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산업이 10년 만에 32%의 인력이 증가되는 등 양적으로 큰 성장을 기록한 가운데, 전산업적에서 다소 부진한 청년인력 및 연구인력 등에서도 모두 증가세를 보여 밝은 전망을 가진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정찬웅 홍보팀장은 최근 자체연구와 기존 연구를 아울러 분석한 '제약산업 고용 현황과 일자리 창출 관련 시사점'에서 이 같은 내용을 재확인했다.
제약바이오협회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제약업계 종사자는 2016년 말 기준으로 10만명에 육박하는 9만4,929명이다. 이는 10년 전인 2007년 7만2,179명 대비 31.5% 증가한 수치로, 매년 2,200명 이상의 일자리가 새롭게 창출된 셈이다.
직군별로는 생산직(33.8%, 3만2,104명) 비중이 가장 크고, 영업직(27.9%, 2만6,443명), 사무직(18.5%, 1만 7,604명), 연구직(12.5%, 1만1,682명), 기타(7.3%, 6,916명) 직군 등이 뒤를 이었다. 지난 10년간 영업직은 7.1%p 줄어든 반면, 생산직과 연구직은 각각 3.1%p, 3.0%p씩 증가했다.
제약산업계 고용증가율은 전체산업과 제조업보다 현저히 높다. 최근 10년(2005~2015년) 간 연평균 고용증가율을 보면 전 산업 2.6%, 제조업 1.6%인 반면, 의약품 제조업은 3.9%씩 매년 고용을 지속·확대해 왔다. 이런 경향은 산업의 성장속도와 고용증가율과의 상관관계에서 더욱 뚜렷해진다. 2014년 제조업 생산액은 2005년에 비해 90.5% 증가했지만, 고용은 11.6% 늘어나는데 그쳤다.
반면 같은 기간 의약품제조업의 생산액은 54.9% 늘어났으나 고용증가율(37.9%)은 제조업보다 3배 이상 높았다. 이를 생산 금액당 고용인원수로 환산하면 제조업이 4.5억당 1명을 고용할 때 의약품제조업은 1.8억당 1명을 고용한 셈이다.
고용문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청년일자리 분야에서도 제약산업계가 고용절벽 현상을 완화하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해를 넘길 수록 청년(15~29세) 실업 문제가 더욱 심화돼 청년실업률은 외환위기 당시인 1999년 이후 가장 높은 상황이다(2017년 8월 기준).
그러나 고용정보원이 지난 2009년부터 2014년까지 5년간 기업의 청년 고용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의약품제조업이 45.5%로 전체 산업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45.5%는 해당 기간 동안 제약기업 100곳 중 절반에 가까운 45곳이 청년 고용을 늘렸다는 의미다. 제조업과 전체산업은 각각 27.6%, 23.4% 수준이다. 한편 청년고용이 증가한 기업 비중이 많은 산업은 의약품제조업에 이어 항공운송업(40.0%), 연구개발업(36.8%) 순으로 조사됐다.
제약산업계는 정규직 비중 역시 높아 안정적 고용에 기여하는 것으로 분석되기도 했다. 보건사회연구원과 통계청 자료를 보면 의약품제조업의 정규직 비중은 2015년 91.4%로, 전체산업 평균(67.5%)과 제조업(86.3%)보다 높은데,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는 상황에서 정쥬직 비중 90%이상이라는 수치는 고무적 현상으로 풀이된다.
또한 양질의 인력 채용에도 공을 들이고 있어 제약산업에 종사하는 연구직은 2016년 1만1,862명으로 2016년 한해에만 800여 명이 증가했다. 석·박사 등 고학력 인재의 제약산업 유입도 두드러진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이 2014년 발표한 연구개발활동조사보고서에서는 의약품 업종에 채용된 인력 가운데 석박사 비중은 71.7%로, 산업 전체(32.5%)는 물론 제약산업 업종이 포함된 제조업 평균(33.7%)보다 두배 이상 높았다.
근로에 대한 적정보상을 의미하는 임금수준도 높아, 인건비 자체의 절대 금액은 물론, 매출 대비 인건비 비중 역시 상위권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과 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산업계 전체 종사자의 월 평균임금은 324만원이며, 제조업 평균은 375만원이다. 반면 제약산업은 이보다 높은 394만원으로 집계됐다. 인건비 비중도 타 산업 대비 높아 2015년 기준 제약산업의 매출 대비 인건비 비중(18.52%)은 전체 산업(12.15%)과 제조업(10.84%)은 물론 반도체(13.39%)와 자동차(11.44%)까지 뛰어 넘는다.
반면 제약산업은 고용유발효과가 크고, 향후 고용전망도 밝다는 점에서 타 산업과 대비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2013년 당시 한국제약바이오협회와 다국적의약산업혁회 신약개발조합이 공동 연구, 발표한 '미래 경제 신성장동력 핵심인 제약산업 육성 방안'에 언급된 '고용관련 제약산업 지표'에서는 제약산업이 매출 1조원당 5,400~6,100명의 고용 유발 효과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평균 매출 7조원 대의 글로벌 신약 한 개를 개발한다고 가정할 경우 적게는 3만7,800명에서 4만2,700만명의 일자리가 생성된다는 계산이다.
이와 같이 제약산업의 고용 창출 행보는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2016년 말 발표된 고용정보원의 중장기 인력수급 수정전망에 따르면, 의약품제조업의 취업자 증가율(2015~2025년)은 1.5%로, 전체 제조업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전자(0.2%), 반도체(0.7%), 전기(0.8%), 자동차(1.3%) 등 주력산업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정찬웅 팀장은 "정부는 최근 100대 국정과제를 통해 제약산업을 미래 신산업으로 발굴,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구체화했다"며 "고부가가치와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해나는 제약산업을 미래 한국 경제를 이끌어갈 차기 성장산업으로 인식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한국 뿐 아니라 주요 선진국은 제약산업을 전략산업으로 선정, 육성하기 위해 국가 차원의 역량을 결집시키고 있는 상황에서 지속가능한 경제발전을 위해 '고용있는 성장'의 중요성, 그리고 이를 구현할 수 있는 산업 발굴에 대한 욕구는 더욱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분석 내용은 의약품정책 2018 13권 1호에 수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