 특허제도는 혁신과 민간의 연구개발 참여를 유도하는 중요한 인센티브 중 하나”라며 “지식재산제도를 잘 활용해 의료기술과 산업 발전 및 공중보건 대응이 함께 이뤄질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이루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전했다. 

이어 “코로나19 종식과 국민 건강권을 지키기 위해서는 의약품 연구개발, 생산능력 향상 및 지식재산제도, 규제혁신 등과 관련 공공과 민간 영역의 총체적 협력이 필요하며, 이와 함께 수요에 대응하고 적시에 공급할 수 있는 접근성 향상 정책 마련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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