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의료
CT 한 장으로 ‘근감소증’까지 읽는다…의료 AI, 영상 속 숨겨진 건강 지표 발견
서울아산병원 김지완 교수와 최우림 박사후연구원은 코어라인 'AVIEW'를 활용해 근감소증을 진단하는 방법에 대한 논문을 발표했다고 25일 밝혔다.연구는 총 3,999명의 성인 CT 데이터를 분석해 요근 부피(psoas muscle volume) 분포와 근감소증과의 연관성을 평가했다. 연구진은 딥러닝 기반 알고리즘을 활용해 요근을 자동 분할하고 부피를 계산했으며, 이를 기존 근육량 지표인 ASM과 비교했다.그 결과 요근 부피 지표는 기존 근육량 지표와 높은 상관성을 보였으며, 특히 체질량지수(BMI)로 보정한 PV/BMI 지표가 가장 높은 진단 정확도를 나타냈다. 연구진은 이를 기반으로 CT 영상에서 근감소증을 판단할 수 있는 새로운 진단 기준을 제시했다.연구에 따르면 요근 부피는 30대에서 정점을 보인 뒤 연령이 증가할수록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으며, 이러한 감소 패턴은 남성에서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이미 촬영된 영상에서 건강을 더 읽어낸다”이번 연구의 의미는 단순히 새로운 진단 지표를 제시했다는 데 그치지 않는다. 이미 촬영된 CT 영상을 활용해 추가적인 건강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실제 의료 현장에서는 폐암, 복부질환, 외상 등 다양한 이유로 CT 검사가 수행된다. 이 과정에서 촬영된 영상에는 근육, 지방, 혈관 등 다양한 건강 지표가 함께 포함돼 있지만, 대부분은 특정 질환 판독에만 활용되고 나머지 정보는 분석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최근 의료 AI는 이러한 ‘숨겨진 데이터’를 읽어내는 기술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CT 검사 한 번으로 폐질환, 심혈관 위험, 체성분 변화 등 다양한 건강 지표를 동시에 분석하는 접근이 확산되고 있으며, 이를 기회적 검진이라 부른다. 이를 통해 기존에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질병의 원인을 찾아내기도 한다. 근감소증은 단순히 신체 활동의 어려움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질환들(암, 당뇨, 심혈관 질환, 치주염 등)과 연관성이 높아, 다른 질환의 원인 규명과 치료에도 근감소증 진단이 중요하다.이러한 접근은 추가 검사 비용과 방사선 노출을 늘리지 않으면서도 조기 질환 발견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료계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의료 AI 다음 단계, ‘영상 기반 건강지표’의료 AI 시장에서도 이러한 변화는 중요한 흐름으로 평가된다. 초기 의료 AI가 특정 질환을 자동 검출하는 기술에 집중했다면, 최근에는 영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다양한 건강 지표를 동시에 분석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특히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사회에서 근감소증은 낙상, 골절, 만성질환 악화 등과 밀접하게 연결되는 중요한 건강 지표다. 그러나 실제 임상에서는 진단과 관리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이번 연구는 CT 기반 영상 분석을 통해 근감소증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인구 고령화의 핵심 난제인 '근감소증'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새로운 디지털 지표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임상적 가치가 있다"고 설명하며 "이미 촬영된 복부 CT 영상을 활용해 별도의 추가 검사 없이도 근감소증 위험도를 평가하는 '기회적 스크리닝' 시대를 여는 기회를 열고, 특히 30대부터 시작되는 근육량의 감소변화 추이를 AI로 수치화함으로써, 예방 중심의 정밀 의료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권구
2026.03.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