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욱 FMA대표 "제약사 인사,남의 옷 입으면 엉뚱한 처방전 돼"

"팀원으로 복귀 직책정년제 등 더욱 널리 활용될 전망"

기사입력 2017-03-02 07:00     최종수정 2017-03-06 13:56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2016년 말, FMASSOCIATES(에프엠어소시에이츠)와 약업신문이 공동 특별기획 한 “인적자원관리” 기사가 6주에 걸쳐 약업신문에 기고됐다. 독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기고된 6주치 신문을 모두 펼쳐 놓고, 내년 실무에 활용하겠다고 한 회사도 있었다.  특히 기고문 앞 단 박스로 처리된 ‘직원 의견’과 ‘회사 의견’은 딱 우리 회사의 이야기라면서, 놀라워 한 곳들이 많았다. 이렇게 현실적인 내용들을 어떻게 파악했나 궁금했다. 에프엠어소시에이츠 신재욱 대표(사진)를 만나 들어봤다.

왜 이런 기획을 하게 됐고,그리고 왜 제약산업인가

-기고문의 내용이 현실적일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그 동안 여러 제약회사들을 대상으로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숱하게 들어왔던, 한국의 현 상황에서 최대공약수에 해당하는 가장 공통적인 고민을 뽑아냈기 때문이다.

 

제약산업에 대해 이런 기획을 한 이유는 제약산업이야말로 조직 내 사람에 관한 올바른 자문을 받아들였을 때 그 투입 대비 효과가 큰 산업이며, 고용 창출에 있어서도 그 기여도를 인정받고 있는 중요한 산업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인적자원관리라는 렌즈를 통해 보자면 국내 제약산업은 몇가지 독특한 특징이 있다.

첫째, 2세-3세 경영으로 넘어갈 정도로 기업의 역사가 오래됨에 따라 임직원들의 연령 및 근속년수가 타 업종 대비 높다. 둘째, 이와 같은 고령화로 인해 내부적으로 승진 적체 현상을 겪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셋째, 사원 주임 대리 과장 차장 부장, 심지어 이사보(이사대우)에 이르는 다단계 직급체계로 이뤄져 있고, 이로 인한 부작용이 점차 드러나고 있다.  이러한 회사들의 현실을 제대로 진단하고, 적절히 처방하면 기업 경쟁력, 나아가 산업 경쟁력 제고에 도움이 된다고 보았다.

게다가 제약산업은 헬스케어산업, 실버산업 등과 함께 인구 고령화에 따라 최근에 가장 주목 받고 있는 산업이 아닌가?

고령화에 대한 미래는 한국에서는 이제 기정사실이나 다름없는 것 같다. 그렇다면 FMASSOCIATES에서 파악하는 제약산업에 영향은 어떤 것이 있을까.

-이미 법으로 정한 ‘정년60세’ 시대다. 지금 시점부터 한국의 기업들은 공통적으로 “인건비 부담 증가”를 피할 수 없는 상황을 앞두고 있다.

지난 2013년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실시한 기업 정년연장 실태조사 결과는 이러한 기업의 우려를 잘 보여준다. 특히 제약산업은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중이 제조업 평균보다 2배 정도 높아, 정년 연장에 따른 인건비 부담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금부터라도 이에 대비하지 않으면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어려움이 예상된다. 더군다나 300인 이하 사업장도 2017년 1월 1일부터 적용을 받기 시작하므로 규모가 작은 제약기업도 예외가 없다.

혹시 다른 국가의 기업 사례로부터 참고할 만한 것이 있나

-우리보다 고령화가 빠른 일본 기업의 사례들이 참고가 된다. 한국에서 정년60세 법제화를 기준으로 한 것은 2016년 1월 1일자부터다. 300인 미만 사업장은 올해 1월 1일부터 적용된다.

그런데 일본에서는 이러한 정책이 이미 1998년부터 시행됐고, 이에 일본 내 제약회사에서도 활발하게 대응책을 모색하였다. 예를 들어, 다케다약품공업은 일찍이 “우리 회사에서 가장 임금을 많이 받는 사람은 탁월한 연구원이나 영업사원이 아니고, 근거리에 근무하는 가족이 많은 장기근속자다”란 문제점을 거론한 적이 있었다. 그래서 정년연장에 따른 임금재원이 천정부지로 솟는 현상을 막기 위해 이 시기부터 애를 썼다.

이를 통해 다케다약품공업은 아시아에서도 유일한 세계적 제약회사로 발돋움하는 기반을 마련했다. 일본 스미토모제약에서는 회사 내부의 업무만으로는 모든 구성원들에게 일을 나눠줄 수 없게 되자 사외출향을 지원했다. 최근 사외로 분사해 나간 업체가 10년간 120곳에 이르렀는데, 제약 브랜드, 의약품 도매업체, 의약품 제조 수탁업, 의약품 영업 파견업, 산학연계 연구기관 등으로 업종도 다양하다. 출향 당시 연령은 초기 58~59세였다가 지금은 55세 이하의 비율이 높아졌다.

그렇다면 한국의 제약회사들은 당장 뭘 해야 하고, 어떻게 접근하는 것이 좋을까.

-첫째, 다단계로 된 직급체계부터 간소화 하기를 권장한다. 이를 통해 매년 누구를 승진시킬까, 인건비총액 관리는 어떻게 할까, 반복되는 고민을 이제 대폭 줄일 수 있게 된다.오히려 다른 곳에 그 에너지와 자원을 쓰시는 것이 좋겠다.

다만, 무턱대고 '자 이제 차장 직급과 부장 직급을 합해서 부장으로 한다'는 식으로 하면 안되고, 그 회사만의 인력구조를 살펴서 저항이 가장 적도록 직급을 조정해야 한다. 예를 들어 대리 2년차와 3년차가 각각 다른 신규 직급으로 전환되는 경우도 있는데, 이때는 연차별로 보전방안을 따로 마련하는 등 세심한 변화관리가 필요하다.

직급이 통합돼 수가 줄어들면,소위 승진하는 맛이 없어질 것 같은데, 어떤가

-이제는 수평적으로 함께 성과 창출을 위해 일해야 하는 상황이지, 토너먼트에서 승리했다고 높은 연봉을 받으며 부하들로부터 군림하는 때가 아니다. 시대가 변했다.

기존 승진인상분은 보다 높은 역할을 담당하는 인력에게 쓰면 된다. 이미 한국에서도 선제적으로 움직이는 기업들이 나타났다. 자세한 내용은 이전에 기고한 기사를 참고해 달라.

또 어떤 것들이 있겠는가

-둘째, 제약회사의 순위권, 예를 들면, 10위권 내, 20위권 내, 50위권 내 등에 따라 대응방안을 달리해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규모가 작더라도 넋 놓고 있어서는 안 된다.인사제도 상 바꿀 건 바꾸어야 한다. 공동생산, 공동연구, 공동구매도 하는 판인데,인사제도를 개선하는 프로젝트라고 공동으로 못 하겠는가?

근린에 여러 기업의 생산공장들이 있다면, 해당 기업들끼리 공동의 인력 회사를 만든 후, 각자의 내부인력들이 고령화되었을 때, 교육비용이 많이 드는 외주인력을 쓰는 대신, 고령화된 내부인력을 공동 인력회사로 보낸 후 이들을 활용하는 방식 등도 고려할 수 있다.

신분이 전환 되더라도 계속해서 일을 하게 하는 방안인 것 같다.

-그렇다, 일본에서 빈번히 사용되는 방법들이다. 이런 방법에는 출향, 전직, 파견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셋째, 경영자의 인사철학과 임직원의 인식전환이 중요하다. 인사철학은 쉽게 말해 "최고경영자가 사람을 바라보는 관점"인데 어떤 회사는 임직원을 끝까지 함께 갈 동반자로 보는가 하면, 어떤 회사는 유연하게 활용하고, 포기할 수 있는 존재로 보기도 한다.

후자의 회사에서는 당연히 이직률이 높고 매번 서치펌에 공고가 나온다. 임직원을 동반자로 본다고 해서 능력을 불문하고, 거듭되는 실수에도 눈감아 주면서까지 보듬어야 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적절한 이직과 전직은 오히려 조직에 활력을 가져올 수도 있다. 오히려 문제는 단기간에 육성하기 어렵고 핵심으로 생각하는 직군에서 빠져나가는 건지, 시장에서 비교적 쉽게 찾을 수 있는 직군에서 빠져나가는 건지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자의 경우는 정말로 뼈 아프다. 미국의 컨설턴트인 Brad Smart는 그의 저서 ‘Top grading’에서 GE, 모토로라 등에서 이직한 관리직의 대체자를 찾고, 후보자를 검증하고, 조직에 안착해서 전임자만큼의, 혹은 그 이상의 성과를 내도록 기다리는데 드는 시간과 비용(이직비용)은 평균 기본 연봉인 11만불의 24배인 270만불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인사철학에 따라 인사제도를 설계하는 것이고, 따라서 회사마다 인사제도는 다른 것이 맞다. 어딘가에서 효과 보았다고 그대로 가져다 쓰면 몸에 안 맞는 옷, 엉뚱한 처방전이 되어 안 쓰느니만 못하게 되기도 한다.

앞으로는 일정 연령, 일정 직책 근무 연수 후에는 내려 놓고, 팀원으로 복귀하는 직책정년제 등이 더욱 널리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구성원들은 이를 부끄러워해서는 안 된다. 직책자가 평팀원으로 복귀하면서 기존보다 업무수준이 다소 낮아질 수 있는데, 이는 오히려 더 연장된 고용과 맞바꾸는 것이라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앞으로 FMASSOCIATES가 약업신문을 통해 어떤 정보를 더 제공할 수 있나

-실무자들은 다들 알고 있겠지만, HR은 1년 동안 해야 되는 이벤트들로 채워진 별도의 달력을 가지고 있다. 1~2월은 조직성과지표를 선정하고, 목표를 수립한 후에 개인으로 연계하는 작업들을 하는 시점이다. 이 같은 이벤트는 1년을 주기로 반복된다.

이런 실무에 도움이 될 방향성을 본 지면을 통해 1~2주 정도 빠른 시점에 전달하고자 한다. 제도를 전면 개편하지 않더라도, 최근에는 우수한 HR 경력직의 영입도 많으니, 신문기사를 읽어보면 대략 감을 잡고 소폭의 제도 변경까지는 가능할 수도 있겠다. 또한 한정된 지면 하에서새로운 기고를 보다 효과적으로 진행할 아이디어가 하나 있기도 하다.

어떤 것인가

-일방적으로 주제를 정하고 기사로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다음 번엔 어떤 주제에 대해 다루겠다'고 선언을 하면, 관심 있는 독자가 e-mail로 문의를 하는 것이다. 관련하여 가장 많은 빈도의 문의에 대한 내용을 조금 더 다루는 방식으로 하면 어떨까 한다.
물론, '타사의 결과물을 참고하도록 전달해 달라'는 등의 요청에는 응할 수가 없음을 미리 밝힌다.

좋은 시도인 것 같다. 마지막으로 할 이야기가 있는가

-내치(內治) 다음에 외정(外征)이다. 사람을 한데 모으는 제도가 헐거워서는 경쟁에서 이기기 어렵다. 불같이 일하고 실적도 냈는데 그 논공행상 결과를 직원들이 공감하지 못한다거나 그때그때 임시방편으로 원칙 없이 행하면 직원들은 밖에 나가 업무상 전투를 벌이는 것이 아니라 안에서, 힘있는 자에게 눈도장을 찍느라 정치를 해야만 될 것이다.

우리와 함께 한 제약사들은 이처럼 기반을 다진 후에는 성장의 길로 재차 들어 섰다. 기업에서는 변치 않는 원칙 하에서의 인사제도 실현을 통해 구성원들에게 신뢰를 주고 "회사 믿고 전진하라"는 시그널링(signaling)을 해야 한다.

새로운 기획 첫 기고로는 성과지표 선정과 목표설정 방법에 대해 알아볼까 한다.

기사공유   트위터   페이스북   싸이공감   구글
독자 의견남기기

독자의견쓰기   운영원칙보기

(0/500자) 로그인

리플달기

댓글   숨기기

독자의견(댓글)을 달아주세요.

뉴스홈으로    이전페이지로    맨위로

팜다이제스트 (Pharm Digest)

인기기사    댓글달린기사    공감기사

한국제약산업 100년의 주역

<55> 이성우 (삼진제약사장 / 제51회 / 2014년)

  이성우 삼진제약 사장은 중앙대학교 약학대학...

<54> 이정치(일동제약회장 / 제50회 /2013년)

  이정치 일동제약 회장은 고려대 농화학과를 졸...

<53> 정도언(일양약품회장 / 제49회 / 2012년)

정도언 일양약품 회장은 세계일류 신약개발을 목표로...

<52> 이윤우 (대한약품회장 / 제48회 / 2011년도)

이윤우 대한약품 회장은 선친인 고 이인실 회장의 유...

<51> 이한구 (현대약품회장/ 제47회 / 2009년도)

  이한구 현대약품 회장은 현대약품을 고객중심...

더보기

실시간 댓글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

사람들 interview

"약사의 복약지도는 '의무'가 아닌 '천부적 권리'"

성남 메디칼약국 최재윤 약사, 장황한 설명보다는 핵심...

더보기

구인    구직   매매

의약정보 더보기

현대인의 정신질환 / 불안장애

불안장애의 이해와 치료 / 김찬형 / 약물요법/ 박소미(건국대병원) / 약품정보/ 박소미(분당서울대병원)

약업북몰    신간안내

2017 한국제약기업총람

2017 한국제약기업총람

코스피, 코스닥, 코넥스, 비상장 제약사 114곳 기업정...

팜플러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