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산업경기는 99년에 이어 상승기조를 유지했지만 하반기에는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전체적인 성장에도 불구하고 하반기 이후 불거져 나온 각종 악재로 인해 상반기의 고성장세는 희석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산업 전반의 성장 지속력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대우자동차의 부도 처리 및 기업 퇴출 가시화로 인한 고용 불안, 주식시장 침체 및 금융시장 불안, 유가 상승세 지속 등의 악재가 동시다발적으로 터지면서 내수를 중심으로 산업 활력이 떨어지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2001년 산업경기는 내수 및 수출 양면에서 2000년에 비해 위축되는 가운데, 생산 활동이 대내외 경제 불안 요인들의 향방에 크게 좌우되는 불안정적인 산업 성장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또한 산업간 경기 차별화 현상도 심화될 전망이다.
전반적인 성장 둔화 속에서도 경기 호조세를 유지할 산업으로는 가전, 컴퓨터, 통신기기, 통신서비스 등을 들 수 있다. 경기 호조세가 멈추고 일정 수준 성장에 그칠 산업으로는 반도체가 해당된다.
마지막으로 경기 부진을 겪게 될 산업으로는 석유화학, 의약, 자동차, 국내건설 등 내수 위축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크게 받는 산업을 들 수 있다.
주요 산업별로 보면, 가전 산업은 디지털 가전을 중심으로 한 수출 증가세가 지속됨에 따라 11% 수준의 견조한 성장이 예상된다.
내수는 국내경기 하강, 주요 가전의 보급 포화 등으로 신장세가 다소 둔화될 것이나, 고성능 다기능 제품 및 디지털 가전 보급 확대로 12% 정도의 성장은 가능할 전망이다.
수출은 선진국을 중심으로 디지털 TV 및 세트톱 박스, DVD 플레이어, MP3 플레이어 등 디지털 가전 수출이 지속적으로 늘어남에 따라 전년대비 11%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컴퓨터 산업은 내수 부진과 미국 PC 시장의 수요 둔화로 13% 내외의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내수는 소비심리 위축, 기업의 IT 투자 축소 등의 영향으로 2000년에 비해 크게 둔화된 12%의 증가율을 기록할 전망이다.
수출은 기업들의 적극적인 수출 드라이브 정책과 컴퓨터 본체, LCD 모니터, DVD 드라이브 등의 수출 호조로 23%의 견실한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산업은 세계 DRAM 경기의 하강으로 금년과 같은 두자릿수의 고성장세를 유지하기 힘들 것으로 보이며, 전년대비 8% 정도의 성장에 그칠 전망이다. 비메모리 반도체, 플래시 메모리 등의 성장은 지속되겠지만, 세계 DRAM 시장의 수급 악화로 DRAM 수출 신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세계 PC 시장의 성장 둔화로 DRAM 수요 증가세는 둔화되는 반면 신규 라인 증설, 미세회로공정 개선으로 인한 생산량 증대 등으로 인해 공급은 큰 증가세를 보임으로써 DRAM 공급초과 현상이 나타날 전망이다.
통신기기 산업은 이동통신단말기의 내수 감소 및 수출 증가세 둔화로 생산 증가율이 금년보다 크게 낮은 14%를 기록할 전망이다.
내수의 경우 초고속인터넷의 확산으로 유선기기의 고성장세는 유지될 전망이지만 이동통신단말기의 수요 감소로 무선기기의 성장이 정체될 것으로 보여 11%의 증가율에 머물 전망이다.
지난 2년간 연평균 56%의 고성장을 지속해 온 수출은 이동통신기기의 신장세 둔화로 인해 19%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석유화학 산업은 전반적인 내수 부진이 예상되고 수출 전망 역시 불투명한 상황하에서 생산량 기준으로 1% 내외의 소폭 성장에 그칠 전망이다.
내수는 건설경기의 침체, 자동차 등 관련 수요산업의 성장 둔화로 금년 수준과 유사한 940만톤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부문별로는 합섬원료의 부진이 지속될 것이며, 합성수지, 합성고무는 정체 내지 소폭 증가를 보일 전망이다.
수출은 내수 부진을 타개하기 위한 업체들의 수출 노력으로 전년대비 3.6% 증가한 660만톤을 기록할 전망이다.
의약 산업은 의약분업 실시로 전문의약품 시장의 성장 둔화가 두드러지는 가운데 전년대비 1% 정도의 생산 증가가 예상된다.
수출은 특별한 활로가 마련되지 않는 한 수출대상국의 원료의약품 자체 생산 증가가 지속됨에 따라 3%의 소폭 증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산업은 국내경기 둔화, 유지비 부담 등으로 인한 내수 위축으로 생산대
수 기준으로 전년대비 2.6%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전반적인 구매력 감소로 내수는 2% 정도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되며, 수출은 소형차 수출 호조 및 업체들의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4%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건설 산업은 공공공사의 발주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경기 둔화에 따른 주택 및 비주거용 건축 수요 위축 등의 영향으로 전년대비 2% 정도의 미미한 성장에 그칠 전망이다.
공공부문의 경우 정부 및 지자체의 예산 제약으로 공사물량 확대에 한계가 있어 전년대비 마이너스 1% 정도의 성장률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민간부문은 SOC 민자사업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신규주택건설 및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위축되면서 전년대비 3%의 증가율을 기록하는 데 그칠 전망이다.
유통 산업은 경기 하강 지속으로 소매업태 전체 매출은 예년에 비해 부진할 전망이다.
백화점은 경기 둔화와 할인점의 공세 영향으로 전년대비 8% 내외의 낮은 성장세를 보일 전망이다.
통신서비스 산업은 초고속인터넷의 확대, 무선인터넷의 활성화 등을 바탕으로 20%의 고성장세를 이어나가 전체 시장규모는 30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내년도 산업경기가 불투명한 만큼 기업들은 비용 절감 등 합리화 노력을 통해 수익 위주의 경영을 펼쳐야 할 것이다.
이와 더불어 장기적 관점에서 대내외적인 충격을 이겨낼 수 있는 경쟁체질을 갖추기 위해 구조조정 노력도 가속화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경제
내년도 세계경제는 올해와 달리 성장률이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경제 성장의 열쇠를 쥐고 있는 미국경제가 경기 급냉은 아니지만 경제성장률이 상당히 떨어질 것으로 예측되는 데다 고유가도 여전히 부담을 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세계 경제기구·연구소·투자은행들은 한결같이 내년도 세계경제 성장률이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경제협력기구(OECD), 국제통화기금(IMF), 와튼계량경제연구소(WEFA) 등은 내년 세계경제성장률이 3.8∼4.2%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올해 경제성장률에 비해 최대 1% 포인트 가량 떨어지는 것이다.
경제분석기관들이 내년도 세계경제가 좋지 않을 것으로 보는 주된 이유는 미국경제의 하강이다. 또 다른 변수는 고유가다. 세계 경기 둔화에 따라 유가가 배럴당 25달러 안쪽에서 안정화될 것으로 전망되고는 있지만, 물가를 올려 부분적인 금리인상의 요인이 될 소지가 많다.