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요법 TTNT 중요한 이유, ‘완치’ 어렵기 때문”

엄기성 교수 “다음 치료 시점 늘려 새 치료제 개발 기대”

기사입력 2018-12-07 12:00     최종수정 2018-12-07 14:40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소포림프종은 암세포 성장과 질병 진행이 느린 저등급 림프종에 속하지만, 천천히 진행되는 림프종이라고 해서 예후가 좋은 것은 아니다. 공격성 림프종과 달리 소포림프종은 재발율이 높아 5년이 지나서도 재발하는 경우가 많다.

재발율이 높은 만큼 치료가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하나, 아쉽게도 소포림프종은 다른 암들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치료제가 적다. 현재 1차 표준 치료로 권고되는 요법은 R-CHOP, R-CVP, 리툭시맙 유지 요법이 유일하다.

서울성모병원 혈액내과 엄기성 교수<사진>는 “그간 림프종의 다양한 아형에 대한 병태생리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치료제 개발에 어려움이 많았다. 그러나 최근 심벤다(성분명: 벤다무스틴염산염)가 리툭시맙과의 병용 요법을 통해 R-CHOP 대비 효과가 좋다는 연구 결과들이 나오면서 최근의 상황은 꽤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서울성모병원 혈액내과 엄기성 교수▲ 서울성모병원 혈액내과 엄기성 교수
심벤다와 리툭시맙의 병용 요법(Bendamustine-Rituximab, 이하 BR요법)이 R-CHOP을 대체할 수 있는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엄 교수는 “앞으로는 BR요법이 소포림프종 표준치료법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소포림프종은 젊은 환자에게서도 발생하지만 고령환자의 비중이 조금 더 높은데, 임상의로서 BR요법의 독성 위험이 R-CHOP 대비 더 낮다는 점을 의미 있게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관련 임상 결과에 따르면, BR요법은 R-CHOP과 전체반응률(ORR)은 비슷하면서 완전반응률(CR)은 더 높고, 무진행생존기간(PFS)도 2배 이상 더 길게 나타난다. 치료효과는 더 우수하면서 독성이 낮아 환자가 치료하기 편하다는 장점도 있다.

엄 교수는 “소포림프종 재발 환자의 경우 구제항암요법과 같이 훨씬 더 강력한 치료법을 써야 하는데, 강력한 치료법일수록 독성이나 발열 등의 부작용 위험이 높아진다. BR요법은 독성이 낮아 재발 환자, 고령이나 동반 질환이 있는 환자에게 적절하다. 다수의 처방 경험들이 누적돼 독성에 민감한 환자들에게도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BR요법은 이상 반응 등으로 인한 입원이 거의 없어 외래 진료만으로도 치료 가능하다는 점에서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다. 실제로 세 번 이상 재발한 70대 환자가 있었는데, 부작용으로 인한 입원 후 치료에 쏟아야 하는 시간이 길고, 또 대형병원의 경우 입원을 위한 대기 기간도 발생하기 때문에 환자의 고충이 많았다”고 밝혔다.

병이 재발했다고 해서 바로 다음 치료를 시작하는 것은 아니다. 엄 교수는 “골수를 침범해 빈혈이 심해지는 등 환자에게 불편한 증상이 나타났을 때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라며 “다음 치료 시작까지의 기간(TTNT, Time To Next Treatment)이 유의하게 길다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말한다.

작년 ASCO에서 발표된 StiL NHL1 study 9년 추적 연구에 따르면, BR요법 치료군은 표준요법인 R-CHOP 치료군 대비 2차 치료 시작까지의 기간을 유의하게 늘렸다(Median TTNT; Not Reached vs. 56개월).

엄 교수는 “소포림프종은 완치가 어렵고 재발률이 높다는 질환 특성상 ‘다음 치료까지의 기간 연장’이 매우 중요하다. BR요법의 TTNT가 길다는 것은 재발 후 치료를 필요로 하는 증상으로 인해 치료를 다시 시작하기까지의 기간이 더 길다는 뜻이다. 이것은 무진행생존기간(PFS)이 길다고 하는 것과 차이가 있다”고 전했다.

그는 “BR요법의 TTNT가 중요한 이유는 현재 소포림프종이 완치는 어렵지만, 다음 치료까지의 기간을 수 년 연장하면 그 때 더 좋은 치료제가 개발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언젠가는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시대가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환자들이 치료를 포기하지 않고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자세로 치료에 임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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